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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 노트 : 『얽힘의 시대』
생생한 책 무거운 책 반짝반짝 빛나는 책
자, 이번 마케터 노트는 20세기 양자 물리학의 역사를 대화로 재구성한 『얽힘의 시대』 뒷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 눈치채셨나요? 맞습니다. 앞이야기를 할 정도로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예, 예, 그렇습니다. 저도 지금 읽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편집자가 충분히 조사한 내용이니까 틀리진 않을 겁니다.
먼저 저자 얘기부터 할까요?
『얽힘의 시대』저자 루이자 길더는 참 독특한 사람입니다.
현재 매사추세츠 주 버크셔 힐의 산자락에서 동물들을 기르면서 생리학 관련 새 책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은둔 생활까지는 아니라 해도 ‘양자 얽힘’에 관한 책을 쓸 정도의 저자라면 실험실이나 학교에 있을 법한데 말이죠.
『얽힘의 시대』를 집필하는 동안에는
캘리포니아의 한 염소 농장에서 젖 짜기와 치즈 만드는 일도 병행했다고 하니
루이자 길더는 ‘동물’과 함께 해야 글이 써지는 걸까요.
(왼쪽 사진이 저자 루이자 길더입니다. 귀엽죠?)
『얽힘의 시대』는 무거운 책입니다.
여기서 무겁다는 것은 내용이 아니라 그야말로 책의 무게를 말합니다.
루이자 길더는 자료 수집과 집필에만 장장 8년 반의 시간을 사용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결과물이 참 대단합니다.
프롤로그와 36막으로 구성된 본문 및 에필로그 원고는 2300매, 핵심이 되는 물리학 용어 설명과 본문을 가득 채운 인용문의 출처를 세세히 밝힌 미주만 해도 근 1000매에 이를 정도로 장대합니다.
여기에 주연과 조연, 단역으로 등장해 다양한 개성을 드러내는 수많은 물리학자들의 삶과 이론을 주제별로 찾아보도록 종횡으로 연결된 인덱스가 30여 쪽에 이르지요.
한마디로 종이가 많이 든 책입니다.(한국어판은 725쪽입니다)
『얽힘의 시대』는 생생한 책입니다.
일반 독자에게는 생소한 ‘양자얽힘’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렇게 재미있게 쓸 수도 있는 거군요.
루이자 길더는 어떤 개념이든 강의실에서 설명하듯이 소개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물리학 교과서에서 받는 느낌 때문에 물리학은 틀 속에 갇히고 말았다. 교과서 속의 물리학은 진공 밀폐된 상자 속에 들어 있는 완벽한 조각상처럼 보인다. (…) 교과서에 나와 있는 단순하기 짝이 없는 설명 때문에 각 개념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 줄 온갖 구불구불하고 기이하고 매력 넘치는 길들이 제대로 드러날 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대신 논문, 신문, 잡지, 책, 편지, 비망록 등 온갖 출처에서 나온 인용문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모두 정확한 사실 기록과 생생한 묘사를 위해서였고,
그 결과 이론 설명을 중심에 둔 것이 아니라 이론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
그 속에 물리학자들의 삶을 녹여 내면서 생명력 있는 이야기가 탄생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얽힘의 시대』는 양자론과 물리학자들의 삶이 한데 어우러져
풍성하고 드라마틱한 한 편의 대하 다큐멘터리가 된 것이지요.
여기에다 저자의 시적이고 서정적인 묘사, 물리학자들만이 표현할 수 있는 물리 이론에 비댄 재치 있고 유쾌한 농담이 곁들여져 읽는 재미를 더하고요.
『얽힘의 시대』는 반짝반짝 빛납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 방대한 책이 루이자 길더의 첫 책이라는 점이죠.
루이자 길더의 첫책은 뉴욕타임스의 ‘2009년의 주목할 만한 책 100권’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반짝거리는 독창적인 책(피터 갤리슨, 「뉴욕 타임스 북 리뷰」)
물리학의 골칫거리인 양자 얽힘의 역사를 재치 있고 매력적이고 정확하게 그려 낸 작품(조너선 P. 도울링, 『사이언스』)
심오하고 아름답고 아주 독창적인 책(조지 존슨,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의 저자)
기품 있는 서술과 시적 열정 그리고 정곡을 찌르는 은유적 표현(매트 리들리, 『게놈』의 저자) 등
‘양자얽힘’이라는 이야기가 없다면 과학서의 서평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부드럽고 반짝거리는’ 찬사를 받았지요.
물론 20세기 물리학을 다룬 대중적인 역사서 가운데 한 권으로 너끈히 자리 잡을 작품(돈 하워드, 『네이처』)이라는 과학책다운 서평도 있었습니다만.
자, 어떠신가요?
양자역학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는 독자들에게는 『얽힘의 시대』가 좋은 친구가 될 것입니다.
물론 책의 쓰임새는 참으로 다양해서
인테리어용(실물로 보면 표지가 참 멋져요)으로도,
때로는 부부싸움의 무기(묵직합니다)로도,
짦은 낮잠 베개 대신 사용해도(딱 베기 좋은 높이라죠) 좋고요!
표지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있다고 믿는
부키 마케팅부 웹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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