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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저 혼자 나고 저 혼자 살아가는 이가 누가 있을까요?  
가족에 대한 먹먹함은 누구가 가슴 저 밑에 두고 살아가는 거 같습니다. 
[가족의 두 얼굴] 편집자 바람돌이가 남긴 한 마디에 참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의 편집자 노트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가족 때문에 눈물 흘리지 않은 이 있을까

누구든  가족에 대해 평소 많이 생각하며 살지는 않는다.
나조차도 집과 직장을 오가며 바쁘게 사느라 내가 꾸린 가정이든 내가 나고 자란 가족에 대해서든 자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인간관계에서 겪는 감정의 아픔이나 막연하게 슬픔이 올라오는 순간이나 외로움이 뼛속까지 사무칠 때 그 원인을 모두 내 밖에서 찾기 바빴는데 답을 아직까지 찾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엉뚱한 곳에서 헤맸던 것이다.

[가족의 두 얼굴]에서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모두 가족에게서 받은 상처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내가 입은 가장 깊은 상처는 가족과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내가 아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가족과 거리를 두고 지낸다. 이미 오래되었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그와 풀지 못한 응어리가 가슴에 멍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들 보기에는 작은 것이라 하더라도 상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에 누구에게나 상대적 크기로 다가온다. 아버지 산소에도 가본 적이 없다. 그 상처 때문에 다른 가족과 대면하는 것도 데면데면해졌다.

누구나 했음직한 한 마디 "아버지처럼...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예요!!" 



내가 아는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가난한 형편 때문에 상고에 진학했지만 대학엔 기필코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학교 수석으로 혼자 당당히 대학에 입학했다. 그 과정에서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많았다.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아빠에 대한 불만과 더 배워서 뭐하냐며 딸의 꿈을 짓밟은 엄마에 대한 원망이 그녀 마음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었다.

그렇게 한 아이의 엄마가 된 후 어느 날 엄마에게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간 그녀 속에 꽁꽁 숨겨뒀던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혼자서 갈무리하다가 엄마에게 표출한 것이다. 곱게 이야기가 오갔을 리 없다. 짐작대로 고성이 오가기도 하고 물건이 깨지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 진통 끝에 날이 밝아올 무렵 둘은 꼭 끌어안았다.

이 둘 중 한 명은 가족과 정서적 화해를 하였지만 한 명은 그러지 못한 채 불편하고 불안하게 가족의 두 얼굴로 살아가고 있다. 누구든 세상에 홀로 온 사람은 없다. 누구나 가족을 둘러싼 끈끈한 애증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가족의 두 얼굴]을 쓴 저자도 가족에게서 받은 아픔이 있었다.
활달하고 거침없는 성격의 여동생과 달리 조용하다 못해 우울감이 감도는 저자에게 고지식한 아버지는 애정 표현을 심하게 삼갔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에 의심은 없었지만 내심 아버지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느 정도 애정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런데 군대를 가게 된 어느 날. 온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입영 열차에 올랐다. 기차가 떠나려는 순간 뒤를 보았을 때 어머니와 여동생의 홀가분한 표정과는 달리 아버지는 어깨를 들썩일 정도 심하게 흐느끼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지금까지 저자가 가졌던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의문이 사라졌다고 한다. 저자는 좀 더 일찍 아버지가 내게 느끼는 애정을 그때그때 표현해 주셨더라면 자신의 인생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토로한다. 

상처 입은 내면아이는 성장하기를 거부한단다.
좀 더 관계가 성숙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 입은 자아, 그 속에 웅크리고 있는 아이를 다독여 자기애와 자존감을 되찾아야 한다.(밑줄 쫙~! ) 그러면 지금 현재 내 삶이, 내 가족의 삶이 조금 더 행복해질 것이다.

내 상처를 직시하고 다독인 후에는 그 아픔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공감을 얻는 것이다.
위 두 지인 중 후자처럼 가족에게 아픔을 털어놓고 공감을 주고받는 것이다.
당신은 덮어놓은 채 가족의 두 얼굴로 살 것인가, 아니면 털어놓고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풀고 살 것인가.

누군가는 가족이 힘이 된다고 하고 누군가는 지긋지긋한 짐이라고도 말한다.
내게 가족은 웃음이다.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는 내게 가족은 그나마 웃음을 주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에게도 묻고 싶다.
내게 가족은 □□□ 이다.”

[가족의 두 얼굴]을 통해 가족과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좀 더 성숙한 가족관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12년 2월 22일 바람돌이 씀.

 


가족의 두 얼굴

저자
최광현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2-21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왜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끼리 상처를 주고받을까. 가족과 함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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