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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전 인연, 입사 후 첫 책, 치열한 삶의 가치를 깨닫다
『금융인이 말하는 금융인』 편집자 노트
2013년 8월 23일 부키 입사 면접
말년병장 : 부키 책 중에 읽어본 거 있어요?
아라라 : 2권이 있는데…그 중 한 권이『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입니다. 그래서인지 감회가 새롭습니다.
말년병장 : (오렌지마멀레이드를 가리키며) 그 책 편집자, 여기 있네.
아라라 : 우와! 우와!
우와!
내가 지금 입사 면접을 보고 있다는 것을 잠깐 잊었다. 갑자기 연예인이라도 본 것 마냥, 오렌지마멀레이드가 다르게 보였다.(지금 생각하니 참 예의는 밥 말아 먹은 입사지원자였다. 거기서 ‘정신줄’을 놓다니. 흑흑)
그 땐 내가 합격하더라도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에 참여할 줄 몰랐지만, 입사하고 싶은 마음은 더욱 커졌다. ‘무조건 붙고 싶어!!!!!!!’
2013년 12월 19일 부키 사무실
왔다! 책 왔다!
필자들의 얼굴이 촘촘히 박힌 표지가 뭔가 ‘금융금융’하다!
편집자를 희망하며 읽었던 바로 그 책, 『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가 속한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에 이제 내가 ‘편집자’로 참여했다. 책 표지를 만지고 또 만지고 펼쳐보고 냄새 맡고(킁킁;;) 사진 찍고 품에 안아 보고 별 유난을 다 떨며 자축.
‘금융인’과 상관없는 사람도 재미있는 책
이 책이 지칭하는 금융인이란 크게 은행원, 증권맨, 보험맨이다. 나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IPO전문가, ELW마케터, SIU 등 아주 세분화된 전문 금융인들의 이야기도 있다.
이 책은 낯선 이름을 가진 직업들이 펼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세계를 보여준다. 멋진 부분을 강조하고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진짜 ‘하루’를 보여준다. 계약 체결 여부를 걱정하며 기상하는 새벽부터 친구들의 술자리를 뿌리칠 정도로 녹초가 된 한 밤의 모습까지. 그리고 이들이 느끼는 소소하지만 사실은 큰 보람과 밖에서는 생각도 못할 생생한 에피소드들.
경제관념이라고는 동네 강아지에게 줘버린 내게도 이 책은 많은 영향을 주었다. 내가 돈을 쓰든 모으든, 투자를 하든 그 돈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돈의 흐름을 만들고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음을 깨달으며 세상을 보는 눈이 한 뼘 더 넓어진 듯하다.
치열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
『금융인이 말하는 금융인』의 필자들은 잘 나가는 사람들이다. ‘억대 연봉자’도 있고 ‘남들 보기 번듯한 직장’을 가졌다. 이렇게 잘난 사람들이 안 보이는 곳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낙방에 낙방을 거듭하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지원하는 기업의 전국 지점을 돌아다니며 지점장의 명함을 받은 이도 있었고, 증권사 정직원에서 타 증권사의 아르바이트생으로 다시 시작한 이도 있었다.
남들이 하는 만큼 일하는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신세계’를 살고 있는 그들을 보며 치열하게 사는 삶, 노력하며 사는 삶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비전은 직업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
“비전은 직업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책을 만드는 내내 모니터 앞에 붙여둔 글귀인데 이혜나(노무라인터내셔널 아시아 워런트 마케팅 사업 부문장) 필자의 원고에 있엇다.
책을 마감한 후 고구마 편집장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원고 안에 있는 필자들의 삶을 유심히 봐요. 잘 보면, 이게 그냥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 아니란 게 보여요.”
그랬다!
금융권만 그렇게 치열하겠나? 금융권 종사자들만 ‘24시간’이 모자라게 일하겠나. 어느 직군이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의 필자들 역시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내게 그랬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누군가에게도 동기 부여, 진짜 자기계발의 등불이 되어 줄지도 모른다.
나도 전문가가 되리라!
“만드는 넌 힘들었겠지만, 그렇게 또다시 누군가에게 길잡이가 되는 책이 하나 탄생했구나.”
SNS에 책 사진과 허세 조금 섞어 자랑글을 올리니 친구가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었다. 뿌듯함을 넘어서 오랜만에 가슴이 뜨거워졌다.
그리고 『출판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를 처음 펼치던 날을 떠올렸다. 잊지 말아야겠다. 부키 전문직 리포트를 읽고 자란 전문직 새싹(?)으로서 ‘반드시 내 무언가 보여주리라!’ 는 다짐을 되뇌었다.
다른 선배들 글에 비하면 재미가 없어 부끄럽지만, 진정성만큼은 듬뿍 담았다 자부하는
부키 편집실 아라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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