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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에서 추려낸 알짜 경제상식3 - 인지부조화

여우가 못 먹는 포도를 시다고 한 건 이유가 있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마음에 속고 확률에 웁니다. 논리적으로 합당하다고 생각했던 근거, 객관적이라고 보았던 확률을 토대로 판단했는데 왜 투자에 실패할까요? 그것은 투자자의 마음속 편견과 자기 합리화, 자존심이 작용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존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만, 현실 경제는 시장은 다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시장 참가자들의 투자 심리와 선택의 함정을 현실적으로 파헤친 경제 서적이 필요하지요.

<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는 투자자들이 꼭 알아야 할 행동경제학 입문서입니다만, 행동 재무 이론이나 통제의 환상, 인지 부조화 등 금융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와 관련된 부분을 매우 직접적으로 파고듭니다. 투자자들로서는 시장의 주기와 행태를 더 풍부히 이해하고 투자 활동 및 재테크 전반에 대해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에는 알아두면 좋을 경제상식도 매우 풍부한데요, 그 중 몇 가지를 발췌해 소개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심리적 대립을 빠르게 해소하려고 자신의 마음을 속인다! 

 

 

자신의 생각이나 전제로 삼았던 조건이 틀렸음을 나타내는 증거가 등장했을 때 느끼게 되는 심리적인 갈등을 가리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한다. 이와 같은 갈등에 직면했을 때, 때때로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자기 부정의 감정에 사로잡힐 경우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혹은 피하기 위해 심리적인 조치를 취한다. 인지 부조화의 전제는 “사람은 심리적 대립을 불쾌하게 느끼면 그 인식의 대립을 최대한 빠르게 해소하기를 희망한다.”라는 것이다.

 

사람은 부조화가 발생하면 자기 부정을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그 원인이 된 개별적인 인지 내용을 조작한다. 자신의 생각이나 이미 내린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아 자신의 마음을 속이는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점심에 초밥과 튀김 중 어느 쪽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튀김을 선택하는 경우가 아주 적당한 사례일 듯하다. 이 경우에는 이미 “튀김을 선택한다”라는 의사 결정을 했으므로 그 결정에 부정적인 정보나 인지는 마음속에서 불쾌감(즉 심리적 갈등, 부조화)을 일으킨다. 이 부조화를 회피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 내린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요소나 정보를 찾는다. 예를 들어 선택하지 않은 것에 관한 긍정적인 정보를 부정적인 것으로 바꾸고는 한다. “초밥은 신선하고 맛있어.”라는 요소는 “생선 특유의 비린내가 날지도 몰라.”라는 표현으로 치환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지 내용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자기 자신의 생각과 대립하는 정보를 무시할 수도 있다. 인지 부조화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인 대상에만 관계하며, 의사 결정의 대상이 아닌 것에는 부조화가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튀김이 바삭하게 튀겨져 맛있어 보인다는 것과 요리사가 뚱뚱하냐 말랐냐는 상관이 없다.

 

인지 부조화에는 자신의 의사 결정에 대해 스스로 느끼는 책임감이나 집착, 즉 ‘커미트먼트(commitment)’가 큰 영향을 끼친다. 여기에서 말하는 커미트먼트는 점심에 튀김을 선택하는 것에서 고액의 투자 조건에 관한 의사 결정까지 다양하다. 이 모든 것에 공통되는 점은 우리의 의사 결정에 따라 우리가 무엇인가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다른 선택에서 얻을 수도 있었을 이익을 놓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의사 결정에 대한 커미트먼트가 강할수록 부조화도 더욱 커지는 경향이 있다.

 

커미트먼트란 일반적으로 ‘장래의 행동을 현재 결정하고 반드시 실행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가령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돈을 썼느냐, 그리고 여기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얼마나 쏟아부었느냐 등 운영에 대한 자원 투입 수준이 중요하게 작용할 때가 있다. 투입 수준이 높을수록 그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완성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리일 것이다. 다만 이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반드시 경제적인 이익을 높인다고는 할 수 없다. 때때로 “투입한 자원이 얼마인데 여기서 중단할 수는 없다.”라는 심리를 유발해 손익을 도외시한 의사 결정을 하는 경우조차 있다.

더 많은 수익을 획득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기쁜 일이다. 여기에 처음에 세운 전략이나 시나리오대로 일이 진행되어 수익으로 이어진다면 금상첨화다. 자신의 커미트먼트가 강한 만큼 우연히 성공했을 때보다 만족도도 클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시나리오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특히 예상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이때 실패를 인정하고 물러나는 의사 결정을 내리기는 사실 쉽지 않을 것이다. 커미트먼트가 강할수록 그 어려움은 더욱 강해져 강한 속박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 p.121~ 발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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