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회근 선생이 말하는 최고의 리더, 그 조건은?

동양학의 고수, 살아 있는 중국 현대사 남회근 선생은 『중국문화 만담』을 통해 기업과 금융 국학 등 현대 중국의 핵심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기업과 금융이 현대 사회를 끌어가는 물적 기반이라면, 그것을 기존의 문화와 연계시켜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정신적 기반인 국학이라는 것이지요.

자, 이것이 과연 중국에만 해당되는 문제일까요? ‘기업과 금융으로만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비간적인지는’ 이미 우리가 절감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기업과 금융에는 더불어 사는 ‘우리 의식’이 없다는 점에서 『중국문화 만담』의 역자 신원봉 선생의 지적처럼 오늘의 말기적 현상은 근대 자본주의 출발에서부터 정해진 필연적 귀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지도자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남회근 선생은 사마천의 『사기』 등 고전을 통해 정치의 원칙을 하나하나 제시하는데, 이 원칙이 비단 정치인 뿐 아니라 기업의 CEO에게도 참으로 적절합니다. 이를 소개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최고의 리더는 원인을 알아 대처한다

남회근 선생이 말하는 최고의 리더 : 사마천에게 배우다

 

“그러므로 최선의 방법은 원인을 알아 대처하는 것이요, 그다음은 이익으로 이끄는 것이요, 그다음은 가르쳐 인도하는 것이며, 그다음은 단속해 가지런히 하는 것이요, 가장 하등의 방법은 백성과 더불어 다투는 것이다[故善者因之, 其次利道之, 其次敎誨之, 其次整齊之, 最下者與之爭].”

 

이 구절은 바로 정치적 경제적 교육 원칙입니다.

그러므로 리더라면,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라면 “선자인지(善者因之)”, 원인을 알아 대처해야 합니다.

상등인은 세(勢)에 따라 유리하게 이끄는 것이 마치 물 흐르듯 합니다.

물이 흘러내릴 때는 막을 수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건 천천히 흘러가도록 역량을 다해 막힌 것을 소통시키는 방법입니다.

관리한다는 것은 바로 이 원칙에 따르는 것입니다. 그 원인을 알아 되돌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이보다 한 등급 떨어지는 것으로 “이도지(利道之)”, 이익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마치 노새 등에 타고서 노새가 가기 싫어하면 대나무에 당근을 매달아 노새를 달리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익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눈앞에 이익이 되는 것을 제시해 그걸 목표로 삼아 달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등급의 방법입니다.

 

삼등급은 가르쳐 인도하는 것입니다.

조금 전에 젊은 친구와 대화를 나눴는데 제가 물었습니다. 회사 사정이 어떠냐고요.

그가 말하길 마치 군대를 관리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웃었습니다.

군대처럼 관리한다면 관리할수록 더욱 나빠집니다. 이것이 바로 가르쳐 인도하는 “교회지(敎誨之)”입니다.

 

그다음은 단속해 가지런히 하는 “정제지(整齊之)”입니다.

조직화한다는 게 뭘까요? 지금의 관리는 모두가 아무렇게나 합니다.

제 생각엔 이런 관리 방법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관리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단속해 가지런히 하려 하는 겁니다.

 

최하등의 정치적 경제적 관리는 “여지쟁(與之爭)”입니다.

백성들과 함께 이익을 다투는 겁니다.

국가나 공공 기관이 사기업과 이익을 다투거나 혹은 상하가 이익을 다투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끝장이지요.

- 남회근 저작선 4 『중국문화 만담』 중 발췌 재구성 

 

---

중국문화 만담

저자

남회근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8-0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중국문화 만담]은 2007년 하반기 중국 강소성 태호대학당에서...

글쓴이 평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