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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오빠와 사랑하는 부모님 때문에 고민하는 이에게 _ '슈거' 셰릴 스트레이드의 조언
슈거에게
저는 기억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오빠에게 계속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 오빠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 오빠가 전과 때문에 직장도 구할 수 없어서 부모님이 식비며 아이들 교육비며 온갖 양육비를 모두 내주고 있습니다. (…) 부모님은 오빠가 어렸을 때는 이렇게 심하지 않았다면서 약물 탓을 합니다. 제 생각에 오빠는 그냥 악마 같아요.
이런, 크리스마스 문제로 간단히 질문하고 끝내려 했는데 얘기가 길어졌네요. 엄마를 지긋지긋한 화냥년이라 욕하는 사람과는 같은 식탁에 마주앉고 싶지도 않습니다. 크리스마스면 모두 모이는 것이 우리 가족의 연례행사예요. 그런데 이번에는 가족 모임에 참석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빠가 오면 전 빠지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 크리스마스에 오빠를 보지 않겠다는 제 선언이 무의미한 행동이 될까 봐, 저 때문에 부모님의 인생에 극적이고 고통스러운 일이 더 많아질까 봐 걱정됩니다. (…) 부모님이 자꾸 받아주니까 오빠가 더 그러는 거라고, 단칼에 잘라 버려야 한다고 얘기해도 부모님은 들은 체도 안 합니다. 그분들의 마음을 바꾸겠다는 건 예전에 포기했어요.
제가 오빠와, 또 부모님과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지 않겠다고 하면 부모님이 상처를 받을 거예요. 그런 선택이 당신들에 대한 비난이라 생각할 거예요. 슈거, 어떻게 하면 좋죠? - C
C에게
크리스마스를 망치세요. (...) 이건 진부한 말이지만 더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선을 그으세요. (...) 선을 긋는다는 것은 그분들에 대한 당신의 사랑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이건 비난도, 벌도, 배신도 아니에요. 순수하게 평화적인 방법이죠.
선을 긋는다는 건 당신이 타인에게 용인할 수 있는 행동이라 정의내린 기본 원칙이고, 또 그런 행동에 대해 당신이 응당 보여야 할 반응입니다. 선을 그음으로써 상대에게 당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 주고, 또 당신 자신에게도 스스로를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 알려 주게 되죠.
(...) 당장 떠나세요. 당신만의 세계를 꾸려야 해요. 지금은 첫걸음만 내디딜 수 있겠지만 가족에게 깊이 박힌 병폐를 뿌리까지 뽑아내려면 몇 년은 족히 걸릴 거예요.
그럼 크리스마스 얘기를 해 볼까요. (…) 당신의 부모님은 좋은 분들이지만 악몽 속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 당신은 지금 구경꾼처럼 뒷짐 지고 있지만 가만히 있으면 안 돼요. 이건 제가 하는 말이 아니라 당신이 스스로에게 하고 있는 말이에요. 가만히 있지 마세요.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하고, 그저 사랑해 드리세요. 멋진 딸의 모습을 보여 드리세요.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자기 파멸의 늪에 빠지진 마세요. 오빠와 모든 연을 끊겠다고 말하고, 크리스마스나 그 이후에 부모님을 따로 만날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크리스마스를 혼자 보내게 되는 한이 있어도 부모님에게 설득당해 마음을 돌리지 마세요.
오빠의 폭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야 할 길로 첫발을 내디디세요.
(…) 새롭게 선을 그으면 분명 가끔씩 갈등과 슬픔이 찾아 오겠지만 당신의 삶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거예요. 그리고 아마도, 이건 그저 가정일 뿐이지만, 당신의 결정이 본보기가 되어 부모님도 스스로 변화를 찾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 주고픈 말이 있어요. 상황이 어지러울 만큼 복잡한데도 당신은 무엇이 옳은지 흔들림 없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동적이네요. 아는 그대로 행동하세요. 물론 힘들 거예요. 앞으로 하게 될 그 어떤 일보다 힘들고 어려울 거예요. 그 와중에 주저앉아 엉엉 울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다 괜찮아질 겁니다. 제가 약속할게요. 당신의 눈물은 슬픔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그건 안도의 눈물이기도 하답니다. 그 덕분에 더 좋아질 거예요. 당신은 더 강하면서 부드러워지고, 더 깨끗하면서 더러워질 거예요. 자유로워질 거예요.
눈부시게 멋진 다른 인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슈거
- 셰릴 스트레이드, 『안녕, 누구나의 인생』 중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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