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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은 언제부터 7일이었을까? 









새로운 달력 체계들과 그 시행에 따른 혼란 속에서도 변함없이 지속된 것이 있는데, 바로 주일이란 단위이다. 그렇다면 주일은 왜 달력 체계가 변화무쌍한 와중에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지속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주일이 자연 현상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사용한 시간 개념이기 때문이다.


주일은 하루보다는 큰 시공간이다. 주일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달의 모양이 변화하는 것에서 주일이 기원한 것은 아닐까 쉽게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믐달(어둠)⇒상현달(커지는 반달) ⇒ 보름달 ⇒ 하현달(작아지는 반달) ⇒ 그믐달(어둠), 이렇게 한 달을 약 4개의 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주일은 7일 주일보다 5일 주일이 먼저 사용되었다. 5일은 한 손의 손가락을 사용하여 셀 수 있으므로 매우 편리했다. 기원전 3000년경 바빌로니아에서는 60진법이 사용되고 있었다. 바빌로니아 인들에게 3, 5, 6과 60은 신성한 숫자였다. 이들에게는 2달에 5일 주일이 12번 있었으며 1년은 모두 72주로서 360일이었다. 세대를 거듭하여 1년이 365일임을 알았을 때는 1년이 73주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5일 주일은 이집트 문명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면 7일 주일은 언제 도입되었을까? 7일 주일은 칼데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바빌로니아 포로 생활을 마치고 귀환한 사람들이 기록한 창세기가 그 사실을 보여 준다. 7일 주일은 기원전 1세기경에는 이미 로마인들 사이에서는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곧 그리스와 알렉산드리아에도 도입되었다. 중앙 유럽에 도입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려서 고트 족은 4세기경에, 게르만 족은 5세기경에나 사용하기 시작한다. 


한편 5일 주일과 7일 주일 외에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는 10일 주일(순, 旬, decade)이, 또 중앙아메리카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20일 주일과 30일 주일이 사용되기도 하였다. 



-『달력과 권력』 발췌 및 재구성





달력과 권력

저자
이정모 지음
출판사
부키 | 2015-07-07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달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권력과 과학의 타협, 인습과 혁신의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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