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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의 현직 PD들이 솔직하게 털어 놓은
다양한 PD의 세계
< PD가 말하는 PD >
김민식 외 21명
<700자 서평>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깊이 있게 분석한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 첫 번째 권으로, 쟁쟁한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21명의 현직 PD(총 필자 22명)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은 오늘의 PD 보고서.
매체별로 TV와 라디오를 아우르고, 분야별로 자연다큐멘터리, 문화다큐멘터리, 영화, 코미디, 만화, 토크쇼, 비디오저널리스트, 라디오 교양, 라디오 음악, 민요 PD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PD들이 그들의 일, 생활, 보람, 어려움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하고 있다.
또 콘텐츠 PD, 외화 PD, 프리랜서 PD 등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최근 방송계에서 부상하고 새로운 PD 직군의 이야기도 함께 실어 PD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을 뿐 천태만상 천차만별인 PD의 세계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출연자와 PD의 관계는 흔히 알려진 대로 친밀하기만 한 것인지, 시청률은 PD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 PD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서도 담담하면서도 옆에서 이야기 하듯 조근조근 말하고 있으며, PD를 가까이 지켜본 이의 이야기를 함께 실어 PD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잣대를 제공한다.
각 방송사 채용 정보, 인재 채용 경향은 물론이고 기획안, 논술, 작문 잘 쓰는 법, 집단 면접 및 최종 면접에 임하는 자세 등 선배 PD들의 조언은 PD 지망생에게 실용적이고도 구체적인 현장 정보가 된다.
<이 책의 본문 맛보기>
조연출 생활 1년이면 천하장사도 폐인이 되어 병원 신세를 져야 한다는 드라마국의 전설적인 노동강도! 바로 그 생활을 피해 찾아온 부서가 예능국이었다. 그러나 나의 판단 착오! 밤잠 못 자며 일 하는 건 여기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아침 7시부터 다음날 저녁 7시까지 36시간 동안 마라톤 편집 작업을 하는 건 정말 고통스러웠다. 새벽에 두어 시간,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긴 하지만, 밤샌 다음날은 하루 종일 멍한 상태에서 편집을 해야 했다. 작년에도 모 방송사에서 밤샘 작업 후 편집실에서 새우잠 자다가 과로사한 조연출이 있지만, 정말 조연출 시절의 노동 강도는 살인적이다.
일하다 안 풀리면 좀 쉬기도 해야 하는데, 방송 시간은 꼬박 꼬박 다가온다. 우선 조연출이 1차 편집을 마쳐야 PD가 수정도 하고, 자막 의로도 할 수 있고, 음악 작업이며 효과 작업도 들어갈 수 있으니… 모든 스태프들이 조연출의 뒤통수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좀만 쉰다, 토막잠이라도 잔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PD가 되면 아침에는 촬영 현장에서 예쁜 탤런트들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수많은 스태프들 속에서 폼 나게 큐사인 내며 살 줄 알았던 나. 편집실에서 아침을 맞으며 밤샘 작업 뒤 끝에 폐인이 된 거울 속의 나와 인사하고, 오후에는 소품 신청하랴, 청구서 정산하랴, 시설 배정하랴 사무실마다 빌러 다니는 게 일이었다.
- 김민식, 「조연출기 - 삼 세 번 끝에 찾은 나의 천직」 중에서 (p. 12 ~ 13)
<이홍렬 쇼>는 크게 두 코너로 구성했다. 이미 톱의 위치에 오른 스타 연예인들을 출연시켜 궁금했던 속내를 풀어내는 ‘밀착 토크’와 젊고 참신한 연예인들이 격의 없이 수다를 떨며 음식을 만드는 쿠킹 토크 ‘참참참’이 그것이었다. ‘참참참’ 기획은 밤만 되면 출출해 라면을 끓여 먹었던 MC 이홍렬 씨의 야식 습관과 당시 독신이었던 PD, 작가의 ‘뭘 먹을까’ 고민하던 실생활의 고충이 배어 있는 것이었다. 참참참 코너를 기획했을 때 주변에선 우려가 많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무엇을 먹으면서 떠드는 것이 오락 프로그램에서 성공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다행이도 성공이었다. 오히려 ‘참참참’이 <이홍렬 쇼>의 대명사가 되어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할 정도였다. ‘참참참’이라는 제목에는 깊은 뜻을 숨겨 놓았다. 미래를 위해 스탠드 불빛으로 밤을 지새우는 수험생과 어머니의 사랑으로 만다는 ‘밤참’, 김매고 고기 잡던 우리 부모와 조상들이 나누던 정 많은 ‘새참’. 이 세가지 ‘참’이 모여 ‘참참참’이란 말을 만든 것인데 실제로 시청자들에겐 ‘허참, 거참, 나 원 참’의 약자로 회자되었다.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작은 PD의 몫이지만 해석하고 즐기는 것은 시청자의 몫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 김태성, 「토크쇼 PD - 아는 것도 뒤집어보는 꼼꼼한 친구들」 중에서 (p. 83)
요즘은 ‘보이는 라디오’라고 해서 스튜디오의 풍경이 인터넷을 통해 중계되는 일이 많아져서인지 의외로 스튜디오의 풍경을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청취자들도 많은 것 같다. 게다가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서 음악 프로그램 스튜디오의 풍경이 낭만적으로 그려지고(영화 <접속>이 그렇지 않은가), 멋진 PD와 미녀 작가들이 하도 자주 등장하는 통에 청취자들은 감미로운 커피 향에 멋진 음악이 흐르는 선남선녀들이 사는 곳이라 착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프로그램 제작 현장은 그리 멋진 곳이 아니다. 영화에서처럼 노래 한 곡에 사색에 빠져드는 PD의 모습도 잘 찾아볼 수 없다. 감미로운 커피 향보다는 김밥이나 피자, 프라이드치킨 냄새가 진동하는 스튜디오가 더 많다. 라디오 음악은 낭만적일 수 있어도, 라디오 음악 PD는 결코 낭만적인 직업이 아니다. 이곳도 냉엄한 사회의 일부이며, 자신의 아이디어와 판단과 그 결과물이 냉정하고 준엄하게 비판 받는 경쟁의 장이다.
- 윤선원, 「라디오 음악 PD - 넓고 얇게 사랑해야 하는 숙명」 중에서 (p. 135)
외화 구매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영어 실력은 물론이요, 프로그램을 볼 줄 아는 안목이 뛰어나야 된다. 아무리 협상력이 뛰어나고 영어를 능통하게 구사한다 해도, 자신이 속한 방송사의 편성 정책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선별해 낼 수 없다면 그는 제대로 된 외화 PD가 아니다. 문제는 이 안목이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국내외의 많은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모니터하고 생각해야 하며,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짚어 낼 수 있도록 뉴스의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IT 분야는 물론, 날로 심각해져가는 환경 문제에서부터 국제 정치 분야, 심지어는 로마 가톨릭 교황의 근황에 이르기까지 외화 PD가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분야는 하나도 없다.
내가 매일 국내 일간지를 5종류씩 읽고 타임과 이코노미스트 등 시사 주간지를 뒤적이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금언은 외화의 세계에서도 유효하다. 시사에서 과학에 이르기까지 분야별 배경 지식이 모자라면 내 앞에 놓여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올바른 평가를 내릴 수 없다. 프로그램을 보는 자신의 기준과 시각이 고급스럽게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는 한 방송사를 대표하는 외화 구매 PD가 결코 될 수 없다.
- 김정기, 「외화 PD - 내 손 끝에서 수백만 달러가 움직인다」 중에서 (p. 177 ~ 178)
실무면접은 경력 10~15년의 차장급 PD들이 면접위원으로 참석한다. 주로 지망 분야, 제작하고 싶은 프로그램 등 기본적 포부에서부터 특기, 취미 등도 물어본다. 이에 대비해 자기소개 1부를 복사해서 면접장에서도 확인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최근 실무면접에서 질문한 내용을 살펴보면 ‘최근에 본 프로그램 중에 하나를 골라 비판하라. ’ ‘최근에 가장 잘 만든 드라마 예를 들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 ‘최근에 가장 못 만든 드라마 예를 들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 ‘가요 프로그램에서 댄스음악이 계속 유행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이유를 들어서 설명하라.’ ‘만약 김건모와 같은 입지가 탄탄한 가수가 신참이라는 이유로 AD(조연출) 말을 안 들을 땐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다.
실무면접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 중의 하나가 ‘나이’다. 늦은 나이에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들에겐 ‘당신보다 젊은 사람이 선배가 될 텐데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대하겠느냐.’고 물어본다.
실무면접에서 질문을 받지 못한 수험생도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 질문을 받지 못하면 굉장히 불안해 하지만 면접관에게 질문을 받고 안 받고는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 질문을 받지 않고도 합격한 사람을, 질문을 많이 받고도 떨어진 사람을 보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질문을 받지 못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질문을 가로채거나, 혹 질문을 받았을 때 간결하게 대답하지 않고 장황하게 답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 박건식, 「PD 지망 수험생 궁금증 30선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중에서 (p. 289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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