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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달라도 괜찮아]의 두 저자 지나와 패티는 자매이면서, 각각 아스퍼거증후군(고기능 자폐증)이 있는 케이티와 양극성장애(조울증)가 있는 제니퍼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의 엄마, 그것도 자매가 ‘쌍’으로 그렇다니 참으로 고단하고 어렵고 불행할 것 같지만, 그들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너무나도 유쾌합니다.
[조금 달라도 괜찮아]에는 그들의 유머가 가득한데요, 그 한 조각 맛 보시겠습니까? <편집자 주>

이런 유쾌한 자매들을 보았나!

지나와 남편의 대화를 한 번 보시죠.

“당신도 알겠지만, 난 온 세상을 다 준다 해도 케이티나 에밀리와 바꾸지 않을 거야.”
“당신이 그렇게까지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아이를 하나 더 낳아야 할까 봐.”

말도 안 돼! 우리의 유전자 풀은 러브 운하(유해 폐기물 매립으로 환경 재난 지역으로 선포된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 지역―옮긴이)보다 더 오염돼 있다고!”

양극성장애가 있는 제니퍼의 엄마 패티와 남편은 한술 더 뜹니다!

패티 가족이 생일잔치에 초대받았을 때였다. 그날 제니퍼의 상태가 유난히 안 좋아 부부는 제니퍼를 두고 가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마이클, 서둘러. 제니퍼가 따라 나오기 전에 빨리 출발하자.”

몇 시간 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두 사람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집이 멀쩡히 그 자리에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져 있었다. 제니퍼가 식구들이 없는 동안 집을 깨끗이 청소해 둔 것이다. 먼지를 털고 진공청소기를 돌렸을 뿐 아니라 식기장까지 정돈했다.모든 식기를 똑같은 각도로 맞춰 놓았다.

그뿐 아니었다. 비썩 마른 제니퍼가 무거운 체리목 책장을 혼자서 거실 이쪽 구석에서 저쪽 구석으로 옮겨 놓았다.
패티는 감탄하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마이클, 책장을 저기 둔다는 건 생각도 못했는데. 훨씬 낫네.”
그날 일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패티는 나중에 이런 말도 했다.
여보, 다음 주 토요일에 당신 친구들이 우리 집에 오기로 했잖아. 그날 제니퍼의 상태가 나빠지도록 손을 좀 써 볼까?”

지나와 패티 자매는 ‘완전’한 사람들에 대해 가끔은 흉도 보고, 자신의 불완전한 아이를 좀 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하지요. 이렇게 멋지게 말이죠.

어느 자폐증 아이의 어머니는 교장 선생님에게 이런 전화를 받았다.
“매튜스 부인, 빌리가 화장실 벽에 지워지지 않는 매직펜으로 낙서를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이 근거도 없이 빌리를 지목한 것으로 의심한 어머니는 “빌리가 한 짓이라는 걸 어떻게 아세요?”라고 물었다.
“음, 자기 이름을 쓰고 그 아래에 집 전화번호를 적어 두었더군요.”
만약 이 학교가 ‘긍정적인 전화’ 정책을 썼더라면 아마 교장 선생님의 말은 이랬을 것이다.
“매튜스 부인, 빌 리가 화장실 벽에 낙서했다는 걸 알려 드리려고 전화했습니다. 글씨를 또박또박 아주 잘 썼더군요.”

우리가 직면하는 현실 가운데 하나는 자기 아이들 자랑을 늘어놓는 ‘완벽한 부모들’이 항상 주위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부모들은 태초부터 있었을 것이다.
“이브, 우리 아들 아벨이 양을 한 마리도 잃어버린 적 없다는 것 아오? 정말 놀라운 아이오.”
“나도 알아요, 아담. 카인은 또 어떻고요. 아벨하고 얼마나 사이가 좋은지 몰라요.”

  - [조금 달라도 괜찮아 - 완벽한 세상에 맞선두 엄마의 명랑 분투기] 본문 중 발췌 재구성

 


조금 달라도 괜찮아

저자
지나 갤러거, 퍼트리샤 컨조이언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3-14 출간
카테고리
가정/생활
책소개
양극성장애(조울증)와 아스퍼거증후군(자폐증) 딸을 키우는 두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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