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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는 물질문명이 폭발한 시기입니다.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온갖 분야에서 자동화와 전산화가 이뤄졌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여가를 더 누릴 수가 있게 되고, 일을 더 적게 할 수 있게 된 한편, 노동을 소유한 자들은 과잉 노동에 짓눌리게 되고 노동을 박탈당한 자들은 실업으로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노동의 재분배가 공정하지 못하게 이뤄지고 있는 현대의 이러한 산업 구조 이면에는 노동 그 자체의 본질적 변화가 있었음에도 정작 이 문제에 천착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는 것이 『20세기 사상 지도』 저자들의 진단입니다.

『20세기 사상 지도』에서는 인간의 노동과 여가의 상호 관계가 인간 문화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의 문제에 민감했던 사상가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른 바 노동과 여가로 사상가들을 재배치한 것이지요. 이를 소개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아트 혁명, 노동과 여가에 천착한 현대의 사상가들

요한 하위징아 Johan Huizinga, 1872~1945 호모 루덴스를 발견한 놀이학의 선구자

하위징아는 『호모 루덴스』에서 모든 문화 속에 나타나는 유희의 기능에 주목하며, 고대 이후 어떤 사회를 막론하고 이런 유희의 정신이 구체화되는 놀이와 그 다양한 양태가 문화의 동력이 되었다고 단언한다. ‘놀이’의 반대편에는 ‘진지함’이 있다. 진지함은 인간의 합리적이고 공리주의적인 생산 활동인 ‘노동’과 관계있는데, 하위징아는 이 같은 진지한 노동이 인간으로 하여금 창조적 발상을 가로막고 진부한 패턴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고 보았다.

 

모리스 메를로퐁티 Maurice Merleau-Ponty, 1908~1961 몸을 통해 세상을 해석하는 몸 철학의 대가

데카르트 이래로 흔히 몸을 3인칭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과 달리, 메를로퐁티는 ‘체험된 몸’을 탐구하며 이 같은 체험된 몸으로 순수 3인칭적인 물체로서의 몸과, 순수 1인칭적인 정신의 이분법을 탈피하고자 했다. 메를로퐁티의 이런 ‘몸의 철학’은 많은 철학자와 인문학자 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앨런 튜링 Alan M. Turing, 1912~1954 지식 정보화 사회를 연 비운의 컴퓨터 선구자

튜링은 《타임》이 선정한 20세기를 대표하는 100인의 사상가 목록에 오른 단 두 명의 수학자 중 한 사람이다. 튜링은 20세기 수학과 논리학의 발전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정립된 착상들이 현대 컴퓨터의 발명에 직접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Jean-François Lyotard, 1924~1998 숭고의 존재론을 외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기수

“총체성과의 전쟁”을 선포하기 위한 리오타르의 작업은 분리되어 있는 동시에 연결되어 있어 마치 군도와도 같다. 윤리학, 정치학, 미학이라 불리는 섬들은 하나 또는 여럿이 아닌 ‘하나이자 여럿’으로 존재한다. 즉 타자를 품고 있는 하나인 것이다. 리오타르를 특징짓는 ‘차이’, ‘이질성’, ‘불화’는 그러므로 외재적 차이라기보다는 내재적 분열로 간주되어야 한다. 동일한 하나 또는 다양한 것들이 공존하는 조화로운 전체가 리오타르의 우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 1892~1940 아우라 예술 이론을 만들어 낸 독창적 사상가

벤야민은 인류 문화에 새로 등장한 이미지 복제 기술이 어떻게 현대 대중문화를 변모시키는지 예술 형태를 매개로 추적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였다. 벤야민은 예술작품이 가지고 있는 현존성과 유일무이한 진품성이 뿜어내는 감동의 기운을 ‘아우라’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를 사상 지도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20세기 사상 지도 : 마르크스에서 지제크까지, 눈으로 그려본 현대 철학』본문 중 발췌 재구성

 


20세기 사상 지도

저자
임상훈, 임상훈 외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10-1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막연하고 난해한 현대 철학, 어떻게 읽을까? 27명의 사상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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