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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을 안고 사는 삶은 어떤 느낌일까?
지난 15년 동안, 나는 동료인 폴 레이아, 일레인 실베리오, 로이스 페코라와 함께 알츠하이머병 초기 환자 지지 모임 회원들에게 알츠하이머병을 안고 사는 삶이 어떤지 물었다. 이들이 전해 준 통찰력 있는 대답에 우리도 많이 배웠다. 다음은 모임 회원들이 전하는 말이다.
●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데는 와 본 적이 없다.
● 주변이 시끄러울 땐 뭘 할 수가 없다. 내 숨소리조차 무서울 때가 있다.
● 이다음에는 또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다.
● 뇌만 쪼그라드는 게 아니라 내 세상도 같이 쪼그라들고 있는 것 같다.
● 이런저런 질문으로 날 ‘시험’하지 말아 달라. 그렇다고 내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더 슬프기만 할 뿐이다.
● 미친년이라고, 동네 사람들이 날 무서워하는 것 같다.
● 난 아직 여기 있다. 내 일부만 잃어버렸을 뿐, 남아 있는 부분은 아직 멀쩡하다.
● 아이들에게 내 아픔을 헤아리는 법을 가르쳐 주지 못했다. 너무 바빠서 그런 말을 해 줄 겨를도 없었다.
수천 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그 가족들을 만나고 환자가 입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 뒤에 어떤 의미와 어떤 감정이 숨어 있는지 알아내려 수년을 보내면서, 나는 진행성 치매를 안고 살아가는 멋진 사람들을 대신해 그들의 마음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귀 기울여 듣기만 한다면 환자들이 직접 알려 줄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 “다그치고 야단친다고 좋아지지는 않아요. 오히려 더 슬퍼질 뿐이죠. 누군가가 내게 어디에 갔느냐, 누굴 만났느냐, 무얼 했느냐고 묻는데 대답을 제대로 할 수 없을 때면 내가 멍청하고 무가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내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이나 장치나 정보를 아무리 집어넣으려 해도 잘 안 될 겁니다. 내 머릿속은 이미 가득 찼거든요. 새로운 정보가 들어앉을 공간이 손톱만큼도 남아 있지 않다고요. 정보가 들어갈 수 없다면 다시 빠져나올 일도 없는 거예요.”
● “내가 공상에서 빠져나오길 바라지 말아요. 침묵하고 있어도 걱정하지 말아요. 난 아직도 상상할 게 많고 꿈꿀 것도 많아요. 마음에 위안이 되는 지난날의 키스도 떠올려야 하고, 되새겨야 할 기억들이 내 앞에 가득 펼쳐져 있습니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닥쳐옵니다. 그러니 내가 혼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슬퍼서 그런 거라고 짐작하지 말아요. 당신 얼굴에 비친 슬픈 표정이 날 더 슬프게 한다고요.”
● “당신이 적극적으로 이끌어 줄 때에야 비로소 난 이 세상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와 끝까지 연결되어 있어야 해요. 계속해서 내게 손을 뻗어 나를, 내 몸을, 내 정신을, 내 감정을 건드려 주세요.”
● “사라지는 내 세계를 이어 줄 연결 통로가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으로 인해 내 세계는 함께 나누는 웃음, 눈물, 기억으로 가득 찰 수 있습니다.
조앤 쾨니그 코스테 지음 / 홍선영 옮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다가가기』 중 발췌 재구성
알츠하이머병 가족에게 다가가기
- 저자
- 조앤 쾨니그 코스테 지음
- 출판사
- 부키 | 2014-04-30 출간
- 카테고리
- 건강
- 책소개
- 치매 환자와 가족 모두 행복한 따뜻한 간병법미국 최고의 알츠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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