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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난이란 단어는 이제 그다지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습니다. 요즘은 전세대란’도 모자라 월세대란의 시대라고 합니다. 또 다른 새로운 단어 렌트 푸어란 단어도 생겨났고요. 예전에는 전세나 월세 중에 세입자가 임대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나요? 많게는 월 급여의 30~40%를 월세로 내는 사람들에게 저축은 꿈의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에도 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전세에서 월세로, 서울에서 경기로렌트 푸어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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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의 아주경제신문의 뉴스 머리기사입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게 없지요.

노동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만났던 워킹 푸어의 공통점은 여러가지입니다만, 그중 '집'과 관련된 공통점도 매우 컸습니다. 그들은 모두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오히려 더 비싼 돈을 주고 열악한 환경의 '집'과 비슷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었지요.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이야기를 들으며 아래와 같은 조사 결과를 얻지요.

게일은 시내에서 유명한 싸구려 여인숙에서 매주 250달러를 내고 다른 사람과 함께 방을 쓰고 있다. 룸메이트는 친구로 남자인데 자꾸만 치근대서 돌 지경이지만, 게일 혼자서는 방 값을 감당할 수 없다.

 

아이티 출신 요리사인 클로드는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여자 친구, 그리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두 사람과 함께 쓰고 있는데  거기서 나오고 싶어서 안달이다. 지금까지 알아본 바로는 다른 아이티 출신 남자들도 그와 비슷하게 좁은 집에서 여러 명이 함께 산다.

스무 살 난 홀 서빙 종업원 아네트는 임신 6개월인데 남자 친구한테 버림받고는 우체국에서 일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아침 시간에 홀에서 일하는 마리앤은 남자 친구와 함께 1인용 트레일러에서 매주 170달러를 내고 살고 있다.

 

시간당 10달러를 받는 빌리는 우리 중에 제일 부자인데 자기 소유의 트레일러를 갖고 있어서 한 달에 주차 요금으로 400달러만 낸다.

또 다른 홀 종업원인 티나는 남편과 함께 데이스인 모텔에서 하룻밤에 60달러씩 내고 지낸다. 차가 없는 데다 모텔이 허스사이드에서 걸어다닐 만한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마리앤은 세 든 트레일러를 또 다른 사람에게 세주었다가 트레일러에서 쫓겨났고(트레일러 파크에선 세입자가 또다시 세를 놓지 못하게 되어 있다), 그 후에 마리앤은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티나 부부와 함께 모텔 방에서 살고 있다.

조앤은 우아해 보이는 다양한 의상들로 나를 깜빡 속였는데(식당 홀 안내원은 사복을 입게 돼 있다),

밤에는 쇼핑센터 뒤쪽에 주차해 놓은 밴에서 살고 있다.그녀의 옷들도 중고품 매장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빈곤 속의 삶도 시작 조건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바버라 : “아니 어떻게 하루에 40달러에서 60달러를 방 값으로 낼 생각을 해요?”

내가 무슨 수로 한 달치 아파트 집세에다가 보증금을 마련하겠어요?”

임금은 너무 낮고 집세는 너무 높다.

임대료 문제는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 심지어 교육 수준이 낮은 저임금 노동자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시장이야, 멍청아.’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동일한 조건으로 동일한 주택 시장에서 경쟁한다면 가난한 사람은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자들은 빈자들보다 더 많은 임대료를 내겠다고 할 수 있고, 빈자들의 셋집이나 트레일러 파크를 아예 통째로 사서 그 자리에 콘도나 맥맨션(McMansion, 맥도날드 음식처럼 싼 값에 공급받을 수 있는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크고 화려하기만 한 집을 비하하여 일컫는 말옮긴이)이나 골프장 또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뭐든 지을 수 있다.

주가와 회사 임원들의 월급이 뛰어 오르면서 부자들의 수는 더욱 늘었고 가난한 사람들은 도리 없이 집세를 더 내거나, 더 낡은 집으로 옮기거나, 직장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했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출퇴근하기에 가깝고 편리했던 키웨스트의 트레일러 파크는 절반 크기의 트레일러 한 달 사용료로 625달러를 요구했다. 그런 월세를 낼 수 없는 빈민들은 주거지를 찾아 점점 더 멀고 인기 없는 외곽 지역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노동의 배신발췌

 


노동의 배신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6-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긍정의 배신]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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