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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이 당신의 뒤통수를 노린다
‘긍정’ 강조하는 자기계발서, 당신에게 정말 ‘긍정’적일까요? - <긍정의 배신>
자기계발 열풍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어린이를 위한 자기계발서까지 나오는 형편이니 말입니다.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380만 부 이상을 찍고 국내에서도 수년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한 론다 번의 <시크릿>은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자기계발서의 대표주자입니다. <시크릿>은 무언가를 진실로 강력히 원하면 그것을 얻을 수 있다는 ‘끌어당김의 법칙’을 퍼뜨렸지요. 미국에서도 호응이 대단해 <오프라 윈프리쇼>에서는 시크릿 특집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은 정말 유효할까요? 간절히 원하는 것만으로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요? 소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정말로 간절하게 원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자본주의와 철저한 공생 관계를 맺고 있는 긍정 이데올로기를 현실과 역사, 그 양산자들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분석하고 파헤친 <긍정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린라이크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단언합니다. 물론 이렇게 단언하는 사람이 바버라 에린라이크 뿐인 것은 아닙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머리 겔만(Murray Gell-Mann), 사이비 과학의 미신을 파헤치는 마이클 셔머 등의 과학적 논증에 따르면 이들의 주장은 ‘헛소리’에 불과하답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말을 한 번 들어볼까요.
시크릿 DVD에는 쇼윈도에 진열된 목걸이를 보고 감탄하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다음 장면에서 그녀는 그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다. 그저 목걸이를 ‘끌어당기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던 게 전부였다. 책 내용도 마찬가지다. 수십 년 동안 체중을 줄이려고 애썼던 저자는 음식 때문에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고 선언한다. 음식이 살로 갈 것이라는 ‘생각’ 탓에 실제로 체중이 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원하는 남자가 이미 자기 곁에 있는 것처럼 가장함으로써 그 남자를 ‘끌어당긴’ 여자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여자는 차고에 남자의 주차 공간을 만들고, 옷장을 비워 남자 옷을 걸 자리를 마련한다. 아하, 그러자 그 남자가 그녀의 삶 속으로 온다. 저자 번은 시력 개선을 위해서도 ‘비밀’을 활용했으며 덕분에 안경을 벗게 되었다는 얘기도 한다. 이런 마법 같은 이야기에 압도된 『뉴스위크』는 ‘복권의 숫자, 당신의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의 행동 등 외부 물질세계를 당신의 생각과 감정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주장에 그저 놀랄 뿐이었다.(p.95)
한마디로 불확정성 원리는 아원자입자의 위치와 운동량 모두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쉽게 풀어 보면 양자(量子) 수준에서의 측정 행위는 측정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전자와 같은 입자의 좌표를 측정하는 행위는 그 입자를 특수한 상태로 몰아넣어 ‘양자 붕괴’로 알려진 과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를 론다 번이 인용한 뉴에이지 물리학자는 “정신은 인식되는 대상 그 자체를 실제로 형성한다.”고 환상적인 해석을 붙였다. (중략)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머리 겔만(Murray Gell-Mann)에 따르면 그런 것은 “양자 헛소리”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양자 효과는 우리의 몸이나 신경세포, 심지어 신경 자극의 전도에 관계된 분자들보다 훨씬 더 미세한 입자의 수준에서 일어난다. (중략)
이는 미소(微小)하다는 말로는 표현되지 않을 만큼 작은 수치다.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과정조차 고전적인 뉴턴 물리학의 결정론적 감옥에 갇혀 있는 셈이다.(p.103~104)
불확정성 원리가 ‘정신은 인지하는 대상 그 자체를 형성한다’는 의미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양자 수준의 입자에 관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인식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뿐이다. 양자는 ‘실제로’ 어디에 존재하며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 우리는 알 수 없다. 『시크릿』에 등장한 신비주의 성향의 물리학자마저 『뉴스위크』와 인터뷰할 때는 정신을 통해 물리적 힘이 발현되어 원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관념에서 뒤로 물러섰다. (p.105)
그런데 긍정적 사고에서 말하는 우주에 다른 사람들이 과연 존재하는지는 불명확하다. 만약 그럴 경우에는 문제다. 그들이 우리와 똑같은 것을, 예를 들어 똑같은 목걸이를 원한다면 어쩔 것인가? 아니면 선거나 축구 경기에서 우리와는 반대 결과를 희망한다면? 『시크릿』에는 디즈니월드에 놀러갔다가 기구를 타기 위해 너무 오래 기다리는 바람에 실망한 콜린이라는 열 살 소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소년은 〈시크릿〉 영화를 보고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일은 줄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재미있는 기구들을 모두 타고 싶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된다. 수리수리마수리, 다음날 아침 콜린 가족은 디즈니월드에서 ‘오늘의 첫 번째 가족’으로 뽑혀 수백 가족을 제치고 줄 맨 앞에 서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른 아이들은 어쩌란 말인가? 콜린이 〈시크릿〉에서 얻은 힘 탓에 뒤로 밀려나 기다리게 된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남자를 위해 차고와 옷장을 치운 여자에게로 마법에 걸린 듯 끌어당겨진 남자도 마찬가지다. 그 남자 역시 그녀와의 만남을 원했을까? 아니면 그녀의 환상 속에서 인질이 되어 버린 것일까?(p.108~109)
이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긍정의 배신>에 가득합니다.
'긍정'이 당신의 뒤통수를 노리고 있습니다! '긍정주의'의 검은 진실, <긍정의 배신>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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