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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정승일 이종태의 쾌도난마 한국경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2005년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 세 저자는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통해 주주 자본주의와 금융 자본주의 폐해를 지적하고, 한국경제가 가야할 대안으로 '복지국가'를 주장한 바 있습니다.
당시만 해도 '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가리지 않고 '복지'를 이야기합니다. 내용상 방법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복지'가 화두가 된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우리 사회의 화두로 '복지'가 부상한데 대해서는 '언감생심'이라며 기뻐하지만, 논의의 핵심은 비켜가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선별적 복지니 보편적 복지니 하는 구호성, 이념성이 아니라 실질적인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지요.
특히 한미FTA가 국회 비준까지 통과되고 발효된 지금,
FTA 이후 시대를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불행해진다는 문제의식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 세 저자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구상하고 집필한 것입니다.
장하준 교수의 말을 직접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2012년, 바로 지금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를 출간한 이유는?
1997년 경제 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가 신자유주의적 주주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재편이 되면서 굉장히 불행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OECD 국가치고는 성장률이 높고 삼성, LG 등의 대기업도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국제교육평가를 하면 항상 5위 안에 들고... 참 조건상으로는 행복한 나라 같은데 왜 불행한 걸까요?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도는 꼴지에서 2등, 자살률은 세계 1위, 비정규직 비율 OECD 1위, 학력이 비슷한 핀란드 아이들과 비교해 우리나라 아이들의 공부 시간은 두 배....왜 이렇게 불행한 나라가 됐는지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저희는 이를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화 논리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좌파 신자유주의, 우파 신자유주의의 구분은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감세, 규제 완화, 금융 허브에 중점을 두는 우파 신자유주의고, 노무현 정부 같은 경우는 감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진 않았고, 규제 완화를 하긴 했지만 정도가 덜했지요. 그러나기본적으로 금융 개방하고, 주식 시장 강화하고, 노동 시장 유연화하고, 금융 허브하고, 한-미 FTA하고, 한-EU FTA하는 논리는 다 똑같습니다.
이런 정책들이 가져온 결과가 우리나라를 굉장히 불행하게 했다는 겁니다. 그걸 해결할 대안이 필요한 거죠.
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 시장 규제도 잘 해야 하고 산업 정책도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하고, 재벌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 등 재벌정책도 잘해야 합니다. 특히 저희가 '복지'를 잘 해야 합니다. 이번 총선 때 새누리당 1번 구호가 복지이던데요, 굳이 저희까지 복지 얘길 할 필요가 없을 것같지만, 기왕 하려면 잘 해야 한다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지와 경제 민주화를 따로 생각하는데, 저희는 "복지가 경제 민주화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복지(정책)은 복지(정책)대로 하고, 경제 민주화는 경제 민주화대로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또 하나, 우리가 복지 논의를 제대로 하려면 복지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돈 많은 사람에게 돈을 걷어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누어주는 것'으로 복지를 인식하고 있는데요, 복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런 복지는 미국식의 선별적 복지죠. 미국처럼 선별적 복지 정책을 쓰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됩니다만,
보편적 복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공동구매라고 할까요. 누구나 필요한 육아, 교육, 의료, 노후대비, 재교육 등에 대해 우리는 지금까지 개인이 저축하고 개인이 보험을 들어 혼자 감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러한 부분을 온 국민이 공동구매를 해서 가격을 낮추자는 겁니다.
영국은 의료가 국영화되어 있는데, 그래서 미국보다 약값이 훨씬 쌉니다. 정부에서 일률적으로 몇 천만 명어치 약을 사기 때문에 엄청나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약값뿐이 아니라 여러 다른 면에서 가격을 낮출 수 있지요. 우리가 세금 내는 건 그걸 공동구매하는 자금이다,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해야 합니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진짜 경제 민주화와 재벌개혁 그리고 복지
지금 이야기되는 경제 민주화의 핵심은 재벌의 약화,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재벌 총수 가문의 힘을 약화시켜야 된다, 는 겁니다.
저 역시 그 의도에는 동의합니다만, 문제는 그 방법이라는 거죠.
지금 우리나라에서 주로 얘기되는 경제 민주화 방안이라는 건, 재벌총수 가문의 권력을 약화하기 위해 소액주주권을 강화하고 주식시장 힘을 더 강화시켜야 된다는 겁니다. 주식 3%, 4%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기업을 좌지우지 하냐, 그러니 주주권을 강화시켜야 된다, 이런 얘긴데요,
저희 주장은 이게 진정한 경제민주화가 아니라는 거죠.
시장논리로 통제를 한다는 건 1인 1원 1표로 통제한다는 겁니다. 그 논리로 통제한다는 건 민주화라고 할 순 없는 거예요. 민주주의는 1인 1표제니까요.
재벌을 시장논리에서 통제한다? ...겉으로 보기엔 근사하죠.
삼성 재벌이 뭐 주주들한테 벌벌 떤다는데 그 주주들이 누굽니까? 삼성보다도 더 큰 재벌들도 있고 무슨 러시아 무기밀매상도 있을 거고 정체도 모르는 사람들이거든요.
외환위기 이후에 주식시장의 힘이 강해지면서 지금도 기업들은 엄청나게 주주들 비위를 맞춰야 되거든요. 단기 이윤을 내기 위해 최대한 그 하청업체 쥐어짜고 그 다음에 비정규직 최대한 많이 만들고 될 수 있으면 투자 안 하고...이렇게 이윤을 많이 만들어서 이윤의 반쯤 배당해주고... 그런 체제 때문에 지금 사실 일자리도 안 생기고 고용도 불안해지고 우리나라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지금 소위 경제민주화를 얘기하는 분들이 그런 체제를 더 강화시켜야 나라가 좋아진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그게 문제가 있는 거죠.
재벌 해체론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문제는 지금 체제에서 재벌을 해체한다면 결국 외국 금융자본이 그걸 가져간다는 겁니다. 지금 외국 금융자본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런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데 완전히 100% 장악해버리면 지금의 문제는 더 커지는 겁니다.
지금은 재벌이 누군지도 알고 얼굴도 알고 이름도 알고 어디 사는지 아니까 가서 싸우기라도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문제 생기면 런던 가서 펀드매니저들 앞에서 시위할 거예요? 사우디아라비아 가가지고 여기서 삼성지분 많이 갖고 있는 사람 누구냐고 찾아가 가지고 따질 거예요? 그게 안 되거든요.
재벌은 총수 일가의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주주의 것도 아니거든요. 재벌은 국민들이 옛날부터 비싼 물건 억지로 사가면서 키워준 기업입니다. 그러니 재벌들이 어떻게 하면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가 그 방법을 찾아야죠.
금융시장 규제 강화라든가 일정 정도의 경영권 보호 등을 통해 주식 시장의 단기주의 압력을 줄여주는 대신 재벌에게 대가를 요구해야죠. 투자 더 많이 하고 일자리 많이 만들고 그 다음에 세금 더 많이 내게 해서 복지국가 만들어야죠.
복지 국가를 만드려면 세금이 필요합니다. 일부의 주장처럼 세금 하나도 더 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 안 되지요. 결국 누가 세금을 많이 내겠어요. 재벌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죠. 그리고 또 복지라는 안전망을 만들어주면 노동자들이 그만큼 그 뒤에서 받쳐줄 수 있으므로 더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이런 목소리가 세지면 내부에서도 재벌기업에 제동을 걸 수도 있는 등.. 이런 식으로 연결이 되는 거죠.
그런 식으로 해야 전 국민을 위한 것이지, 재벌 일가가 밉다고 그 사람들을 구박하기 위해서 시장논리를 동원한다면, 미국 금융자본, 영국 금융자본, 사우디의 금융자본이 와서 그 사람들 통제해달라? 그건 국민경제에 좋은 일이 아닙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 중에서 발췌 인터뷰 전문을 보시려면 여길 클릭)
당신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입니까?
장하준이 묻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자유주의'인가 '더 나은 자본주의'인가 ... 자유주의는 결국 시장주의다
월스트리트? 탈(脫)월스트리트?... 금융 자본주의는 위기를 몰고 다닌다
1원당 1표 vs 1인당 1표 ... 경제 비(非)민주화의 주범은 주주 자본주의
재벌 해체인가 재벌 책임 강화인가 ... 감정보다는 경제적 효과를!
FTA 옹호인가 FTA 반대인가 ... 복지국가 건설이 진짜 FTA 대비책서비스업 우선 vs 제조업 우선 ... 세계의 사무실 인도의 현실을 보라
노동 유연성인가 고용 안정인가 ... 사회 안전망 구축이 우선이다
선별적 복지인가 보편적 복지인가 ... 미국식 복지는 복지가 아니다
복지 혜택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 복지는 모두를 위한 '공동 구매'
당신은 내일을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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