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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환경의 시련을 겪어 보지 않고서 한 사람의 인품과 수양을 단언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이는 공자도 말한 바가 있습니다.
“함께 배울 수는 있어도 함께 도에 나아갈 수는 없고, 함께 도에 나아갈 수는 있어도 함께 설 수는 없고, 함께 설 수는 있어도 함께 권력을 가질 수는 없다[可與共學,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제 일생의 경험만 가지고 보더라도 공자의 이 말에 대해 체득하는 바가 깊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친구로 삼을 수는 있어도 한발 나아가서 함께 사업을 한다거나 함께 도를 배운다거나 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또“함께 설 수는 있어도 함께 권력을 가질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함께 배울 수도 있고 함께 도에 나아갈 수도 있고 함께 사업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공을 함께할 수는 없습니다. 그와 함께 임기응변할 수도 없고 그에게 권력을 줄 수도 없습니다.
가령 공동으로 장사를 한다고 합시다. 만약 실패했다 하더라도 어쩌면 싸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장 두려운 것은 장사를 해서 돈을 벌었는데 이익을 나눈 것이 공평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마음이 동요되고 서로 원수 사이로 변해 버립니다.
저는 항상 친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자네의 수양은 참 훌륭해. 내가 볼 때는 거의 부동심에 이른 것 같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네를 시험해 볼기회가 없군. 어느 날 갑자기 권력과 지위가 생긴다면 그래도 부동심할 수 있는지 볼 텐데 말이야.”
호령 한마디에 백 사람이 “네”하는 그런 권세가 생긴다면 그 사람은 입술을 움직일 필요도 없습니다. 말이 입에서 나가기도 전에 주변 사람들이 이미 알아서 주도면밀하게 모셔 줄 테니, 그 재미가 당연히 사람을 미혹하고 사람의 마음을 동요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양을 해서 “요점을 지킨다”거나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에 이르고자 한다면 이는 분명 성인(聖人)의 학문입니다.
남회근 지음, 설순남 옮김 『맹자와 공손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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