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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맞닥뜨리는 상황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는 사회복지 현장과는 조금 다른 특수한 환경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학대받거나 학대가 의심되는 현장을 접하기 때문이지요. 아동 학대의 정도가 심각할 경우 학대 행위자는 아동 학대로 고소·고발되며, 아동은 가정 위탁이나 친인척보호, 시설 보호 등 격리 보호되기도 하지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회복지사는 가정에서 아동이 안전하게 양육과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긴장이 넘치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사의 일, 잠깐 소개해드립니다.<웹 주>

아동보호전문기간 사회복지사의 일상 엿보기
24시간 항시 대기! 언제든 전화 받습니다!

 

학대를 당한 아동은 대부분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불안해하므로 이를 잘 어루만지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은 아동학대 방지 캠페인.

즐거운 휴일이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당직 근무이기 때문이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은 아니어도 신고 전화번호를 내 휴대전화로 연결해 놓고 대기해야 한다. 아동 학대 신고라는 것이 예고가 없고 24시간 365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항상 당직자용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다닌다. 샤워할 때도 눈앞에 두고, 친구들과 식사할 때도 모든 신경은 당직 휴대전화에 쏠려 있다. 영화관에도 거의 가지 않는다. 입사 초, 한 번은 영화관에 갔다가 영화가 시작할 때 신고를 받고 바로 현장으로 출동한 적도 있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아동 학대 현장 조사와 그 가정에 대한 사후 관리가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회복지사의 역할에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처음 만나는 상황부터가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유가 어떻든 한쪽은 학대를 가했다고 의심받는 사람(학대행위 의심자)이고, 다른 한쪽은 학대 사실을 확인하러 조사를 나온 사람(사회복지사)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는 기본적으로 사람에게 깊은 관심을 갖고 지지하며 돕는 직업이지만, 현장 조사를 할 때는 마치 경찰처럼 학대 상황에 대한 명확한 사실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딱딱하고 거친 분위기가 된다. 또 학대를 당한 아동은 대부분 정서적으로 불안정할 뿐만 아니라 학대 행위자보다 약자이기 때문에 보복에 대한 두려움도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장 조사를 나갈 때는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언젠가 회의 때 관장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가 절대 슈퍼맨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라.”

몇십 년에 걸쳐 형성된 한 사람의 인생과 가정을 어찌 짧은 순간에 바꿀 수 있겠는가. 아동과 가족에게 나타난 문제(욕구)를 다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그걸 인정하라는 말이었다. 또 문제(욕구)를 해결해 준다고 하더라도 그게 아동과 가족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스스로 문제(욕구)를 이겨 낼 힘을 떨어뜨릴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해결할 수 없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묻고 함께 의논하며 아이와 그 가정이 그동안 잘해 왔던 강점을 찾고,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나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 주솔로몬, 부키 전문직 리포트 17 사회복지사가 말하는 사회복지사중 발췌 재구성

 

 


사회복지사

저자
김세진, 주솔로몬, 추창완, 이상훈, 임병광 지음
출판사
부키 | 2013-04-26 출간
카테고리
취업/수험서
책소개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의 열일곱 번째 책으로, 복지가 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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