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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를 읽기 전>은 조선 시대 대표 교과서 격인 천자문, 동몽선습, 통감절요, 소학, 내훈, 명심보감엣 가려 뽑은 구절을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는 개념과 언어로 설명하는 책입니다. 그야말로 천자문에서 소학까지 한 권으로 배우는 고전 입문이자 맛보기라고 할 수 있지요. 조선 시대 대표 교과서 여섯 권의 개요, 슬쩍 살펴볼까요.

조선 시대 대표 교과서 무엇이 있을까?

 

천자문

한자를 배우기 위해 가장 많이 읽혔던 요즘 말로 하면 베스트셀러 중의 베스트셀러입니다. 예비 선비들이 가장 먼저 배우고 익히는 책 중의 하나입니다. 천자문의 내용은 우주에 대한 묘사로 시작해 자연의 이치, 중국의 고대 신화,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한 방도, 사람 사이의 예의범절, 통치자의 덕목, 중국의 도읍지와 자연 풍경을 거쳐 중국 고대 역사와 인물, 제도, 한문 어법에까지 이르고, 주제만 놓고 보면 천문, 신화, 자연, 인륜, 도덕, 역사, 인물, 지리, 예절 등 평생 공부할 내용이 다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글이 시적이고 압축적이어서 막상 천자물 구저구절을 세세하게 파고들면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만만치 않은 책입니다. 천자문은 그 속에 담긴 지식을 배우기 위한 교재가 아니라 한자 1000자의 음과 뜻을 익히기 위한 교재로 사용되었기 때문이죠.

동몽선습

여덟 살에서 열다섯 살 정도의 예비 선비가 천자문을 떼고 사서삼경에 들어가기 전에 배우는 교재입니다. 인륜의 원칙을 다섯 가지로 간략하게 제시하고 이후 유학의 기본 원리와 중국과 우리 역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선조 초 세자 교육용 교재로 채택되어 주목받기 시작했고, 영조가 그 내용을 높이 평가하면서 조선 후기 들어 천자문에 버금가는 인기 학습 교재로 떠올랐습니다. <동몽선습>은 비슷한 단계의 책 중 거의 유일하게 단군 시대부터 조선에 이르는 자국의 역사를 다루었는데 그 내용이 일제에 대한 저항 의식과 맞물리자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부는 서당 교재에서 동몽선습을 제외시키기도 했습니다.

통감절요

조선 시대에 가장 대중적으로 애용되었던 한문 입문서이자 중국 역사서로, 중국의 3대 역사서 중 하나인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요약한 것입니다. 통감절요에는 고사성어가 참 많습니다. ‘옛 사건에서 뽑아낸 말정도로 요약되는 고사성어는 현실과 삶의 문제를 비춰 보는 역사 속 사례인데, 그 예들이 통감절요에는 차고 넘칩니다.

소학

조선 시대 선비들이 어린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교재였습니다. 공부의 원칙을 세워주는 입교’, 인간관계 속에서 사람 사는 길을 밝혀 주는 명륜’, 몸과 마음 닦는 방도를 알려 주는 경신’, 옛 사람의 삶을 살피는 계고로 나눠져 있다. 외편은 과거 인물들의 좋은 행동과 말을 모아놓은 선행가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학은 아이들이 지켜야 할 생활 규칙과 예절 모음집이라 할 수 있죠. 다만 현대적 관점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 두드러지고, 특히 여성과 관련된 언급들은 현대 사회에서 수용할 만한 견해를 찾기가 힘들므로, 이 책을 읽을 땐 그것이 900여 년 전 선비 집안의 생활을 모델로 쓰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내훈

여자가 며느리이자 아내로서, 엄마이자 집안의 관리자로서 지켜야 할 원칙과 태도를 알려 주는 게 주목적인 책입니다. 내훈의 가장 큰 특징은 내용보다 편집 체재에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언해본, 즉 한글 번역본으로 출간되어었으며, 언해본이 기본 교재 노릇을 했습니다. 또 원문의 한자음은 물론 한자 사이사이에도 구결이 다 달렸고, 번역문 중간중간 어려운 한자에 대한 해설이 붙어 있는 친절한 편집으로 한자를 잘 몰라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내훈을 읽는 일은 곧 한글을 공부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명심보감

일종의 격언집으로, 도덕 원칙을 제시하기보다 어떤 행위가 주는 효과나 유용함, 즐거움이 강조됩니다. 말조심하기, 분수 지키며 살기, 적을 만들지 않기, 참으며 살기 등의 태도도 설명하지요. 어느 정도 한자를 깨친 예비 선비가 한문과 삶의 윤리를 익힐 때 쓰는 입문서로 수준은 동몽선습과 비슷하지만 다른 교재에선 다루지 않은 노자나 장자의 말씀, 불경 나오는 어록들이 꽤 실려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꼬장꼬장한 유학자들이 보기에 용납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은 셈이지요.

 


논어를 읽기 전

저자
정춘수 지음
출판사
부키 | 2013-07-17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지금으로부터 짧게는 불과 100여 년 전, 길게는 5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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