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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알고 보면 더 재밌다
★ 왜 ‘배신’일까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일명 ‘배신’ 시리즈의 원제는 이렇습니다.
『긍정의 배신』이 ‘Bright-Sided(밝은 면만 보는)’, 『노동의 배신』이 ‘Nickel and Dimed(야금야금 빼앗기는)’, 2012년 10월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희망의 배신』이 ‘Bait and Switch(미끼 상술)’입니다.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처음부터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이 책들을 집필한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부키에서 출간하면서 일종의 시리즈가 된 것이지요.
2000년대 신자유주의 사회의 현실을 다양한 각도로 비추는 현장 체험형 르포르타주 사회비판서라는 점,
실질적으로 세 권의 내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는 점 때문에 한국어판은 시리즈로 방향을 잡은 것입니다.
『노동의 배신』에 대한 독자들의 열렬한 환호가 외전 격인 『희망의 배신』집필로 이어졌고,
『희망의 배신』취재 과정에서 맞닥뜨린 긍정주의 이데올로기를 본격적으로 파고든 것이 바로 『긍정의 배신』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긍정의 배신』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긍정의 배신』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2011년 교보문고 올해의 책, 프레시안 올해의 책 등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와 책 제목이 널리 알려졌고, 거기에 ‘정말 배신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는 독자들의 공감이 적지 않아 나머지 책도 ‘배신’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게 된 것입니다.
★ 미국에선 『노동의 배신』부터, 한국에선 『긍정의 배신』부터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일명 ‘배신’ 시리즈는 미국 현지에서 『노동의 배신』(2001년 5월), 『희망의 배신』(2005년 9월), 『긍정의 배신』(2009년 10월) 순서로 출간됐습니다. 이를 통해 신자유주의를 다루는 저자의 주제 의식이 계층의 문제에서 사회 전반의 문화적 토대로 확장됐음을 알 수 있지요.
한국에서는 『긍정의 배신』이 2011년 4월에 가장 먼저 출간되었습니다.
이렇게 출간 순서를 바꾼 데에는 당시의 분위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미국발 금융 위기의 영향으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회의를 품는 사람들이 점점 늘던 상황이었는데,
이런 분위기는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베스트셀러가 된 것으로도 감지할 수 있었지요. 이에 부키에서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대표작 중 『긍정의 배신』을 가장 먼저 출간하게 된 것이죠.
★ 노동↔희망↔긍정, 함께 보면 더 좋은 뫼비우스의 띠
미국에서 2001년에 초판이 출간된 『노동의 배신』은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책입니다.
무려 150만 부가 판매되었고, 미국 600개 대학의 필독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최저 임금을 인상하는데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지요. 이 책에서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잠입 취재 형식을 취하는데 이 현장성의 미덕은 다음 책인 『희망의 배신』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실제로 그들이 되어 “먹고 일하고 생활하는” 것이었으니까요.
『희망의 배신』에서도 저자는 화이트칼라 구직자가 노력하는 모든 것을 다 합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화이트칼라 구직 체험과 워킹 푸어 경험을 비교해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요.
『희망의 배신』은 다음 책인 『긍정』으로도 연결됩니다. 화이트칼라 구직 활동을 하는 동안 목격한 기업과 구직 산업, 교회에 퍼진 긍정 문화에 대한 의문과 함께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유방암 투병을 하면서 느낀 경험이 긍정주의를 파헤치는 불씨로 작용한 것입니다.
★ 순서에 상관없이 ‘당기는’ 것부터 읽자!
『희망의 배신』 에 대해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구직 과정에서 (화이트칼라) 구직자는 철저하게 자신을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하나의 ‘상품’으로, ‘자기 자신’까지 팔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이 뭉쳐 자신들의 존엄성과 가치를 주장하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희망의 배신』은 그런 각성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 우리가 적어도 ‘생쥐’보다는 더 나은 존재라는 각성 말이다.
이현우(서평가)
『노동의 배신』에 대해
철저히 체험형 글쓰기를 하는 이 열정적인 저널리스트는 자신이 속해 있는 당대성에 육체로 육박한다. 매의 눈처럼 날카롭게 분석해 내놓는 매우 예민한 사회적인 의제들은 책상머리에서 도표로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모두 그녀의 생생한 경험을 거쳐 나온다. 사회학적 상상력을 도발하는 몸의 언어. 그래서 신뢰할 수 있으며 그래서 재미있다.
르포르타주이면서 르포르타주 이상이고, 사회 분석서이면서 사회 분석서 이상이고, 소설은 아닌데 소설처럼 흥미롭다.
김선우(시인)
『긍정의 배신』에 대해
이 책을 읽는 동안, 도대체가 코앞도 분간할 수 없이 겹겹으로 비위생적인 21세기 세상사의 안개가 말갛게 걷혔다. 그렇기로서니, 헤쳐 나갈 방도가 떠오르는 건 아니지만, 실체를 또렷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이는’ 다음에야 어렵게라도 걸음을 내딛을 수 있지 않을까?
정의로운 사람이 쓴, 이렇듯 신랄하고 통렬하고 명쾌한 글을 읽는 건 정신건강에 아주 이롭다. 활력을 준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이 저자의 다른 책들을 다 찾아 읽고 싶다.
황인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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