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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출장의 맛은 잠깐씩 주어지는 개인 시간 혹은 관광 아니겠습니까.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출장을 다녀온 미남자와 콘돌, 우주보안관 또한 프랑크푸르트에서 벗어나 파리로 날아가 짧은 관광을 즐긴 모양입니다. 그러니 이 글은 도서전이나 도서와는 전혀 상관 없는 그야말로 여행기가 되겠습니다. 우주보안관이 주말 내내 공들여 편집한 37% 정도 부족한 출장기, 마지막 편입니다. 모두 즐겁게 읽어주세요! <편집자 주>

 

그럼 파리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 도서전 이후



파리입니다.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정리해 쓸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네요.

 

프랑스 여자가 왜 예쁜고 하니

 

오래되고 커다랗고 폐쇄적인 건물들, 독일 사람보다 한참 키가 작은 사람들(콘돌은 살기는 독일이 좋은데, 여자는 프랑스 여자가 더 예쁘대요. 제 보기엔 키때문인 것 같아요, 소근소근), 눈에 띄게 섞인 다양한 인종, 지저분한 길거리와 맡기 힘든 냄새. 그래도 여기도 뛰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여기선 저도 걸었습니다. 백 번 뛰어야 서울로도 프랑크푸르트로도 갈 수 없으니까요.





     ← 파리의 그녀, 혹은 Konny의 그녀

         여기저기 많더라고요.


























찢어진 그녀 ↑

조금 다르게 생겼지요.

길에 그린 여성 초상화는 요즘 이런 느낌이 유행인 걸까요?



우리 모두의 그녀 

그녀가 울고 있네요.







Be careful, "Paris is magical".










팡테옹Pantheon 계단 ↑ 

소라껍질 자국은 뭔가요?

굉장히 많던데.




팡테옹에서 소르본 대학은 아주 가까워요.

가는 길에 있는 건물 한 켠에 

누군가 누군가의 사진을 붙여놨네요.

누굴까요? →









           ←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파리에 있는 노트르담을 지칭할  

           땐 꼭 파리까지 붙여야 합니다. 프랑스엔 노트르담 성당이 

           아주 많거든요). 아름다웠어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고, 평일에 가신다면 꼭 내부에 들어가 보세요.

           사진 검색만 해도 내부 사진은 잔뜩 나오지만 그래도, 직접 보세요.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가는 길. 쉿  →



퐁피두 센터 1층 서점에선 책을 몇 권 질러왔어요. 양질의 예술 서적이 

이렇게 다양하고 이렇게 저렴하다니! 놀랍고 부러웠어요.







    ← 퐁피두 센터, 프랑스 국기, 행인, 노부부의 점심과 개







   퐁피두 센터, 얼후를 연주하는 아저씨와 피에로 ↓

   얼후는 우리나라 해금과 비슷한 중국 전통악기예요. 

   전엔 해금처럼 명주실로 현을 만들었지만, 문화혁명 때 금속 현으로 바꾸었죠. 

   그날 저 아저씨를 하루종일 마주쳤어요. 숙소 근처 지하철역에서, 퐁피두 센터 곳곳에서, 

   다른 골목길에서. 아침 먹고 보고, 점심 먹고 또 보고.









                                 















시청 앞
Place de l'Hotel de Ville(위)과 세느 강La Seine(아래). 그날의 햇살이 보이세요? 다리 이쪽편 자물쇠는 꽉 차서 반대편에 채우기 시작했더군요.























예쁜 테이블. 간판 시리즈, 창문 시리즈, 문 시리즈 여러 가지 생각해봤지만

(단 이틀치인데도)너무 어마어마해서 포기



















              ← 이 건물 벽면은 왜 직선이 아닌가요? 설명해 주실 분 찾아요 ;o;



        









         스티커와 자전거 ↓



        






아니, 식신에게도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이? 

 

1845년에 처음 문을 연 음식점 '뽈리도르Polidor'(여기서 식사를 하신 콘돌은 다음날 속이 안 좋아 고생하셨더랍니다. 비교적 젊은 편인 저한테도 여기 음식은 몹시 느끼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남자가 남긴 스테이크까지 다 먹어치웠다능;; 가보실 분들은 조심!)를 찾다 접어든 시장 골목(음식점은 이 시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 에 붙어있는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s> 캐릭터 모자이크. 파리 곳곳에서 발견되었고, 후일엔 파리뿐만 아니라 세계 도시 곳곳에서 발견된다죠. 저도 몇 개 찍어 모은 게 있는데, 개인적으로 특별히 아끼는 건 카트만두Kathmandu에 있는 거예요.





































                                                떠나는 날 버스에서 발견한 것도 한 컷 →




귀여운 자동차 ↓ 와 귀여웠던 자동차도 ↘ (사진을 잘못 찍어 그렇지, 
실제로 보면 아, 참 예뻤겠구나 싶은, 아담하고 귀엽고 낡은 차였어요) 
















미녀는 콘돌의 영어를 춤추게 한다!   

                                                                                                                        
      파리 둘째날, 우주보안관이 오르세Musee d'Orsay에서 6시간을 보내는 동안 
      콘돌과 미남자는 재빠르게 오르세-샹젤리제L'avenue des Champs-Elysees-개
      선문Arc de triomphe de l'Etoile-에펠탑La Tour Eiffel을 돌았습니다. 그리고 
      남자의 충격 증언! 콘돌은 언제나 "영어는 듣는 것도 보는 것도 되는데, 
      하는 게 안 된다"고 누차 강조를 하셨더랍니다.
      그런데 에펠탑에서 미쿡서 온 아가씨랑 호주서 온 아가씨랑 유창하게!
      오랫동안! 아주 많은! 대화를 하셨더라죠. 해외 저작권사 미팅할 때 
      항상 저나 에이전트에게 전달해 질문해오던 그분께서! 
       "그 아가씨들도 영어가 짧더라고."  하시더라고요. 네네, 그럼요, 
       미쿡서 온 아가씨도, 호주서 온 아가씨도, 한국서 영어를 가르쳤다던 
       그 아가씨,  영어 물론 짧았겠죠, 다 압니다, 콘돌 부장님.
       (참고: 콘돌 부장 첫방 날)


       그리고 마지막날, 룩시장, 루브Musee du Louvre, 오페Opera de
        Paris 등지를 거쳐 몽마르뜨Montmartre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예술가의 낭만보다는 상업화된 골목과 시큰둥한 관광객과 하얀 
       성당만 남은 작은 언덕에서 마지막 식사, 마지막 커피를 먹었어요.


       마치고 내려가는 길에 발견한 '무거운 정지' 




















파리의 얼굴, 몽마르뜨의 돌길
 
마지막 사진은 몽마르뜨의 돌길. 잘 어울리는 얼굴이에요. 저한텐 이 사진이 파리의 얼굴처럼 보이네요.
독일에서 새 신발 사고, 이건 버리고 와야지 했던 스니커즈도 쵸큼 보이네요. 도서전 첫날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신발의 앞으로 뒤로 바닥으로(!) 비 새던 이 녀석, 어쨌든 지금도 신습니다. 혹시 길 가다 저 신발 보이면 인사해주세요(저 말고 신발한테. 전 도망 갈 거예요). 안에 보이는 파란 양말은 6년 전 터키항공Turkish Airlines에서 받았어요. 비행기 안에서 신고 자라고 나눠준 저질 수면양말인데 그럭저럭 (6년 뒤)하루 잘 신었어요. 귀국 비행기에선 그때 같이 받았던 안대도 썼다능  :D






어딘가 먼 데 다녀와서 이렇게 공개적인 글을 남기는 건 처음이에요. 그보담도 제가 쓴 걸 공개하는 거 자체가 드문 일이죠. 찍은 사진을 외부에 보이는 일도 처음이고요. 손에 익은 카메라로 찍었더라면 새끼손톱 반쪽만큼은 나은 사진이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충전기도 배터리도 가져가곤 카메라만 놓고 갔지 뭐예요  사진 찍겠다고, 어딘가에 공개하겠다고 허락 받지 않은 사람들의 얼굴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군요. 가린다고 가렸는데, 혹 가려지지 않은 얼굴이 보이면 알려주세요.

관광명소 사진이 하나도 없어 이게 뭔가 싶은 분들이 계실지도. 검색만 하면 멋진 사진이 각도별로 뜰 텐데, 굳이 제가 거기 한몫하면 공해다 싶어 그때 그 자리, 그 사람, 그 바람, 그 순간이어야 하는 사진들을 올려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대신 원문 혹은 영문 표기를 충실히 달아두(려고 노력하였)으니 G님, N님, D님, Y님께서 답해주시기에는 모자람이 없으리라 믿습니다.

 
37% 부족한 출장기,
어설프고 재미없어도 그러려니 해주세요.
저는 지구인이 아니라 우주보안관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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