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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일. 노동을 합니다. 이렇게 노동은 사람이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고 인간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보편적 현상이지요. 한 때 세계적인 학자들이 기술과 지식, 정보가 노동의 자라를 대신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도 했지만, 하지만 현실은 NO!!  예상과 달리 노동은 지금 전 지구적인 화두입니다. 그것도 근로 빈곤, 양극화, 비정규직, 저임금과 같은

'노동이지만노동이 아닌알 수 없는 현상으로 말이죠.

사라질 거라던 노동이 사회적 쟁점이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날아라 노동저자 은수미는 노동 수수께끼라고 부르지요. 우리 사회 곳곳에 무궁무진한 노동 수수께끼를 찾아보았습니다<편집자 주>

 

# 내가 노동자면 다른 이도 노동자

혹시 마트에 자주 가시나요? 퇴근 후, 밤늦은 시간에 주로 이용하시나요?그렇다면, 남들이 일하지 않는 시간에 '누군가'는 일해야 한다는 사실은 생각하신 적 있나요?30분 안에 배달되는 피자 아시죠?하지만 30분 안에 피자를 배달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때로 위험한 질주를 해야 한다는 건 생각하신 적이 있나요?

노동자인 시민이 경영 효율성을 좋아하면 바로 그 시민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노동자인 시민이 경비실 노동자의 최저임금 감액 적용에 동의하면 당사자 역시 나이 들어 월 90만원 받고 일해야 한다는 연관 고리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 ‘꼭꼭 숨어라사용자(사장님) 보일라!’

은수미 선생은 2011년 청년 유니온 주최 토론회에서 송미선(26)씨와 한상호(31)씨를 만났습니다.두 사람 모두 ○파견업체 소속된 근로자였는데 토론회에 와서야 서로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하네요.근로계약은 파견업체와 맺었지만 일은 원청회사에서 하는 탓에 서로 얼굴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죠.

2008년 이천 냉동 창고에서 40여 명의 노동자가 불에 타 죽었던 일이 있었습니다이 때 역시 원청업체는 피해 노동자가 자신들과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만 일관했었죠.

하청업체는 채용을 대행하는 것에 불과할 뿐 노동자를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원청업체입니다. 그러나 중간에 끼어든 업체 때문에 실질적인 사용자는 책임지지 않지요. 그럼 사용자는 어디로 갔을까요? 지금도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사용자를 찾는 '숨바꼭질'이 진행 중입니다.

# “다 생각해서 이러는 건데!!” 대기업의 또 다른 사랑, 희망퇴직

얼마 전 세계1위의 조선업체라는 현대중공업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었죠. IMF 경제위기 이후 매년 명예’, ‘희망등의 '긍정적인 단어가 붙은' 구조조정이 인건비 부담이나 경영상의 이유라는 꼬리표를 단 채 손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1111월에도 금호건설, 대우건설, 신한금융투자, 삼성생명, 삼성카드, 삼성화재, 삼성증권, 우리은행, 농협, 하나은행, SC제일은행, 대한항공, 현대백화점 등 4대 은행을 비롯한 일부 대기업에서도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이들 기업이 구조조정의 이유로 내세운 것은  국내외 재정 위기와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아서였죠. 하지만 이들 은행과 대기업이 2011년 한 해 동안 10조 이상의 이익을 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명예퇴직과 같은 구조조정을 두고 일상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경영에 참여할 권리가 없는 노동자가 경영상의 잘못을 왜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하는 건가요? 권리가 없으면 책임도 없다는 헌법 정신은 지켜진 적이 없습니다!

# 정부가 나서서 비정규직 양산에 힘쓰는 나라

모 공기업의 사내 게시판 글입니다. 이 공기업은 정규직 800여 명에 사내하청만 5,900여 명이죠. 이 기업은 7년간 세계 1위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아프다. 감기 몸살 제대로 걸렸다. 쉬고 싶은데 하청 계약직은 쉴 수가 없다. 예비 인원도 없고 하루 쉬었다간 근태 수당에 교통비까지... 한두 푼 손해가 아니다. 그래도 친절하게 서비스하란다.

기업이 세계 1위면 뭐합니까그것이 노동자와 시민에게 아무 의미가 없는걸요. 특정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비정규직을 많이 쓰면 다른 대기업은 따라하기를 합니다. 실제로 호텔 룸메이드 분야에 사내하청을 쓰기 시작한 것은 업계 1위 특급 호텔이고, 정규직 대신 전 직원 시간제 근로로 바꾼 페밀리레스토랑 또한 첫 시작은 해당업계 1위 기업이었답니다.그 결과 신규 채용부터 비정규직의 비중이 높아지고 실직과 근로 빈곤의 악순환은 커져만 가고 있는것이 현실입니다.

선진국의 공공 부문은 모범적 사용자로서 좋은 일자리를 늘리거나 경쟁 압력에 대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반면 한국의 공공 부문은 오히려 비정규직 활용을 권장한다   

날아라 노동본문 중 발췌 재구성 

 

 


날아라 노동: 꼭꼭 숨겨진 나와 당신의 권리

저자
은수미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10-30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28년간 노동 현장을 지켜 온 은수미가 들려주는 누구에게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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