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부키에서 막내 1~2등을 다투고 식신으로도 1~2등을 다투는 저작권 담당 우주보안관 겸 야크(이 글을 통해 우주보안관으로 닉네임을 줄였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는 지난 10월 10일부터 10월 18일까지 긴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바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미남자와 콘돌과 함께 간 것이지요. 출장이 힘들었는지 얼굴이 팍 삭아 왔습니다만, 그래도 부키 블로그 이웃들을 위해 간단한 여행기를 준비했네요.(물론 의무였습니다) 식신답게 도서전을 갔으면서도 음식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앞으로 그 이야기 세 차례에 걸쳐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1. 도서전 편
안녕하세요, 멋있는 우주보안관()입니다[제가 왜 야크라는 말을 꺼냈을까요 야크Yak 그래도 괜찮아요, 야크는 귀여우니까(치즈도 맛있고. 야크치즈를 잔뜩 먹을 수 있다면 야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마 안 되겠지).
저는 얼마전 두 어르신 - 콘돌, 미남자를 모시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다녀왔습니다. 12일부터 16일까지 도서전 기간인데, 저희는 14일 저녁에 파리로 출발해서 17일 오후에 한국행 비행기를 탔지요. 지금부터 그때 얘기를 조금 풀어볼까 합니다.
사소한 야심 - 리코더도 고쳐야지!

리코더에는 바로크식(영국식) 리코더와 독일식 리코더가 있어요(구글에서 리코더를 쳐보세요). 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산 바로크식 리코더를 하나 가지고 있지요. 오른쪽에 있는 저 예쁜 녀석요, 붉고 짙은 장미목으로 만든 거예요.
가난뱅이로 여기저기 떠돌면서 도미토리 룸 하나 못 구하고 밤기차를 전전하며 다닐 때 손 떨면서 질러와 때 맞춰 코르크 그리즈 바르고 목재 왁스 발라가며 관리하는 녀석이에요. 그런데도 코르크에 약간 상한 데가 생겼어요. 그래서 사장께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다녀오라 하셨을 때 베란다에서 팔짝 뛰다 아래로 떨어질 뻔, 출장길에 고쳐오겠다고 주섬주섬 챙겨갔습니다. 질 좋은 스니커즈도 사고, 튼튼한 캔버스천 가방도 사고(저는 고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가죽 제품 사용은 되도록 지양하고 있습니다), 리코더도 고쳐오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었지요.


도서전 첫날, 10월 12일.
바람이 몹시 불고 하늘도 우중충합니다. 보이시죠, 저 바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정식 명칭은 Frankfurter
Buchmesse(Frankfurt Book Fair), messe에는 박람회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지하철 U-bahn이나 전철 S-bahn의
Messe역에서 내리시면 도서전 장소로 바로 연결됩니다.
도서전 외부에도 저렇게 헌책이며 잡화를 놓고 파는 벼룩시
장이 서더라고요.

벼룩시장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해머링 맨Hammering Man>
의 뒷면이 보입니다.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앞 <해머링 맨> 바로 다음으로
큰 망치질이죠.
조나단 보로스키Jonathan Borofsky라는 미국 작가가 모든 노동자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고 해요. 프랑크푸르트와 서울 외에도 시애틀, 뉴욕, LA 등지
에 있지요. 현대미술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예요. 프랑크푸르트
와 썩 잘 어울리는 망치질인 것 같지 않나요?


왼쪽 사진, 프랑크푸르트의 거대한 랜드마크, Messe Frankfurter의 제일 높은 건물입니다. <해머링 맨>의 왼쪽으로도 살짝 보이지요? 각종 박람회가 끊이지 않고 열리는 곳입니다. 이번 도서전 전에는 제가 알기로 모터쇼를 했을 거예요.
오른쪽, Eingang은 입구라는 뜻입니다. 근데 실은 여기까지 찍은 사진 전부 나오면서 찍은 거예요. 시내로 점심 먹으러 나가는 길에. 도서전 내부에서도 식음료를 아주 많이 팝니다. 각관마다 곳곳에 커피며 간단한 요기거리를 팔지만, 비싸고 맛은 별로예요. 그런 때 우리가 찾아야 할 곳은 바로 여기, 4관 3층에 있던 Gourmet Gallery.
요리책만이 아니고, 각종 주방기구를 전시하고 시연도 해보입니다. 시연! 요리 시연을 해보이면 남는 건 뭐죠? 당연히 음식이죠. 그걸 와인이나 샴페인, 주스 등과 함께 관람객에게 나누어줍니다.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해서 저랑 콘돌과 미남자께서는 한 번도 못 먹었어요.
그치만 오스트리아 홍보관에서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끊임없이, 무제한 나누어주어서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답니다.



먹을 거 얘기 나온 김에, 이렇게 사과를 늘어놓고 전시하는 출판사도 몇 군데 있었어요(식음료와는 상관 없는 출판사). 예쁘죠? 사진을 찍고 있자니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가라고 해서 하나 가져왔어요(얼굴도 고운 분이 마음씨도 고와!). 진짜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가면 저기 남는 게 없었을 거예요. 도서전을 위해 몇 달 전부터 미리 주문해 덜 익은 사과에 스티커를 붙이고, 익어서 딴 뒤에 스티커를 떼어내니 저렇게 출판사 로고가 곱게 남았네요.

부엉이 로고가 여기저기서!
오른쪽은 Ullstein 출판사의 로고 부엉이 모양으로 만든 책꽂이입니다. 예쁘죠? 유럽이나 영미 출판사 중에는 부엉이를 로고로 사용하는 출판사들이 많습니다. 전 여행을 가면 뭔가 이런 소소한 데 꽂혀서 열심히 모아찍길 좋아해요. 이번 도서전에서는 부엉이 로고, 프랑크푸르트 시내와 파리에서는 고양이(그림, 간판, 소품 등)을 열심히 찍어왔죠.




다양한 방식의 인쇄를 시연해보이기도 했어요.
아래 보이는 4관에서는 이렇게 3, 5, 6, 8관 등으로 이동하
기 좋고, 기념품 판매도 활발합니다. 사진 오른쪽으로는 각
종 문구류를 팔고 있었고요, 바깥으로 나가 벽을 따라서는
여러 가지 소품을 내놓고 파는 벼룩시장(?)이 섰지요.

4관 옆 벼룩시장 가게 중 한 군데서 팔고 있던 돌로 깎아 만든 책입니다. 구경하는 사람은 많았는데, 사가는 건 못 봤어요. 저걸 어떻게 가져가서 어디에 꽂겠어요.


아래는 저희가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고, 미팅도 잦았던 8관입니다. 제일 재미없고 맹맹하기도 하고요.
Penguin, Wiley, Random House 등의 대형 출판사 몇을 제외하면 대체로 부스도 작고, 진열된 책도 많지 않았어요. 부스 안에 준비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열심히 저작권 상담을 하고 왔어요.
보고 싶다고 신청해온 책 중 얼마나 부키 이름표를 달고 한국 독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3관엔 아동 도서와 각종 캐릭터 도서 및 상품, 신기술(!)을 도입한 도서들이 전시돼 보는 즐거움이 있었고요, 책의 미래와 새로운 형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을...(했을까요?) 독일 출판사가 들어가 있는 5관, 그 외 각종 해외 출판사(한국 포함)가 들어가 있는 6관 역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6관에선 역사 오래된 프랑스 출판사들이 눈을 즐겁게 해주었어요. 부스도 큼직큼직하고요. 책도 잔뜩 진열되어 있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출판사 부스도 나와있어 반가웠습니다. 3, 4관에선 문구류나 캐릭터 상품 같은 건 직접 소소하게 구입할 수도 있고요.

사진도 많이 찍어왔는데, 저작권 때문에 겁나서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콘돌과 미남자가 특별히 사랑했던 책도 있었는데, 꼭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군요.

그리고 SF와 판타지 소설 출판사 해적 아저씨와 굳은 동맹(!)을 맺은 미남자+오른손으로 그린 가면(오른쪽).
이 사진 찍고 나니 같은 출판사의 다른 사람이 와서 명함을 주고, 또 다른 사람이 와서 도서 목록을 내밀더라고요.
"야, 얘들 아주 체계적으로 영업하네."
미남자가 하하 웃었습니다.


8관엔 이렇게 구글 부스도 있습니다. 기술 소개하는 자리도 있었고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엔 각종 포럼이며 강연이 활발합니다. 그걸 다 찾아보다간 아무 것도 못 할 것 같아 들어가보진 않았어요(절대 못 알아들어서는 아닙니다, 절대로
).


눈치 채셨겠지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규모는 어마어마합니다. 굉장히 커요. 하나의 출판사도 아동과 만화는 3관에, 인문사회과학은 8관에(혹은 5, 6관에), 이런 식으로 분야별로 나뉘어 있기도 하고요. 저작권 상담 테이블도 부스 크기와 비례해 잔뜩 놓여있습니다. 제가 한쪽에 앉아 미팅하는 동안 다른 담당자는 바로 옆테이블에서 딴나라 출판사 담당자와 열을 올리고 있는 식이지요. 그놈의 미팅 시간 맞추느라 그 넓은 델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 셔틀버스도 있다는 거. 자주자주 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규모는 어마어마합니다. 굉장히 커요. 하나의 출판사도 아동과 만화는 3관에, 인문사회과학은 8관에(혹은 5, 6관에), 이런 식으로 분야별로 나뉘어 있기도 하고요. 저작권 상담 테이블도 부스 크기와 비례해 잔뜩 놓여있습니다. 제가 한쪽에 앉아 미팅하는 동안 다른 담당자는 바로 옆테이블에서 딴나라 출판사 담당자와 열을 올리고 있는 식이지요. 그놈의 미팅 시간 맞추느라 그 넓은 델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 셔틀버스도 있다는 거. 자주자주 옵니다.

여기까지 해서 도서전 참관기는 끝.
놓치지 마세요, "있어 보이긴 하는데 37%, 몹시 부족한 출장기: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2, 시내 편"이 이어집니다!
* 출장'기'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출장은 충분했어요. 오해 없길 바랍니다 :)
'부키 일상다반사 > 남의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럼 파리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 도서전 이후 (0) | 2011.10.24 |
---|---|
프랑크푸르트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2. 시내편 (0) | 2011.10.24 |
여름 휴가에 읽으면 좋을 책 - 부키 사람들이 뽑은 남의 책 (0) | 2011.07.28 |
2011 런던 도서전 구경하기 (0) | 2011.04.20 |
세계 각국의 도서전을 소개합니다 (0) | 2011.03.18 |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Total
- Today
- Yesterday
링크
TAG
- 영어
- 바버라에런라이크
- 힘이되는한마디
- 김용섭
- 힘이 되는 짧은 글귀
- 셰릴스트레이드
- 비즈니스영어
- 비즈니스·경제
- 교양과학
- 직업탐구
- 남회근저작선
- 아까운책2012
- 직업의세계
- 부키전문직리포트
- 와일드
- 지난10년놓쳐서는안될아까운책
- 최광현
- 안녕누구나의인생
- 가족에세이
- 장하준
- 셰릴 스트레이드
- 부키 전문직 리포트
- 진로지도
- 문학·책
- 어학·외국어
- 자녀교육
- 가족의두얼굴
- 남회근
- 긍정의배신
- 심리에세이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