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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에는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돈, 옷차림, 용어... 월가만의 문화




월가로 녹아드는 첫 과정은 밖의 세계에서와는 약간 다른 특유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일을 시작하자마자 ‘주식 stock ’보다는 ‘지분 equity ’이란 표현을 쓸 것과 

일반적으로는 명사로 주로 쓰이는 ‘차입 leverage ’이라는 단어를 동사로도 사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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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애널리스트들은 옷차림을 포함해 금융인의 버릇과 행동방식도 터득해야 한다. 

남자 직원이라면 짙은 남색 슈트에 하얀색 와이셔츠를 입고 무난한 무늬의 짙은 색 넥타이를 매는 것이 표준적인 옷차림이다. 

여자 직원에게는 무엇보다 보수적인 차림새가 요구된다. 짧은 상의, 무릎을 훤히 드러낸 스커트나 피부 노출이 심한 의상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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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방식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면서 신입 애널리스트들은 바깥 세계로부터 서서히 멀어져 간다. 

대부분의 대형 투자은행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지메일 그리고 여타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을 사무실에서 접속하지 못하게 막아 놓기 때문에, 신입 애널리스트들은 개인 휴대전화가 아니면 월가 밖에서 일하는 친구나 가족들과는 쉽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도 없다. 

식사, 운동, 이발, 세탁 등이 대부분 건물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외부와 접촉할 필요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회사가 제공하는 여러 혜택들이 어찌 보면 마약 같은 효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바깥으로 나가려는 의지는 점점 약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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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변화는 결국 1년 차 애널리스트들의 정신세계를 변화시킨다. 기이한 용어들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무의식이 본능을 지배하기 시작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넘치는 월가의 문화 세례를 한껏 받은 그들은 급기야 부모나 룸메이트 그리고 친구들 앞에서도 날카롭고 직설적인 대화를 이어 간다.좀처럼 화제에 오르지 않던 돈이 일상생활의 주된 얘깃거리가 되고, 사회적 관계들은 모두 거래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 

자본시장 안의 세계는 점점 더 큰 것으로 느껴지게 되는 반면, 그 밖의 세계는 별 의미 없는 것으로 격하된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하나가 자신이 1년 차일 때 겪은 변화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비금융권 친구들을 다 잃게 되는 거라 보면 돼. 

비영리단체인 티치포아메리카(Teach for America)에 다니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는 아마 내가 출입하는 장소에 갈 여유가 없을 거야. 

살면서 처음으로 돈이 진짜 중요하구나 느끼게 되니까 기분 참 더러워. 대학 때는 대부분 기숙사에서 같이 살았잖아. 

런데 지금은 일종의 계층이 존재하는 거야. 소비 수준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이쪽 업계가 아닌 사람들하고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는 거지.”


                                                                                                                            

                                                                                        -케빈 루스, 『영 머니 YOUNG MONEY』 발췌 및 재구성




영머니(Young Money)

저자
케빈 루스 지음
출판사
부키 | 2015-03-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주당 100시간 근무, 연봉 15만 달러짜리 비정규직 월스트리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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