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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참 어렵다.. 그러나!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편집자 노트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상업 제품에 인문학을 더했다는 <애플>을 만들어낸 나라.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재양성.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숫자놀이도 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나라. 이른 시간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 부모들.

학교수업 끝나고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아이 등을 떠밀어 다시 학원으로 보내는 일상. 집보다 학원이 더 편한 아이들.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학원에 보내고 유학을 보내며 최소한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는 않고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몰려오는 미안함을 감당해내야 하는 부모들.

어쩌면 이렇게 다를까?

(영농후계자를 만나 자연에서 살고 싶어 하는) 나 또한 아이를 낳아 기른다면 대자연에 방목하고, 배우고 싶다는 것만 가르칠 자신은 없다. 다른 애들은 다 달리고 있는데 혼자 꽃도 보고, 나무도 보며 천천히 걸어오라 하기엔 내 간이 너무 작다. 이 땅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선택은 한국에서 아이를 가르치거나 - 혹은 가족이 떨어져 지내더라도 자식들을 좀 더 나은 땅(이를 테면 주로 미국)으로 떠나보내는 꿈을 꾸는 것 밖에 없지 않나. 이것은 는 나처럼 살지 말고 에서 더 많은 기회를 누리며 좀 더 잘 살기를 바라는 애틋한 부모의 마음이다.

 

아니, 미국 학생들이 그렇게나 공부를 못해!

이 원고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미국의 교육이 이 지경인줄 꿈에도 몰랐다.특히 미국의 교원 양성 과정이 나오는 부분에서는 혀를 내둘렀다. 내 주위에도 임용 고시을 준비하며 고등학교 때 이 정도 노력했으면 ‘SKY’ 들어갔을 것이라는 친구가 여럿 있다. 그런데 미국은 가장 쉬운 학위 취득 방법이 교직 이수라고 한다. 수학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은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도 가르쳐야하니 일부러 쉬운 코스로 전공을 이수하게 해준다는 것이었다.(노량진의 수많은 고시생들에게는 얼마나 힘 빠지는 소식일까!) 난립하는 지방정부의 규정을 다 지키느라 미국 8학년 수학교과서는 800페이지가 넘고, 8년 동안 매년 분수를 다시 배운다. (지인의 조카가 미국으로 유학을 갔더니, 분명 한국에선 수학이 보통이었는데 단숨에 일명 '수학 천재'로 등극했단다. 아마 그래서일까.)

이 책은 적금 깨고 알바해서라도 유학 보내고 싶은 오매불망 미국 교육의 현실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이 미국 현지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smart’ ‘똑똑한의 진짜 의미는?

이 책에는 미국에서 잘살다가 살벌하게(?) 공부하는 세 나라로 떠난 세 명의 학생이 나온다. 세계에서 가장 공부 하는 나라인 한국, 핀란드, 폴란드로 떠난 킴, , 탐은 자신이 속한 미국 교육의 불완전함을 깨닫고 세상 밖으로 나가 온몸으로 공부를 겪은 똑똑한 아이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책장이 막힘없이 술술 넘어간다고 느껴진다면(나는 그랬다. 정말 재미있다! 생생하고!) 그것은 바로 이 아이들 때문이다. 저자인 아만다 리플리가 미국에서도 각광받는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에 혹은 아주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 책이 이렇게 오래도록(아마존 상위 랭크가 무려 25주째 계속되고 있다!) 사랑받는 이유가 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지닌 생동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말처럼 교육의 주체가 직접 경험한 공부 강국은 어른들이 회의 테이블이나 국회 책상에 앉아 늘어놓는 추측과는 그 정보의 질이 다르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는 정보의 힘으로 우리의 교육을 비판하고 칭찬하는 이 책은 우리의 자책과 고민을 위로하는 느낌마저 든다.

 

세계의 교육 vs 한국의 교육, 말간 거울에 함께 비추니

한국의 교육 현실에게 필요했던 것은 확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걸까?’ 하는 물음에 누군가 답해주기를 기다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 그 답이 있다. 이 책은 기형적인 우리 교육에 깨끗한 거울을 비춘다. 때론 창피하다.. 하지만 그 거울은 역시 일그러지고 못난 미국도 비춰준다. 한국 독자들이 희열을 느끼는 지점이다. 일그러지고 못난 미국을 보다보니 웬일인지 거울에 비친 우리 모습이 더 나아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핀란드를 비출 땐 때로 놀랍고, 때로 부러우며 폴란드를 비출 땐 그들의 교육에 대한 의지가 숙연하게까지 느껴진다)

저자는 사교육 열풍, 과도한 경쟁 구도, 학벌로 정해지는 서열과 같은 일그러진 우리의 그림자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국민 모두가 교육은 나라의 보물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긴, 우리나라에서 자식 바르게 키워내고, 좋은 학교 보내는 것 이상으로 열과 성을 쏟는 것은 없다. 너무도 당연해 잊고 지낸 온 국민의 바람. 그것은 바로 똑똑한 내 아이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온 국민이 이토록 힘을 모아 하나의 주제를 염원하는 일도 드문데 우리는 이미 그것을 하고 있다.

그러니 더 힘을 내자. ‘행복한 교육을 받고 자란 똑똑한 아이’. 곧 만들 수 있다!

부키 편집실 지렁이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저자
아만다 리플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4-01-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고 있을까? 아마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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