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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조립폰과 제조업의 변화








OS비이클(OSVehicle)은 고객이 직접 조립할 수 있는 자동차를 판매한다. 소비자는 이 업체의 홈페이지에서 자동차 부품을 구입해

설명서를 보고 직접 자동차를 조립한다. 공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1시간 정도면 만들 수 있으며 시속 130킬로미터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한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 ‘태비(Tabby)’의 가격은 5350달러∼8000달러 선이고, 2인용과 도로에서 실제 운행이 가능한 4인용 두 가지 모델이 있다. 2015년 4월에는 OS비이클을 구글이 인수했다는 오보가 보도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만우절 농담으로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글을 신문기자가 보고 보도한 것이다. 그만큼 이 업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구글은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ARA)의 실물을 드디어 공개했다. 아라는 소비자가 필요한 부품과 기능을 레고처럼 조립하는 스마트폰이다. 카메라, 스피커, 배터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고 업그레이드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애플이나 삼성에서 정기적으로 내놓는 새로운 완제품만을 구매할 수 있었던 것에서 이제는 액정 등 원하는 부품만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은 기존 제조업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무기는 가격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공급한다. 메이커 문화의 확산에도 관심이 크다. 기업은 완제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그걸 구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들거나 조립해서 좀 더 창의적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 나가길, 그러한 욕구를 스스로 충족시키기를 바란다.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패션과 뷰티, 예술적 창작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IT 제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구글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들이 소비자 주도의 조립식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제조업 기반이 강한 회사들로선 자의 반, 타의 반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세계 최고의 전자 완제품 제조사이면서, 동시에 반도체를 비롯한 IT 부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 회사인 삼성전자로선 이런 제조업 생태계의 변화가 위기이자 기회다.


PC 시장이 IT 산업에서 가장 큰 시장이던 때 조립 PC로의 진화를 통해 산업 구도가 바뀌었던 것처럼, 이제 스마트폰에서도 조립 스마트폰이 산업 구도를 바꿀 중요한 무기가 된다. 기술의 진보와 대중화, 그리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가져온 소비 변화 덕분이다.



-『라이프 트렌드 2016』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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