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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커피 전문점인데 가격은 저렴한 그런 곳에 갔다.
그런데 커피를 만드는 아가씨(혹은 아줌마일지도 모른다.
나 같은 사람이야 누구나 아저씨 (뒤에서 보면 할아버지 - 하겠지만)의
태도가 시큰둥 그 자체다.
카페 모카가 뭔지를 몰라 물으니 앞에 조그만 메뉴판에 써져 있단다.
웃지도 않고 말이다.
그래 그냥 아는 거 - 카푸치노 - 를 주문하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조명이 약해서 잔 글씨가 안 보여서리---'
그러나 그 아가씨 대꾸도 않는다.
그냥 '얼마입니다' 하고 끝이다.
주문을 끝내고 테이블에 앉자 동행이 오히려 분개하며 왈,
'그냥 집에 있지, 왜 이런 데 나와 있나 모르겠네요.' 한다.
웃으면서 '그래서 더 서글퍼서 저러는 것 아닐까요?' 하고 대꾸는 했지만 내심은 공감 100%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잘 가는 식당의 싹싹한 서빙 총각을 소개해 주고 싶을 정도다.
내가 늘상 갈 때마다 '자리 옮기고 싶으면 이야기해요.' 하고 넌지시 귀띔하는 총각에게 말이다.
하지만 나올 때 생각하니 나도 참 갑남을녀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흔해 빠진 처세술 책에 나오는 그런 타입을 나 역시 당연시하고 있던 셈이니 말이다.
이러다가는 서비스업체 어디를 가나 맥도날드나 프라이데이식 매뉴얼에 입각한 서비스만 기대할지도 모르겠다.
이게 현대에 걸맞게, 신자유주의 시대에 어울리게 최적화되는 걸까?
글쎄~. 그런 생각은 안 들고 어쩐지 갈수록 통속적이 되어 가는 것만 같다.
입으로는 인류 공영을 외치고, 환경 보전을 주창하고, 더불어 사는 아름다움을 강조하면서 정작 무한 경쟁 사회에서의
강요된 태도를 내심 바라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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