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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가족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법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모임에서 짐은 자신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자 사람들이 자기 앞에만 오면 좀 더 크게 말하기 시작했다고 얘기했다.
“어떤 바보 같은 놈은 내 아내에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짐도 커피 먹고 싶은지 물어봐요.’그래서 내가 큰 소리로 대답했죠.‘그래요. 먹고 싶어요. 설탕도 줘요!’그때 그 사람 표정이 참 볼만했습니다.”
짐이 킥킥거렸다. 다른 사람들도 알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비슷한 반응을 겪은 것이다.
환자가 진행성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 것은 이 병이 이미 진행 중에 있으며 아마도 꽤 오랫동안 계속되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뜻이다. 그런데 멋모르는 사람들은 환자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헤아리지도 않은 채 환자를 전과 달리 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환자 앞에서 병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무례하지는 않을지 걱정한다.
하지만 환자와 이야기하고 그의 말을 들어 주는 것과 기분이 어떤지, 아직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터놓고 얘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환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지난 1996년, 뉴욕의료센터 심리학과의 메리 미틀먼(Mary Mittelman) 교수는 환자와 그 가족들이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은 사실과 병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는 내용의 논문을 『미국의학협회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발표했다.
보호자가 환자와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환자가 어떤 말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가 환자의 말을 진심을 다해서 무조건적으로, 중간에 끼어드는 일 없이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청은 환자에게 “당신은 내게 소중해요.”라고 그 어떤 행동보다 더 크게, 더 뚜렷이 알려 준다. 경청하다 보면 보호자는 환자가 이 병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사람들이 자신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이해
할 수 있게 된다. 전문 의료진을 비롯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환자를 대화에 끼워 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들어 주는 것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사람들이 자신을 귀머거리, 벙어리 취급한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실수할까 두려운 나머지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기 전보다 말수를 줄이거나 아예 입을 닫아 버리기도 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대화할 때는 환자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먼저 입을 열 때까지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가면서 환자에게 개인적인 믿음을 얻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대화의 주제는 중요치 않다. 나는 근래에 본 영화나 파티에 대한 얘기를 자주 한다. 여자들은 결혼식 얘기를 좋아하고 남자들은 야구나 축구 얘기에 관심을 보인다. 환자와 계속 눈을 맞춰서 그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있음을 확신시키자. 자신의 표정이 환자에게 어떤 감정을 전달할지도 주의 깊게 살피자. 기회가 될 때마다 공감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환자의 팔을 토닥여 주면 환자는 자신감을 얻을 것이고, 언어를 사용하는 데 조금 문제가 있더라도 편하게 말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할 때에는 언어능력이 현저히 감퇴한 환자를 대화에 끌어들이는 방법을 그들에게 알려 주자. 환자에게 직접 말을 걸고, 그에 관한 얘기를 꺼내고, 함께 웃고, 몸짓으로 얘기하면서 그를 대화에 참여시키자. 윙크를 보내는 것도 환자가 그 자리에 함께하고 있음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람들이 그렇듯-상대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곧 잊어버리지만, 상대가 어떤 식으로 자신을 기쁘게 했는지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조앤 쾨니그 코스테 지음 / 홍선영 옮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다가가기』 중
알츠하이머병 가족에게 다가가기
- 저자
- 조앤 쾨니그 코스테 지음
- 출판사
- 부키 | 2014-04-30 출간
- 카테고리
- 건강
- 책소개
- 치매 환자와 가족 모두 행복한 따뜻한 간병법미국 최고의 알츠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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