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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들은 왜 월스트리트에 몰려들까? 

연봉 15만 달러 짜리 비정규직의 매력





투자은행들은 ...

일단 대학 4년 졸업 예정자를 2년간 애널리스트로 한시 채용한다. 


채용된 이들은 2년이 지나면 헤지펀드나 사모투자전문회사 등 밖으로 나가 일을 찾게 되거나, 그대로 남아 투자은행 3년 차를 맞을 기회를 제공받기도 한다. 3년 차로 이어 갈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이들은 문 밖으로 나가도록 정중히 안내받게 되는 것이다.


‘2년 뒤 퇴사 two and out ’라는 별칭이 붙여진 이런 채용 방식은 전술적으로 아주 빼어난 조치였다. 

평생 커리어가 아니라 한시적 체험 기회를 준다는 식으로 월가 진입 문호를 대졸자들에게 개방하면서, 

투자은행들은 이전과 완전히 다른 유형의 신입 인재들을 끌어모을 수 있게 됐다. 


평생 월가 금융인으로 살겠다는 확신은 없지만 2년 정도는 투자하겠다고 판단한 똑똑하고 야망에 찬 대학졸업반 학생들 월가로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2년의 경험을 통해 기업경영 일반 지식과 기술을 폭넓게 습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래 진로를 준비하는 데 있어 투자은행 경력을 더할 수 있게 된다니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채용 방식 전환 덕에 우연히 금융인으로 성장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명문대에서 철학이나 역사를 전공하고 최상위 금융에 대해 특별한 흥미도, 재능도 없이 월가에 입문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형 투자은행 밥을 먹는 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

월가가 학생들에게 관련 정보를 쏟아붓고, 달랑 이력서 하나 제출하는 정도로 절차를 간소화시키고, 쉴새 없이 연락하며 4학년 첫 학기인 가을에 채용 일정이 생기면 바로 알려 주겠다고 약속하는 등 다른 업계 대부분의 회사들보다 몇 달 앞서 캠퍼스 채용에 열을 올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업을 앞둔 학생들 중에는 아직 진로를 결정짓지 못한 상태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이나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전문 직종 영역으로 갇혀 버리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월가는 공격적인 캠퍼스채용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2년동안 일생의 결단을 미뤄 볼까 하는 학생들에게 월가는 더할 나위없는 선택지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투자은행들이 성취욕 강한 청년들의 불안감을 활용하는 데 있어서만이 아니라 그런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서 자기 업계가 적격임을 설득하는 데 이르기까지 채용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뜻이다. 역설적인 것은 월가가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해야 하는 업계로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걱정과 불안에 쌓인 학생들에게는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케빈 루스, 『영 머니 YOUNG MONEY』 발췌 및 재구성






영머니(Young Money)

저자
케빈 루스 지음
출판사
부키 | 2015-03-20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주당 100시간 근무, 연봉 15만 달러짜리 비정규직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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