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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곤충학자의 집요한 실험
슈미트 고통 지수
저스틴 슈미트는 개미와 개미의 친척인 말벌과 꿀벌을 연구한다.
이 세 종류의 곤충을 한 데 묶어 ‘벌목’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모두 침을 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슈미트 박사는 벌목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셀 수 없이 침에 쏘였다. 그런데 그는 큰 소리로 욕을 내뱉는 대신, 곤충마다 쏘인 느낌이 어떤지를 기록으로 남겼다. 이 연구의 결과가 바로 슈미트 고통 지수다.
슈미트 고통 지수는 서로 다른 벌목 곤충의 침에 대해 느끼는 고통의 정도를 점수로 매긴 표다. 그는 78종에 이르는 곤충을 대상으로 1부터 4까지 점수를 매겼는데, 숫자가 클수록 더 고통스러운 것이다. 슈미트 고통 지수의 압권은 침에 쏘인 고통을 마치 와인을 묘사하듯이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를테면, 고통 지수가 1인 꼬마꽃벌은 “가볍고 순간적인 고통, 청량할 정도다. 작은 불꽃이 팔의 털 한 가닥을 쌩하고 지나간다.” ... 소뿔아카시아개미는 고통 지수가 2이고, 다음과 같이 평가되었다. “살이 뚫리는 듯한 희귀한 고통이 점점 더 거세진다. 누군가 뺨에 스테이플러를 찍은 느낌이다.” 고통 지수가 4인 벌목 곤충은 얼마 되지 않는데, 그중 하나가 총알개미다. 그는 총알개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순수하고 강렬하며 찬란한 고통. 발뒤꿈치에 대못이 박힌 채 활활 타고 있는 석탄 위를 걷는 것 같다.”
고통지수 표에 관한 인터뷰에서 슈미트는 총알개미에 물렸을 때의 고통이 가장 끔찍했다고 말했다. 슈미트 고통 지수가 꽤 많은 수의 곤충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11만 7000종에 이르는 벌목 전체를 대변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따라서 총알개미가 다른 곤충에 비해 큰 고통을 주는 것은 맞지만 어떤 곤충학자라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목록을 만들 수 있을 만큼 곤충은 많고 고통의 세계는 넓다.
-댄 리스킨, 『자연의 배신』 발췌 및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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