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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가 나오기까지 담당 편집자 클로버와 부키 블로그 죽돌이 웹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교사에게는 잘 가르치는 법을, 학부모에겐 아이를 잘 이해하고 잘 지도하는 법을 알려주는 9가지 인지과학 처방을 담은 이 책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았던 것은 꼭 교사가 아니어도 학부모가 아니어도 공감되는 지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우리 둘 역시 무려 16년을 학교라는 공간에서 생활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리고 기억이 났습니다. 어떤 선생님은 이렇게 가르치셨는데 나한테 왜 재미가 없었을까? 어떤 선생님은 왜 좋았을까 등. 오늘은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편집자 클로버가 이 책을 만들면서 어떤 부분에 제일 공감갔는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편집자 주>     

 

 

[편집자의 책 읽기] -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반복 훈련과 연습의 수혜자는 바로 나!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에서 내가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부분은 ‘반복 훈련과 연습은 유용한 학습 방법인가?’란 의문에 대한 저자의 답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시험에 꼭 필요한 기술,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왜 학생들은 추상적 개념을 어려워할까? 학생들이 과학자, 수학자, 역사가처럼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비법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과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었다.(사실 이 질문들에서 ‘학생’을 ‘직장인’으로 치환하면 지금 나의 고민 중 하나와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정말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중학 시절의 영어 선생님까지 떠올렸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에게 선생님의 이름은 생각하고 싶은 정보가 아니었던가? 이 책에 보면 학생들이 교사가 한 말을 잊어버리는 이유는 ‘인간의 기억 체계가 기억하고 싶거나 기억하려고 애쓰는 정보가 아니라 거듭 생각한 것이 기억에 저장’하는 데 있다고 했는데-.

 

하여튼 영어 선생님은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꼭 쪽지시험을 쳤다. 쪽지시험 내용은 지난 시간에 배운 문장들. 선생님이 123~125쪽에서 나온 문장 가운데 하나를 우리말로 돌려서 “영호는 엄마와 함께 백화점에 가서 티셔츠를 샀다.”라고 읽으면 우리는 그것을 다시 영어로 옮겨야 했다.

영어 수업은 언제나 부담 백 배였다. 공부를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었다. 그 직전 쉬는 시간에는 도시락은커녕 화장실도 못 갔다. 그렇게 2년을 그 선생님한테서 영어를 배웠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올라갔을 때 특별히 더 공부하지 않아도 다른 학생들에 비해 나의 영어 성적이 조금 낫다는 걸 알았다.

 

그로부터 한~~~참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 영어? 당연히 못 한다. 영어 잘하는 후배들 보면 너무너무 부럽다. 회사에서 영어권에 출장 보내 준다는 것도 안 반갑다. 그러나 영어 공부 다시 하기는 쉽지 않다. 이유? 게을러서다.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할애해 단어를 암기하고, 문법을 다시 익히고, 기타 등등을 하기에 나는 그다지 학구적인 사람이 아니고, 끈기도 부족하다.(일요일 하루 통으로 영어 공부를 할 순 있어도  바쁜 일상 속에서 30분의 시간을 쪼개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는 건 정말로 어렵다.)

 

그러나 공부는 정말, 정말 반복이 중요하다. 연습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도 강조하고 있듯 비판적 사고도, 창의적 사고도, 하다못해 빠른 독해도 지식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유리하다. 과학자, 수학자, 역사가처럼 생각하고 싶거나 그러한 전문가가 되려면 많은 경험과 공부가 바탕이 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반복과 연습과 암기는 필수다.

 

지금 또다시 ‘반복 훈련과 연습’이 필요한 나에게 다시 한 번 시작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지도 모르니까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의 책 몇 구절을 옮겨본다.

 

 

- 과학자들은 ‘과학자처럼 생각하기’를 잘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과학적 사고를 배우고 연습할 뿐 아니라 사고 전략을 활용하기 위한 배경지식도 쌓아야 한다. 그래서 유명한 지질학자 H. H. 리드가 이렇게 말한 모양이다. “최고의 지질학자는 돌을 제일 많이 본 사람이다.” (이 책 67쪽 중에서)

 

- 뉴욕 카네기홀은 콘서트의 전당으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회자되는 농담이 하나 있는데, 맨해튼에서 한 청년이 길 가던 여자를 붙잡고 “실례합니다, 부인. 카네기홀에는 어떻게 갑니까?”라고 묻자 여자가 진지하게 “연습, 연습, 연습만이 길이에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카네기홀 홈페이지에도 적혀 있는 이 이야기는 심리학 연구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전문가의 능력은 꾸준한 연습을 요한다. (이 책 189쪽 중에서)

 

- 1989년에 위대한 재즈 연주자 행크 존스는 국가예술기금에서 재즈마스터상을 수상했다. 2005년 87세의 존스는 어느 인터뷰에서 아직도 연습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 그럼요, 그럼요. 하지요. 연습 안 하고 연주하는 사람도 있나요? 음계도 연습하고, 곡도 연습하고-.” (이 책 191쪽 중에서)

 

- 마이클 조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지금까지 농구를 하면서 9000번 넘게 골대에 공을 집어넣지 못했다. 300번 가까운 경기에서 졌다. 내 인생은 실패하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다.” (이 책 248쪽 중에서)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저자
대니얼 T. 윌링햄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7-22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가만 돌아보면 초등학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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