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도 살아남은 가장 완벽한 계산도구는 - [숫자의 탄생]에서 가려 뽑은 숫자 상식 4

<숫자의 탄생>에서 가려 뽑은 숫자 상식 4

21세기에도 살아남은 완벽한 계산도구는 무엇일까?

  

숫자는 어디서 온 걸까? 옛날에는 어떻게 셈을 했을까? 누가 0을 발명했을까?

어느 날 문득 이런 궁금증이 든 적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숫자의 탄생>을 펼치십시오.

현대인에게 숫자 혹은 셈 능력은 말하기나 걷기처럼, 매일 숨을 쉬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 공기처럼 자연스럽지만, 사실 ‘숫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자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기수법으로 통일된 ‘진실로 유일한 세계어’입니다.

<숫자의 탄생>은 우리를 시대와 문명을 가로지르는 환상적인 숫자 여행으로 안내합니다. 수학은 싫어해도 수의 역사를 훑어나가며 인류의 모습까지 더듬는 숫자 여행은 흥미진진하지요. <숫자의 탄생>에서 뽑은 재미있는 숫자 상식 몇 가지를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수안판, 소로반, 스초티... 모두 어떤 계산도구를 이르는 말입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주판입니다. 이 주판에 대해 <숫자의탄생> 저자 조르주 이프라는 "서양인들은 주판 사용법을 익한 이들이 이따금 매우 복잡한 계산을 놀라운 속도로 능숙하게 해내는 것을 보고 대개 입을 다물지 못한다"고 주판에 대해 경이로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럼, 주판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중국에서 애용되는 ‘수안판(算板)’(주판의 중국식 이름)은 오늘날 범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떠돌이 장사꾼에서부터 상인, 회계원, 은행가, 호텔 경영자, 심지어는 수학자와 천문학자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주판을 애용한다. 수세기 전부터 전해내려 온 이 구식 계산 도구는 극동의 전통에 깊이 뿌리박고 있어서 방콕, 싱가포르, 타이완, 폴리네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지의 ‘서구화’한 중국인이나 베트남인조차도 뭔가 계산할 일이 있으면 항상 주판을 사용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도로 정보화되어 있고, 계산기 제작에 관한 한 미국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춘 일본인들 역시 언제나 ‘소로반’(주판의 일본식 이름)을 주된 계산 도구로 사용한다. 그들은 이 도구를 초등학생이나 행상 혹은 전문 상인이 반드시 지녀야 할 필수품으로 간주한다.

 

러시아에서도 ‘스초티’(주판의 러시아식 이름)는 현대식 회계 창구에서 당당히 사용되고 있으며, 종종 큰 정부기관(호텔, 신용금고, 은행, 군부대 등)에서는 물론 일반 상점에서 값을 계산할 때 주된 도구로 쓰인다.

 

내 친구 중 한 사람은 구 소련에 머무를 때 이런 일을 경험했다고 한다. 어느 날 환전을 하러 간 그 친구는 놀랍게도 환전원이 현대식 계산기로 계산하고 나서는 주판을 사용하여 그 계산 결과를 검산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오랜 세월 동안 여러 민족이 사용해 온 모든 계산 도구 중에서, 사칙연산을 비교적 간단하고 신속하게 해낼 수 있는 이점을 지닌 것은 주판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판은 큰 수의 덧셈과 뺄셈은 물론 곱셈과 나눗셈, 나아가서는 제곱근이나 3제곱근에 이르는 복잡한 계산을 해결할 때 매우 유용한 보조수단이다.

 

한번은 일본에서 주산 시합이 벌어진 일이 있다. 체신청 절약 사무국(일본인의 협동 단결을 목적으로 세워진 기관) 소속으로 일본의 주판 일인자인 기요시 마츠자키와 일본 주둔 미군 사령부 제240대대 제2소대 소속의 병사 토머스 네이선 우드가 벌인 대결로서, 우드는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가운데 전자계산기를 가장 능숙하게 다루는 인물’로 뽑힌 사람이었다. 이 시합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45년 11월에 이루어졌는데, 당시 맥아더 장군을 비롯한 미국 측은 서양의 현대식 장비의 우수성을 일본인에게 과시하고 싶어 했다.

 

시합은 5라운드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더 어려운 계산 문제를 제시했다. 과연 어느 쪽이 상대로 하여금 많은 오류를 범하게 하면서 4대 1이라는 큰 차이로 승리를 거두었을까? 바로 주판을 사용한 일본인이었다!

 

<숫자의 탄생> p.171~172에서 인용 및 발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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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탄생

저자

조르주 이프라 지음

출판사

부키 | 2011-06-10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숫자는 어디서 온 걸까? 옛날에는 어떻게 셈을 했을까? 누가 0...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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