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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런 여자가 되고 싶다
『벌 땐 벌고 쓸 땐 쓰는 여자를 위한 돈 버는 선택』 편집자 노트
고백컨대 나는 자제력 꽝에 숫자가 싫은 ‘돈맹’이다.
하지만 십 원짜리 하나 남기지 않고 살다 가는 것이 목표라고는 해도(자랑이다… ㅉㅉ),
대대손손 물려 줄 명품 가방이나 비싼 아이템 하나 사지 않고 돈이 없는 것은 참 신기하다.
내 월급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답은 아마도 내 (위장)안에 있겠지.
반성문을 쓰는 마음으로
역시나, 이번에도, 원고는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쓰려고 돈 버는 거지!” 호기롭게 외치고 다니다가 원고에게 혼쭐이 났다.
원고는 45가지 ‘선택’이 아니라 45개의 ‘회초리’ 다발 같았다.
저자는 돈을 엄청나게 불릴 비책이나, 고급 경제 정보를 말하지 않았다. 그보다 훨씬 더 아래, 재테크의 기본에 닿아 있었다.
그게 아팠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아무것도 실천하지 않은 내 자만심.
그래서 쓴다. 자, 높은 엥겔계수를 자랑하며 재테크 바보로 살아온 한 여자의 반성문이다.
빚을 두고 펀드 넣는 허세를 부렸네!
저자는 조금이라도 ‘빚’이 있다면 재테크 근처엔 얼씬도 말라고 일갈한다.
(여기서 빚은 ‘대출’만 뜻하는 것이 아니다. 마이너스 통장은 물론이고 크게 보면 곧 돌아올 할부도 다 빚이다!)
마이너스 통장, 펀드 통장을 양손에 쥐고 쩔쩔매던 나는 움찔했다.
빚은 웬만한 예금이나 적금보다 이자율이 높아서 ‘빨리 없애는 것’이 곧 ‘돈 버는 선택’이 된다. 하지만 빚 갚는 돈은 왠지 그냥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걸요…. 특히 감당 못 할 적금이나 보험을 시작해 깨지 못해 빚을 내는 짓은 정말 하지 말아야겠다.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는 사이버 머니인 줄 알았네!
‘벌고 → 계획된 한도 내에서 쓰고 → 남은 것을 저축’해 본 적이 언제였던가!
직장 생활과 함께 시작된 카드 생활은 ‘일단 쓰고 → 벌고 → 갚는’ 구조로 내 삶을 변화시켰다.
할부는 더 집요하다. 홈쇼핑의 ‘무이자 할부 12개월’ 멘트에 나는 ‘정신줄’을 놓기 일쑤였다.
나중에 낸다고 혹은 몇 개월로 나눠 낸다고 이미 써 버린 돈을 아직 내 돈인 것 마냥 착각하면 곤란하다.
카드를 덜 쓰면 연말정산도 덜 나올까 봐 악착같이 썼지만, 그렇게 받은 연말정산 환급금이 고작 43,000원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애초에 아끼는 것이 가장 현명한 습관이다.
마이너스 통장이 베프보다 낫다고 생각했네!
왜 살다 보면 딱 30만 원이 필요한데 돈이 여기저기 묶여 있을 때가 있지 않나. 나는 빚 독촉 한번 하지 않는 이 성격 좋은 친구와 꽤 오래 친하게 지냈다. 하지만 원고를 보며 느낀 배신감은….
마이너스 통장은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 어떤 징후도, 재촉도 없이 조용히 말이다. 그렇게 이자율이 10%인 마이너스 통장에서 500만 원을 3년 동안 빼 쓰면 원금이 668만 원으로 늘어난다. 숨만 쉬어도 이자가 붙는 친구와는 이제 절교다!
경제 보양식 한 뚝배기 하실래얘?
지난달 카드 명세서를 보다가 불현듯 불안해졌다. 명세서에는 지난 일에 대한 핑계만 가득할 뿐 미래에 대한 소비는 한 건도 보이지 않았다.
‘돈 쓸’ 궁리만 했지 ‘돈 없는’ 미래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원고와 함께한 시간 동안 내가 배운 최선의 재테크 방법은 조금 덜 쓰고, 조금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이었다.
카드 개수를 줄이고, 마이너스 통장을 해지할까 한다.
힘들면 이 책을 다시 펼쳐 보겠다. 정신이 번쩍 들겠지?
책은 일러스트로 귀엽게 꾸몄다. 어떤 멘트를 넣어도 차지게 붙던 그림. (그는 참 좋은 그림이었습니다)
부키 편집실 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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