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아를 발견하고 키우고 보호하라

이단아를 발견하고 키우고 보호하라

 

캐리 멀리스Kary Mullis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르노어에서 자라나 조지아 공과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1966년 그는 UC버클리의 생화학 박사 과정에 들어갔다.

“당시 멀리스는 실험실 구석에 앉아 화학물질을 만들면서 온갖 문제를 일으켰어. 

강력한 환각제인 LSD를 합성하려 했지. 

하루는 건물을 통째로 날릴 뻔하기도 했고. 교수들이 들고 일어섰지. 

내게 그 친구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더군. 나는 남의 일에 참견 말라고 했어.”

멀리스는 외계인을 만났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또 알몸 서핑을 즐겼다. 

에이즈가 정말 HIV에 의해 발병하느냐고 공개적으로 질문한 소수의 과학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멀리스는 일류 과학 기관 버클리를 조롱하는 듯했다. 학교에서 쫓겨나도 놀랄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닐랜즈는 그를 보호하고 여백을 제공했다.

...

멀리스는 어느 날 캘리포니아의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를 따라 운전하고 있었는데, 이 여백 상태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훗날 그에게 노벨 화학상을 안겨 준 아이디어였다. 

이 아이디어로부터 멀리스는 DNA 한 가닥을 수천 개, 심지어 수십억 개로 쉽게 복제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과정을 중합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reaction, PCR라고 부른다.

...

미국 드라마 〈CSI〉에서 수사관이 머리카락 한 가닥으로 살인자를 찾아내는 장면을 보았는가? 

유전학자들이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찾아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가? 

아는 사람 중에 유전병 검사를 받은 사람이 있는가? 모두 멀리스의 발견을 이용한 것이다.

멀리스는 PCR 발견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당시 버클리는 사회적 격변기를 맞고 있었지만, 훌륭한 스승 닐랜즈는 제자들을 끝까지 보호해 주었습니다. 

매일 오후 4시만 되면 우리는 닐랜즈 교수님이 집에서 가져온 티크 탁자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면서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캠퍼스의 나머지 실험실과는 전혀 다른 환경이었다. 

닐랜즈 교수는 이후 나에게 과목 선택 재량권을 준 것처럼, 멀리스에게도 재량권을 주었다.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는 데 지장만 없으면, 내가 무슨 일을 하든 닐랜즈 교수님은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호기심에 빠져 음악 과목을 들어도 간섭받지 않았으므로, 나는 실험실 생활이 즐거웠습니다.”

괴짜 과학자 둘이 실험실에서 차를 마시면서 음악과 철학을 논하는 모습이 

동료 교수들에게는 얼마나 터무니없어 보였겠는가?

그러나 멀리스의 사례는 이단아에게 여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이단아는 대개 견해가 극단적이라는 이유로 조직에서 배척당한다.

…

이단아는 흔히 이방인이고, 인습 타파론자이며, 간혹 완전히 미치광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조직과 무관해 보이는 사람도 수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오리 브래프먼 · 주다 폴락 지음, 이건 옮김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혼란을 기회로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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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혼란을 기회로 바꿀까

저자

오리 브래프먼, 주다 폴락 지음

출판사

부키 | 2015-01-19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실리콘밸리, 스탠퍼드, 허핑턴 포스트... 최고의 조직은 혼란 ...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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