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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추천 “부끄러움을 축복으로 바꾸다!” - [마이 리틀 레드북]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
cizifus 2011. 5. 26. 09:49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추천 “부끄러움을 축복으로 바꾸다!”
<마이 리틀 레드북>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
편집자 주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20세기가 낳은 가장 저명한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국여성정치회의NWPC와 ‘초이스 USA’ 등 여러 단체를 설립했으며, 『분노의 행동과 일상의 반란』을 쓰기도 했지요. ‘100명의 솔직한 초경 이야기’를 담은 솔직하고 유쾌한 에세이 <마이 리틀 레드북>에 대해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가장 건강한 주제인 월경에 대해 침묵한다면 여성의 몸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되고 만다. 이 책은 그러한 부끄러움을 축복으로 바꾸었다”고 추천하며 1978년 미즈 매거진』(1978년)에 처음 실린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을 21세기에 맞게 현대적으로 다시 써서 <마이 리틀 레드북>에 실었습니다. 이를 간추려 소개합니다.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
가령 어느 날 갑자기 신기하게도, 남성이 월경을 하고 여성은 하지 않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답은 자명하다. 월경은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자랑할 가치가 있는 남성들의 행사가 될 것이다.
남성들은 얼마나 오래, 얼마나 많이 하는지 자랑할 것이다.
소년들은 남성이 되었다는 상징인 초경을 종교 의식과 파티로 축하할 것이다.
의회는 매달 남자들이 불편한 일을 겪지 않도록 ‘국립 생리불순 연구소’에 연구비를 지원할 것이다.
위생 용품은 연방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무료가 될 것이다. 물론 자비를 털어서라도 타이거 우즈 탐폰, 아놀드 슈워제네거 터미네이터 패드, ‘양이 적은 날을 위한’ 마이클 펠프스 운동선수용 생리대 같은 명품 생리대를 사려는 남성들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탐팩스Tampax는 올림픽 남자 수영팀 공식 탐폰 제조 회사가 될지도 모른다.
군인, 우파 정치인, 근본주의 종교인은 월경의 어원을 ‘men-struation’이라고 분석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남성만이 병역에 복무할 수 있고(“피를 바치기 위해서는 피를 흘려야 하므로”), 공직에 오를 수 있으며(“화성의 영향을 받는 확고부동한 월경주기를 갖지 못한 여성이 어떻게 공격적이 될 수 있겠는가?”), 신부 또는 목사가 되거나(“어떻게 여성이 우리의 죄를 대신해 피를 흘릴 수 있겠는가?”), 랍비가 될 수 있다(“매달 불결함을 씻어 내지 않는 여성은 정화되지 않는 존재이므로”)고 주장할 것이다.
한편 급진주의자들과 좌파 정치인, 신비주의자들은 여성은 단지 남성과 다를 뿐 동등한 존재라고 주장하면서, 매달 기꺼이 자기 몸에 심각한 자해를 하거나(“혁명을 위해서 반드시 피를 흘려야 하므로”), 월경과 관련된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거나, ‘깨달음의 주기’에 있는 모든 남성을 자기 자신보다 소중히 여기는 여성은 남성과 같은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밤거리의 남성들은 자랑을 늘어놓거나(“나는 패드를 세 개 차는 남자예요.”) 다른 남자에게 칭찬을 들으면(“우와, 너 오늘 좋아 보이는데!”)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응, 당근이지, 생리 중이거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
신문에도 월경 관련 기사가 늘 것이다. ‘상어 공포, 생리 중인 남성 위협해’, ‘생리전 증후군으로 강간 저지른 피고에게 사면 결정 내린 법원’, ‘달의 주기에 영향을 받는 루나 테러리즘Lunar Terrorism’, ‘힐러리 클린턴: 미국은 피를 흘리지 않는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나?’
영화도 나올 것이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주연 〈블러드 브라더스Blood Brothers〉, 〈대부 3탄: 폐경〉.
인터넷에는 달 채팅방과 생리통 블로그가 넘치고, 자신과 월경 주기가 같은 유명 스타를 검색해 보는 남자들도 많을 것이다.
(…)
물론 지식인 남성들이 가장 도덕적이고 논리적인 주장을 펼칠 것이다. 달과 행성의 주기를 측정하는 재능을 타고나지 않은, 그래서 어떤 것도 측정할 수 없는 여성이 시간, 공간, 수학, 측정의 감각이 요구되는 학문에 하나라도 통달할 수 있겠는가? 철학과 종교라는 난해한 분야를 통해서 여성은 자신이 갖지 못한 우주의 리듬을 보상받을 수 있을까? 매달 상징적인 죽음과 부활의 반복을 경험하지 못하는 여성이 철학과 종교를 통해서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까?
진보적인 남성들은 동정심을 발휘하려고 할 것이다. 생명을 측정하거나 우주와 연결되는 재능이 없는 ‘그런 사람들’은 재능이 없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벌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말이다.
(…)
개혁가들과 여성 지도자들은 남성을 모방하려 매달 생리를 하는 척할 것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월경 선망의 속박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는 것처럼, 남성도 화성의 영향을 받아 공격성을 띤다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끝없이 설파할 것이다. 급진적 페미니스트들은 월경을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억압은 다른 모든 억압의 패턴과 같다고 한 술 더 뜰 것이다(“뱀파이어는 자유를 얻기 위해 싸운 최초의 투사들이다!”). 문화적 페미니스트들은 예술과 문학에서 무혈無血의 이미지를 만들어 낼 것이다.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오직 자본주의하에서만 남성이 생리혈을 독점할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남성이 월경을 한다면, 권력의 정당화는 이런 식으로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우리가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둔다면.
마이 리틀 레드북(my little red book)
- 저자
- 레이첼 카우더 네일버프 지음
- 출판사
- 부키(주) | 2011-05-27 출간
- 카테고리
- 시/에세이
- 책소개
- 남자에게는 물론 여자들끼리도 쉽게 말하기 어려운 초경 이야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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