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랑에 빠진 중년의 유부남에게,  ‘슈거’ 셰릴 스트레이드의 충고

슈거에게

사랑에 빠졌습니다. 장난이 아닙니다. 중년의 유부남인 제가 친구에게 흠뻑 빠져 버렸습니다.  고등학생 때처럼 한껏 들떴어요. 땀에 젖은 손바닥, 마음이 산란해지고 아찔해지는 어린 시절 풋사랑의 기억이 전부 되살아났습니다.  지금까지 가벼운 불장난 이상으로는 나가지 않았지만, 전 이제 고등학생이 아니잖아요.  제 질문은‘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가 아니라(제대로 처신해야 한다는 건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들뜨지만 괴로운 이 에너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입니다. - 흠뻑

 

흠뻑에게 

 

흠뻑 빠진 상대를 피하고  “들뜨지만 괴로운 에너지”를 가장 중요한 결혼 생활에 다시 쏟아부으세요.

 이번 주에는 아내와 달콤한 시간을 보내세요. 오늘 밤 아내와 화끈하게, 기분 좋게 잠자리를 가지세요.

 함께 산책을 오래 하거나 여유롭게 저녁을 먹으면서 당신의 사랑을 계속 굳게 이어 나가겠다고 애정을 담아 얘기해 보세요.

갑자기 흠뻑 빠진 사랑을 이어가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 분명하니, 그런 자신을 믿고 또 그 신념에 감사하세요.

제 편지함은 마음이 분명치 않아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의 편지로 미어터진답니다.

그들은 우유부단함과 죄책감, 욕망으로 고통스러워해요.  X를 사랑하지만 잠자리는 Z와 하고 싶어 하죠이런 괴로움은 일부일처제를 따르는 사람이면 거의 모두 언젠가 한 번쯤은 겪게 됩니다.

 

Z는 눈부시게 빛나고 수정처럼 맑아요.

재활용 쓰레기를 갖다버리지 않았다고 으르렁거리지도 않죠. 실랑이를 벌일 일도 없습니다.

시간 없다며 닦달하지도 않아요.

Z는 아무도 타지 않은 오토바이와 같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답죠. 하지만 아무 데도 가지 않아요. —슈거

 

- 셰릴 스트레이드, 『안녕, 누구나의 인생』 중 발췌 재구성

 


안녕 누구나의 인생

저자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출판사
부키 | 2013-03-18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와일드]의 작가 셰릴 스트레이드, 누구나의 인생 고민을 마음으...
가격비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