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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벨트가 가장 공들여 키운 건 ‘중산층’
미국 대통령 중 한 명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2012년 한국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교수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예비대선후보가 루스벨트가 롤모델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교수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이나 시대적 과제를 생각할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루스벨트는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이라는 엄청난 위기 상황 속에서 뉴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경제를 재건했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죠. 이후 미국이 세계 최대의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토대를 닦은 대통령입니다.”라고 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 또한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자신의 롤모델로 루스벨트를 꼽았지요. ▷미국의 진보적 개혁정책을 추진해 복지․공정거래 등 진보적 정책의 기틀 마련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을 설득하는 통합적 리더십 발휘 ▷‘노변정담’을 통한 국민과 소통하고 동행하는 정책을 시행했다는 것이 주요 이유였어요.(언론보도 참조)
루스벨트는 2차 세계대전을 기회 삼아 대공황을 극복했을 뿐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산층은 응답하라』의 저자 톰 하트만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루스벨트 정신을 강조하지요. 프랭클린 루스벨트, 그는 과연 미국의 대통령으로 무엇을 했기에 21세기 대한민국 대선 주자들이 ‘롤모델’로 꼽는 것일까요? <편집자 주>
( 워싱턴 DC 소재 루스벨트 기념관에 있는 루스벨트와 그의 반려견 동상.)
루스벨트 정책의 핵심은 중산층 창출 이었다!
1930년대 내내 루스벨트는 중산층 창출을 위한 정책에 정부의 힘을 쏟았다. 이번에는 자영농이 아닌 산업 노동자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고전 경제학 모델과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실천에 옮겼고, 독자적인 힘으로 현대적 의미의 중산층을 창출해 내는 데 성공했다.
루스벨트는 누진세를 보완 및 강화했고, 사회보장제를 도입했다.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규제를 가했으며, 독점금지법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조치도 취했다. 특히 노동자를 보호하고 세력을 키울 목적으로 노동관계법 제정에 힘썼다. 1935년 공정노동기준법(Fair Labor Standards Act)을 추진해 최저임금제를 도입했고, 일명 와그너법(Wagner Act)이라 불리는 전국노동관계법(National Labor Relations Act)을 제정해 노동자가 직접 노동조합 위원장을 선출하도록 했다.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스스로 민주적인 기관을 조직할 권리를 보장해 준 것이다. 이로써 리바이스에서 재봉틀을 돌리던 플로레스 같은 평범한 노동자가 역사상 최초로 생활임금을 놓고 고용주와 협상할 수 있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에는 누진세를 한층 강화해 현재 가치로 연간 2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고소득층에 최고 90퍼센트 세율을 적용시켰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최고 79퍼센트의 누진세율이 해리 트루먼(Harry S. Truman, 33대 미국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 34대 미국 대통령), 존 케네디(John F. Kennedy, 35대 미국 대통령), 린든 존슨(Lyndon B. Johnson, 36대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37대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 39대 미국 대통령) 등의 행정부를 거치는 동안 변함없이 유지되었다. 이때 미국의 부채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였고, 소득 대부분을 지출함으로써 소비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은 계층의 주머니에 돈이 흘러들었다.
전쟁 때문이라고? 노동조합 강화와 사회적 지출이 핵심!
제2차 세계대전이 대공황을 극복하는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전쟁이 경제적 자극제 구실을 해 많은 기업이 혜택을 봤다고 말한다. (부시 가문이 대표적이다. 독일과 싸우는 바람에 히틀러와 거래하던 부시 가문이 회사를 몇 개 잃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군수 산업에 대한 정부 지출은 도로, 교량, 주택 건설이나 내수 소비재 산업 부문 지출보다 경기 부양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 걸쳐 루스벨트가 입안한 노동조합 강화 정책과 각종 사회적 지출 프로그램이야말로 활발한 시민 참여를 날개 삼아 다시 한 번 중산층 전성기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루스벨트는 경기 부양을 위해 부자의 세금을 깎는 대신 정부 주도의 각종 사업을 통해 노동자 계급에게 곧바로 다가감으로써 경제를 되살리고자 했다. 예컨대 민간국토보존단(Civilian Conservation Corps)은 18~25세 청년을 고용하여 산에 나무를 심고 동물 보호 구역을 건설하고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등 미국 전역의 삼림을 보전하는 사업을 펼쳤다. 공공사업국(Public Works Administration)은 뉴욕시의 트라이버러 브리지 등 사회 기반 시설 건설 사업을 펼쳐 숙련 건설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공공사업진흥국도 맹활약했다. 재능 있는 예술가와 장인 수천 명에게 연극 공연, 벽화 제작, 건물 설계 등 다양한 일을 맡겨 나라 전체의 문화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했다. 정부가 실시한 모든 사업에 고용된 이들은 생활임금을 지급받았고, 이것은 경기 부양에 큰 도움이 되었다.
튼실한 사회보장제로 미래를 예비하다!
또한 루스벨트는 확고한 사회보장으로 국민이 노동의 열매를 즐길 수 있게 해 주었다. 일종의 정부 운영 보험 프로그램인 사회보장제 덕에, 일할 능력이 없는 장애인은 장애 수당을 받아 삶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덜었고 일을 하는 모든 사람은 연금 수당을 받아 은퇴 후 노후 생활에 대비한 저축이 가능해졌다.
루스벨트는 경제를 튼튼하게 만드는 데 진력했고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에도 신경 썼다. 몇 가지 조치를 예로 들자면, 우선 연방예금보험공사(Federal Deposit Insurance Corporation, FDIC)를 설립해 누구나 안심하고 은행에 돈을 맡길 수 있게 했다. 또 중산층이 힘들게 모은 돈을 주식으로 날리는 일을 막고자 무분별한 주식 매매를 규제하는 조치도 실행했다.
1935년에는 공익사업지주회사법(Public Utility Holding Company Act)을 제정하여 대규모 전력 복합 기업을 해체시켰을 뿐 아니라 기존의 독점금지법을 확대 적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국민의 권리를 위해 애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루스벨트의 업적이다. …
미국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로 근로 빈민층이 근로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1960년대에 린든 존슨이 빈곤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서 처음 4년 동안은 빈곤율이 절반으로 떨어질 정도로 사회 이동이 활발해졌는데, 그 뿌리는 뉴딜 정책의 각종 프로그램에서 찾을 수 있다.
민주주의의 테두리에서 돈 버는 것 환영!
루스벨트가 기업에 보낸 메시지는 단순했다.
‘미국에서 돈 버는 것을 환영한다. 정말 그러기를 바란다. 다만 미국 사회의 틀 내에서 미국 민주주의를 이용하여 돈을 버는 것이므로, 민주주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경제는 민주주의에 기여하기 위해 존재한다. 다른 것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사업을 해서 돈을 벌고 싶은가? 노동자와 소비자 보호, 중산층 창출, 그리고 정부의 민주적 운영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한에서는 얼마든지 환영한다.’
- 『중산층은 응답하라』중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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