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신용회복프로그램 파산•회생•워크아웃!!

도저히 빚을 갚을 수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로 개인 회생 워크아웃부터 회생, 파산/면책 등의 신용 회복 제도가 있습니다.이러한 제도가 잘 갖추어져 운영된다면 채무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크게 줄일 수가 있겠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러한 신용 회복 제도가 채무자에게 더 큰 절망을 주고 있다고, 『약탈적 금융 사회』저자 제윤경, 이헌욱은 말합니다. 어찌된 것일까요?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누구를 위한 신용 회복인가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프리워크아웃 (사전 채무조정) 신청자 중에서 월소득 150만원 이상인 사람의 비중이 2010년 31.1%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33.5%가 넘어섰다고 합니다. 특히 월 소득 300을 넘는 사람들의 신청 비율 역시 2010년 2.9%에서 올해 2분기에는 4%까지 늘어났다죠.

 이러한 통계는 이제는 저소득층뿐 아니라 전 계층에 신용 회복 및 채무 구제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신용 회복 제도는 진입 장벽이 만만치가 않을뿐더러 그 과정 또한 과다 채무자에게는 친절하지가 않습니다.

  # 트럭운전을 하는 김 씨. 부모님과 두 아들을 부양하고 있는 와중에 어머니가 암에 걸리시는 바람에 5000만 원이라는 큰 빚을 지게 되었다. 제1 금융권 대출에서 시작된 빚은 카드 돌려 막기와 리볼빙, 카드론으로 이어지면 악성화됐다. 결국 연체가 늘자 금융회사에서는 더 이상 돈을 내주지 않고 채권 추심을 시작하였다. 4개월 동안이나 지속된 추심을 견디다 못한 김 씨는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월 소득이 200여 만 원인 김 씨에게 8년간 매달 50만원 씩 상환하라고 조정했지만 월 150만원으로는 어머니 약값은커녕 생활비조차 부족한 편으로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 이었을지도 모른다. #

 김 씨의 경우, 5인 가족에 병든 어머니까지 부양해야 하는데 

생활비로 150만 원으로 살 수 있을까요?  이 경우 채무 조정이 아니라 잔인한 채권 회수에 가깝습니다.

 

영화 ‘화차’ 정도는 찍어 줘야  회생이나 워크아웃 제도가 이용 가능

 

보통 채무자들은 대부분의 채무 전체가 소멸되는 파산을 가장 선호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원금이라도 감면되기를 바란다지요.

그렇지만 이 둘을 채무자가 마음대로 제도를 고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채무자의 부채 현황과 재정 상태에 따라 이용이 제한되거든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실제로 '회생'이나 '워크아웃'이 필요한 채무자조차 이 제도를 이용하는 것을  꺼린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채권 추심에 일정 기간 시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채권 추심. 말이 어렵죠?  말 그대로 빌려간 돈을 갚으라는 독촉입니다.

채권 추심이 설마 영화 ‘화차’처럼 이루어지려고...라고 생각하시나요?

그건 영화라고요?

 

때로 현실은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잔인하기도 합니다. 

물론 불법 채권 추심이 과거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채무자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공포심을 유발하는 등 추심업자의 폭력적 형태는 여전합니다.

돈을 썼으면 갚아야 할 거 아니야~~

 

“하루에 거짓말 안 보태고 최소 40통의 전화가 왔어요. 그 전화 자체가 제 일상을 파괴했습니다.

파산 신청을 하고 사건 번호를 받으니 끝인 줄 알았죠. 천만의 말씀이었어요.

최종 면책까지 결정의 되어야 채무 상환 의무가 소멸되는데 파산/면책이 확정되는 그 순간까지

채권 추심원이 이자를 내라고 독촉했고 심지어 제가 일하는 일터까지 찾아왔다니까요!!”

 

 

『약탈적 금융 사회』에서는 적어도 3개월 이상 지독한 채권 추심에 시달려야지만 신용 불량 등록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신용 회복 제도의 모순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제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이용자에게 엄격한 상환 조건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지요.

 

수입에서 최저생계비(2012년 4인 가족 기준 월 149만 5550원) 의 150%만 남기고  전부 부채 상환에 써야 하면 이런 여건에서는 최소한의 저축조차 불가능합니다. 최저생계비는 말 그대로 굶어죽지 않을 정도니까요. (심지어 최저생계비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그래서 채무자 구제 제도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정된 부채를 끝까지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약탈적 금융 사회』 본문 중 발췌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