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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과 수치심을 건강하게 떨치는 법 : 가족의 발견

마음에 입은 상처도 그 내면에 수치심과 죄책감이라는 감정의 흉터를 남긴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의 진짜 고통은 트라우마를 일으킨 사건에 대한 기억이 아니다. 트라우마는 우리에게 2차 피해를 만들어 내는데, 그것은 바로 수치심과 죄책감이다. 수치심과 죄책감은 분노, 원망, 슬픔보다 더 괴로운 감정이다. 한번 만들어지면 평생을 끊임없이 괴롭히면서 우리의 소중한 행복을 갉아먹는다.

수치심과 죄책감은 어떤 무참한 사건을 겪고 그 기억에서 벗어나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감정이다. ‘내가 착하지 않아서, 예쁘지 않아서, 아들이 아니라서, 공부를 잘하지 못해서.’라며 모든 문제의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면서 생존한 것이다. 부모가 냉정하고 사랑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더 낫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수치심과 죄책감이라는 후유증은 끝내야 한다. 수치심과 죄책감을 내면화한 사람은 일상 문제에도 심각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게 되고,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병리적 상태로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치심과 죄책감은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고 느끼게 만들어 끊임없이 스스로를 창피해하거나 역겨워하게 만든다.

수치심과 죄책감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힘이 되도록 하려면, 먼저 그러한 감정이 현재의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거기서부터 내면의 상처 치유가 가능하다.

그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용서이다. 용서는 과거의 고통을 분리시킬 수 있는 힘이다. 우리 내면에 있는 분노를 똑바로 보게 하고, 죄책감과 수치심을 자기 내면의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힘들지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자신을 용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자신의 실수와 어리석음, 남에게 주었던 상처 등에 대해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똑똑히 기억하며 알게 모르게 자기 자신을 괴롭힌다.

감정의 치유를 위해선 자기 안에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똑바로 들여다봐야 한다. 조용한 공간에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로 인해 그동안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인식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마음속으로 또는 소리 내어 고백해 보자.

정말 미안합니다. 당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제 당신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압니다. 부디 당신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이제 당신을 마음속에서 놓아주겠습니다.”

기철아, 엄마가 너무나 미안해. 너를 지켜 주지 못하고 떠난 엄마를 용서해 주렴. 엄마는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어. 엄마는 너를 사랑한다. 엄마는 너를 너무나 사랑한다.”

최광현, 가족의 발견중 발췌 재구성

 

 


가족의 발견

저자
최광현 지음
출판사
부키 | 2014-12-19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왜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심리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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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두 얼굴

저자
최광현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2-21 출간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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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왜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끼리 상처를 주고받을까. 가족과 함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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