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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옷장을 정리하며편집자 노트

나를 다독이는 진심에 위로받는 시간

마음이 무너져 버린 당신을 위해

살다 보면,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 있다. 직장 상사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 때문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갑작스레 닥친 불행 때문일 수도 있다.

어떻게 해야 무너진 마음을 추스르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쏟아진 옷장을 정리하며는 바로 이런 상처와 위기를 정리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지은이 게오르크 피퍼는 독일의 유명 임상 심리학자로, 유럽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 현장을 지원한 국제적인 트라우마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25년 이상 심리 치료사로 활동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놀라운 생존력과 회복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생생히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힘겨워하는 많은 사람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책을 썼다.

상처와 트라우마로 얼룩진 우리

사실 우리나라처럼 스트레스와 트라우마가 심한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일제 식민지배, 한국전쟁처럼 멀리 갈 것도 없다. 최근만 해도 세월호 사고로 인해 온 국민이 커다란 충격을 받았으니까. 이 일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와 갈등 역시 어쩌면 우리가 아직도 그 충격과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지은이가 책에서 소개한 노르웨이의 사례가 좋은 참고가 될 듯하다.)

지은이는 크든 작든 문제가 생겼을 때 그걸 억누르거나 피하는 것은 해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해결되지 못한 트라우마는 언제든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어 있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예전에 좋아했던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왔었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사람을 치유하는 힘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리고 그 힘은 타인의 상처와 아픔에 공감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모든 것을 털어놓고 나서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런 걸 안고 계속 살 수 있겠어요?”

모르겠네요.” 나는 정직한 느낌을 이야기했다.

이 모든 걸 이야기하면 뭘 하겠어요? 정말 의미 없는 짓이에요.”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이제 당신에게 어떤 끔찍한 일이 있었는지를 아는 사람이 두 사람으로 늘어났네요. 당신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에요.”

그녀의 눈이 밝아졌다. 희미한 미소가 얼굴에 스쳤다. (본문 271)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치료사들이 모두 포기했을 정도로 험악한인생을 살아온 이 여성은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 마지막으로 지은이를 찾아온다. 자기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고 세상을 떠나겠노라고. 그러나 진심이 담긴 지은이의 공감은 마침내 이 여성을 살고 싶어요. 내 아이의 엄마가 되어 주고 싶어요.”라고 말하도록 이끈다.

이 책을 만들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이 바로 이 같은 지은이의 진심이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이 책을 읽으며 큰 희망과 위안을 얻으시리라 확신한다.

부키 편집실 오렌지마멀레이드 씀

 


쏟아진 옷장을 정리하며

저자
게오르크 피퍼 지음
출판사
부키 | 2014-09-18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실직, 이별, 사고, 사별… 누구나 한 번은 '마음이 무너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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