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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SNS 등 소셜 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유권자들은 항상 특정 성향의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2030세대는 진보적인 성향의 후보를, 미국의 Y세대는 민주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통념이지요. 그러나 『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의 저자 한종우 교수는 이건 그야말로 ‘오해’일 뿐이라고 단언합니다. “오늘의 야당이 내일의 집권당이 되는 경우 젊은 유권자들이 내일의 야당에 동조하는 성향을 띨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는 청년 세대의 정치적 정향을 고정화해 분석하는 것은 옳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한국도 미국도 대통령 선거가 코앞입니다. 두 대통령 선거의 킹메이커는 누구일까요?『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에서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청년 세대, 킹메이커로 서다!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들의 투표 향방에 관한 예측이 가능할까? 2012년 4월 총선에서 어렴풋이나마 그 단서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4월 총선은 20세기 선거의 특징 중의 하나였던 여촌야도 현상을 드러냈고, 또 20세기적 지역주의가 부활한 선거였다. 젊은층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동원 효과가 예상되었지만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만 표출되었을 뿐이다. 총투표 현황을 살펴볼 때 현 여당인 새누리당은 기존의 지지층인 보수적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극대화시키는 응집력과 동원력을 보여 주었다. 반면에 야당인 민주 통합 세력은 지지층의 결집에 실패했다. 전체 투표수에서는 민주 통합 세력이 간발의 차이로 여당에 승리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다음 대선에서 다음과 같은 예측이 가능하다.

집권 여당의 경우 현재의 대결 구도를 무난히 유지한다면 보수적 유권자층의 표는 4월 총선 수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야당인 민주 통합 세력은 후보 단일화 과정의 역동성과 4월 총선에서 실패한 지지층의 결집에 어느 정도 성공하느냐에 달렸을 것이다.

두 정당 후보가 지지층 결집에 모두 성공한다는 가정하에, 결국 적시적소에 집단적으로 몰표를 던질 수 있는 소셜 미디어 주도 세력이 선거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다고 판단된다. 4월 총선에서 서울을 제외한 타 지역에서 저조했던 젊은 유권자층의 참가율이 어느 정도일지에 따라, 또 전국 평균을 웃돌지만 여전히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 지역의 젊은 유권자층에 어느 후보가 더 어필하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대선의 향배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대선은 바로 이 주요 세력이 어느 정당과 어느 후보로 연결되느냐에 당락이 결정되는 경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후보 밋 롬니 간의 여론 조사 결과 자체는 당락의 미래를 점칠 수 없을 정도로 간발의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제도는 각 주에서 단한 표 차로 승리하더라도 인구 비례 원리로 그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간접 선거이고, 50개 주 중에 친공화당 성향과 친민주당 성향이 거의 고정적인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미국 대선은 몇 안 되는 이른바 ‘배틀그라운드 주’에서 집단적 쏠림 현상을 보일 젊은 층 유권자들과 유대인들의 투표에 따라 그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단정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지역주의 구도가 고착된 한국의 상황과 각 주에서 양당에 대한 지지가 고착된 미국의 상황이 매우 유사한 정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 조사 기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는 있지만 현재 그 향배가 결정되지 않은 주는 대략 버지니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오하이오, 위스콘신, 아이오와, 네바다, 콜로라도로 압축되고 있다. 그 외의 주는 이미 특정 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다. 대선 관련 예상 수치를 전하는 웹 사이트인 270towin.com의 경 우 오바마 지지가 확정적인 선거인단 수를 225명, 롬니 지지가 확정적인 선거인단 수를 181명으로,《 뉴욕타임스》는237명 대 206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승리를 결정짓는 선거인단 과반수가 270명인 것을 감안하면, 270towin.com 예측의 경우 오바마는 45명의 선거인단만을 추가하면 당선되는 반면 롬니는 89명을 추가해야 하는 힘든 처지에 있다. 일반적인 여론 조사로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미국 대통령 선거의 진면목이다. 이렇게 몇 안 되는 주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관계로, 이미 지지 여부가 고정되다시피 한 주류 민주당 유권자보다, 집단적 투표 행위가 가능한 소수 집단, 예를 들면 히스패닉, 동성애자 등을 타깃으로 하는 편협적인 정책이 판치는 선거전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당의 정강 정책보다는 후보의 개인적 성향과 특성, 대중적 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매체를 통한 선거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정치 자금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졌으며, 사소한 문제로 선거전에서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등의 부정적 요인은 정보화 시대의 특징이기도 하다.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소수 주에서 집단적 투표 행위가 가능한 젊은 유권자들을 소셜 네트워크로 엮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정보화 시대의 유능한 정치인과 정당이 되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중략)

이처럼 승률 ‘마진’이 크지 않은 정보화 시대 선거에서는 정보 기술을 주로 사용하며 가상 공간에서 정치적 집단 행위의 가능성을 확인해 가고 있는 젊은 유권자층이야말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 『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 중 발췌 재구성

 


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

저자
한종우 지음
출판사
부키(주) | 2012-08-2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다음 대통령, SNS에 물어보라! 노무현과 오바마를 당선시킨 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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