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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이지 않아도 괜찮아!

세상 모든 '까칠이' '투덜이'들을 위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 -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책 <긍정의 배신>은 그러니까 분류상 사회과학 서적입니다. 그런데도 읽는 내내 따뜻하고 재미있는 에세이를 읽는 느낌이었어요.

<긍정의 배신>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긍정주의’의 어둡고 잔인한 이면을 바닥을 쓸 듯 세심하게 살핀 탐사 저널리즘의 결정체이고, 그 논거들도 연구에 근거한 것으로 말하자면 딱딱하다면 딱딱할 수도 있는 내용으로 그러니까 지적 유희와 깨달음을 얻기가 더 쉽지, 마음의 위로를 받기는 어려운 책입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이 책을 읽고 위로를 받은 느낌일까요.

 

물론 저자의 글쓰기 방식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자신의 경험과 치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재기발랄하게 때로는 상당히 세련된 비꼬기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해 읽는 재미가 있거든요.

 

그렇다고 해도 모두가 설명이 되는 건 아닙니다.

 

가만히 생각해보았더니 나와 같은 ‘까칠이’ ‘투덜이’가 흔히 하는 말로 성격이 예민하거나 까탈스러워서 혹은 혹은 비관적이서가 아니고 사회부적응자는 더더욱 아니며 다만 이 사회에 대해 현실에 대해 냉정하게 볼 뿐이라고, 사실은 우리 사회에 그런 냉정한 시선이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책이었어요. <긍정의 배신>은.

좋은 게 좋다느니,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는 게 여러모로 좋다느니 하는 흔히 얘기하는 처세용 가르침도,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소망성 멘트도 웬지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사람들에겐 이보다 더 큰 ‘응원’이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나는 더 많은 미소와 웃음, 포옹, 행복 그리고 즐거움을 보고 싶다. 더 좋은 일자리, 의료서비스 등 더 큰 위안과 안전뿐 아니라 더 많은 파티와 축제, 길거리에서 춤을 출 기회가 있는 그런 곳이 내가 그리는 유토피아다. 기본적인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다면, 삶은 영원한 축하 무대가 될 것이고 모든 사람들이 무대 위에서 재능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단지 희망하는 것만으로 그런 축복받은 상태에 이를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 자초했거나 자연 세계에 놓여 있는 무시무시한 장애물과 싸우기 위해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 긍정적 사고라는 대중적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진정한 낙관주의란 가장 비관적인 전망에 대해 검토하고 그 대책을 세운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될 거야, 라는 확신이니까요.

 

추신 : 김두식 선생님의 <불편해도 괜찮아>에서 읽은 듯해요. 자식들은 모두 부모에게 부려야 할 '지랄총량의법칙'이 있다. 그러니까 지금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이 '지랄'을 다 쓰고 나면 괜찮으려니 하라고. 이 대목에서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그런데 말이죠. 어쩌면 사람에게도 '긍정총량의법칙'이 있는 건 아닐까요. 무분별하게 긍정을 남발하고 나면, 정말 긍정적이어야 할 때 긍정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이상 부키 웹의 내 맘대로 책 읽기였습니다.    

 


긍정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4-0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주의는 미국의 신사상 운동에서 태동하여 신복음주의 교회 및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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