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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여름의 한 가운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혹 제주도에 가실 분들은 없으신가요? 만약 가신다면 두모악이란 갤러리를 들러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김영갑이란 사진작가가 일평생 담은 제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곳이거든요. 김영갑 작가는 20년 동안 오름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노라고, 하나도 모르면서 두 개, 세 개 욕심을 부렸다고...아마 침대에 누워 지내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 같은 과오를 범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남겼는데요. 루게릭이란 희귀난치병에 걸려 더 이상 셔터를 누를 수 없는 순간까지 두모악에 담은 제주의 초원과 오름의 사진을 보면 새삼 장애란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에도 김영갑 작가과 같은 근육병을 가진 자녀를 둔 엄마가 있습니다. 바로 민서 엄마 엄춘화 씨입니다. 근육병은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 외에는 달리 치료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민서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 드립니다.<편집자 주>
엄마는 웃으며 울고 있어요.
초등학교 5학년 민서는 근육병을 앓고 있습니다. 근육병은 점진적으로 근력이 감소해 걷지 못하거나 호흡 근력과 심장 기능 약화를 불러오기도 하는 병이지요. 민서의 장애를 알게 된 건 사 개월 무렵, 폐렴 때문에 입원을 했는데 치료가 다 끝났는데도 간수치가 계속 높게 나와 조직 검사를 해 본 결과 바로 근육병 진단이 내려졌다고요. 근육병은 장애가 진행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엄마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민서엄마는 말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환자로 보면 늘 전전긍긍하게 된다고요. 그래서 민서엄마는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지내게 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답니다. 그래서 또래 사내 녀석들처럼 즐겁고 씩씩하게 지낼 수 있도록 민서를 데리고 공원에도 가고, 놀이동산에도 다니며 바깥세상을 실컷 구경했다지요.
민서가 다섯 살 되던 무렵, 서서히 시작된 장애 근육병.
계단을 오르다 다리가 아파 더 이상 못 올라가겠다고 하고 함께 쇼핑을 할 때도 자꾸 다리가 아프다고 하는 민서를 보면서도 민서엄마가 그나마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처음 민서가 근육병이란 진단을 받았을 때 근육병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 준 의사선생님의 이야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장애를 갖고 살아가야 할 아이의 삶의 긍정적인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요.
민서엄마는 그 순간을 이렇게 회상합니다.
장애 자녀를 둔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측은하게 바라보는 눈빛과 침묵보다는 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더 절실하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내라 우리 엄마!!
민서엄마는 특수학급에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민서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진단을 받고 난 삼 개월의 시간은 내내 눈물의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 깨달은 생각!
‘내가 슬픈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니 아이도 슬퍼 보이는구나!’
더 이상은 이러면 안 되겠다는 자각을 했던 민서엄마가 세상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장애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있으며, 내 아이에게 장애가 생긴 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에게는 자식의 장애를 슬퍼하는 엄마가 아니라 앞으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함께할 엄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같은 장애 자녀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답니다.
엄마에게는 체력이 필요하다. 장애 자녀와 함께하는 이 길은 어차피 장기전이므로 체력을 잘 길러야 한다.
“눈물이 나거든 울어라, 지금은 울어라. 풀 건 풀어야 한다. 하지만 조금만 울어라.” 내가 슬픈 눈으로 아이를 쳐다보면 아이도 슬프다. 그러니 나중에 벌어질 일은 나중에 생각하고, 지금 재미나게 지낼 일이다.
『엄마는 무엇으로 사는가』 중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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