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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그 자체의 스릴을 만끽하는 이유 



매우 흔한 인간의 행동을 통해 현실 부정의 증거들을 더 고찰해 보자. 

(일부 집고양이들이 그렇듯) 호기심에 이끌린 나머지 쓸데없는 위험을 초래하는 사례들이다. 하지만 인간은 위험이 뒤따르는 행동에 탐닉하는 극단성의 정도 면에서 독보적인 존재인 듯하다. 극단적인 사례들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령 죽을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전쟁터에 뛰어든다든가 생존 확률이 무척 낮은데도 매우 위험한 지역을 탐험하는 일이 그런 예이다. 극단적인 위험의 다른 사례들은 일부 원시 부족 사회의 입문 의식이나 (특히 남성을 위한) 현대의 친목 조직에서도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런 유형의 행동들 중 일부는 사회적 압력이나 보상을 얻을 가능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위험 그 자체의 스릴 외에는 다른 가치가 없는 자발적인 위험 감수 사례들은 설명하기가 어렵다. 현대적인 사례로는 맨손으로 오르는 암벽등반, 매우 위험한 급류에서 벌이는 래프팅, 극단적으로 위험한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매우 거친 파도에서 하는 서핑, 그리고 해안 절벽에서 수심과 위험성이 알려져 있지 않은 미지의 바닷물 속으로 뛰어내리는 위험한 영국식 도전(‘툼스토닝tombstoning’) 등이 좋은 예이다. 이런 행위 중 다수는 상당한 사망 위험을 안고 있지만 그런 행동을 하는 이들은 위험을 늘 합리화한다. 그런 행동 때문에 거의 죽을 뻔했다가도 그런 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 여기고서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사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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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보 스카이다이버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페리스 밸리 스카이다이빙에서 위험에 관한 비디오를 본 후 서명하는 전형적인 권리 포기 각서이다.


이 문서에 서명함으로써 당신은 2인용 낙하산 점프를 할 경우 설계나 제조상의 결함, 낙하산 시스템의 고장 내지 오용, 부적절한 부주의, 태만, 또는 심지어 관련 당사자에 의한 낙하산 시스템의 전반적인 태만한 취급 등의 이유로 심각한 부상 내지 심지어 죽음의 위험이 있음을 이해하고 있음을 진술한다. 단순히 말해서 이 포기 각서에 서명한다는 것은 당신이 2인승 낙하산 점프의 스릴을 위해서 심각한 부상이나 죽음의 위험을 기꺼이감수함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일부 다른 ‘낙하 지역(이런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장소를 이르는 말)’에서는, 경고용 비디오의 각 프레임마다 위험을 매우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긴 망토를 걸치고 큰 낫을 들고 있는 해골 모습을 한) 죽음의 신의 이미지를 삽입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경고 때문에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의 비율에 대해 물었더니 그곳의 관리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드뭅니다. (…) 제 기억에는 지난 몇 년 동안 아마 두 명이었을 겁니다. 아주 낮은 비율입니다. 1퍼센트의 수천 분의 일 미만이니까요.”



-『부정 본능』  발췌 및 재구성





부정 본능

저자
아지트 바르키, 대니 브라워 지음
출판사
부키 | 2015-06-26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인류의 기원과 진화에 대한 혁신 이론 현실 부정으로 인류 진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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