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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에런라이크의
[! 당신들의 나라],마이클 무어의 [식코(Sicko)], 이 두 사람의 글과 영상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둘 다 미국 민간 의료 보험 조직의 부조리한 폐해의 이면을 폭로하며 열악하고도 무책임한 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다는 점이죠.

201112월 한미FTA가 불러올 영리병원과 의료민영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배한 지금 때마침 한국판 [식코]라 불리는 [하얀 정글]이 개봉되었습니다. [하얀 정글]은 현직의사가 제작한 다큐멘터리로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의 비정함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식코][하얀 정글] 그리고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 당신들의 나라]까지 닮은 꼴 불편한 진실,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병보다 병원과 보험제도가 더 무섭다

과연 우리가 싸워야 하는 건 병마 뿐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일까?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왼쪽) 하얀 정글(오른쪽) 포스터>

위 두 포스터 중 하나(식코)는 미국의 상황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국(하얀 정글)의 상황입니다.
각기 처한 상황이 조금씩은 다르긴 하지만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사람 목숨을 두고 장사를 하는 기막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의료제도가 있습니다.

한국은 국가 단일 보험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요. 반면 미국은 민영 보험사를 중심으로 시장경제 논리에 의해 의료보험 제도가 운영됩니다.  [! 당신들의 나라]를 통해서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민영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에 대해 이렇게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내게 한 가지 계획이 있다.
첫째, 대형 보험사의 위치를 알아낸다. 대단한 첩보 활동은 필요치 않다. 구글이면 충분하다.
둘째, 그 보험사들의 방어 병력을 파악한다. 성난 고객들로부터 본사를 지키기 위해 상당수의 경비원들이 있겠지만 그 정도는 몇 개 여단만 동원하면 제압할 수 있다. 셋째, 보병대 공격에 이어 필요하면 공습도 고려한다.

                                                                                                                [오! 당신들의 나라] '거대한 내부의 적' 중에서

그녀는 대형 보험사의 위치를 알아내어 필요시에는 공습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전 세계의 전쟁에 자주 개입하는 미국의 상황에 빗대 풍자한 것이기도 하지만,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정말로 싸우고 싶어합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이렇게까지 과격하게 표현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의 민영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의료보험제도는 너무 많은 단점이 있습니다. 가입자와 보험회사 간, 보험회사와 병원 간 계약 내용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가입자의 부담이 높지요.

3, 일본제국, 소련, 마누엘 노리에가, 사담 후세인을 제압한 미국이 감히 맞설 수 없는 적을 만났다. 민간 의료보험 산업이 그것이다.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 산업이 거대한 것은 사실이다. 예산및정책우선순위센터의 레이턴쿠에게 받은 자료를 보면 2007년 미국인들의 민영 의료보험료로 지출한 돈은 7760억 달러에 달한다.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거절 업무에만 40만 명을 고용한 대규모 고용주이기도 하다.

병력이 있으면 보험사는 가입을 받아주지 않는다. 민영 의료보험은 결코 병에 걸릴 것 같지않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다.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자. 미국에서는 의료보험료를 감당할 수 없거나 자격 요건이 안 되어 매년 18000명이 사망한다. 9.11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여섯 배에 달하는 수다.

                                                                                                                 [오! 당신들의 나라] '거대한 내부의 적' 중에서

전쟁이 아니어도 18000명이 죽어가는 나라는 의료수준이 미약한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첨단 의료기기와 기술이 있는 미국의 이야기이죠.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한다던 전 국민 의료보험체제를 가진 우리의 상황은 어떨까요?

넉 달 전 한국일보의 기사입니다.

[차상 위 계층도 "건보 자기부담률 36%가 부담스러워 진료 포기"]라는 머리기사가 붙은 이 기사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64%에 불과하고, 계층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36%의 자기부담 비용을 대지 못해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현실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신문 기사 바로가기 : 2011년 8월 5일 한국일보]

돈이 없으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오! 당신들의 나라]에서는 2007년 미국의 상원 금융위원회는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아동 320만 명에게 국가 의료보장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을 승인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정부가 의료보험 문제에 관련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권을 행사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들어선 정부, 오바마 정부의 핵심공약인 건강보험 개혁안은 많은 반대여론 속에서 이제 연방대법원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헌데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은 모두 이 법안에 반대라고 하니 내년 미국의 선거결과에 따라 또 이 법안은 바뀌게 되진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에게도 건강보험과 관련한 중요한 내용이 오는 2012년 1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지요. 현재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이 2009년 현 전국민건강보험 통합이 위헌이라고 주장한 소송이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만 남아있습니다.

이에 대해 만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정을 내릴 경우, 전 국민 건강보험은 해체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이 소송이  의료민영화를 가기 위한 수순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미국은 민영보험사의 주도로 이루어진 의료체제여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저소득층에게 의료범위를 확대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막강한 자본을 가지고 권력을 행사하는 의료자본,보험자본의 힘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의료자본, 보험자본은 건강보험이 문제있으니 건강보험을 해체하고 미국처럼 다양한 민간보험을 활성화시키고 건강보험 적용받지 않는 영리병원을 활성화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건강보험의 국가와 부유층의 기여도를 높여 건강보험을 강화하여 건강보험만으로 모든 의료비를 감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병보다는 의료자본,보험자본과 싸우는 이 불편한 진실 [오! 당신들의 나라] 입니다.

 

 


오 당신들의 나라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12-12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의 배신'에 이은 '1%의 배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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