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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만 좋은 '나쁜 남자'는 없다!
읽기 힘든 어려운 책일수록 더 가치 있는 책이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난해한 강의가 더 밀도 높아 보이고 뭔가 그럴듯한 지혜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쉽고 명쾌한 강의는 무언가 질이 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은 왜 자신이 소화하지 못할 대상을 선망하고 동경하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일까. 그것은 빈약한 자존감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빈약한 자존감이 마음 깊은 곳에 열등감을 키우고, 그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난해한 책이나 강의에 자신을 투영한다. 책이나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책의 수준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치부하는 것이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교수 생활을 한 나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진짜 좋은 책은 정보를 쉽게 전달하는 책이고, 진짜 좋은 강의는 어려운 내용도 쉽고 명쾌하게 풀어내는 강의라는 것을 말이다.
자존감이 낮은 여자들은 이러한 오류를 남녀 관계에서도 재연한다. 생각과 감정이 쉽게 읽혀지고 행동이 예측되는 남자는 단순하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평가 절하한다. 반면 이해할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남자에게는 매력을 느낀다. 낮은 자존감은 이렇게 지적인 허영을 쫓게도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연애 상대에게 쉽게 빠져들게도 한다. 나쁜 남자는 TV드라마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사기꾼 스타일의 남자나 거친 마초들만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와 행동에 예측이 불가능한 남자, 그래서 여자를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남자, 그리하여 여자를 자책하게 만드는 남자가 나쁜 남자다.
나쁜 남자는 자기 외의 다른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거나 남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의지가 없다. 그러니 당연히 상대방의 입장에서 배려할 수도 없다. 이런 부류의 남자들은 종종 여자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모성 본능을 자극해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아무리 제멋대로인 남자라도 ‘나’를 사랑한다면 언젠가는 변할 거라는 기대, 그 터무니없는 기대가 여자들을 수렁으로 몰아간다.
처음에는 남자의 무심함과 변하지 않는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며 자책한다.
‘내가 좀 더 노력해야 했어.’
‘내가 그에게 더 잘했어야 했어.’
자책은 지금의 혼란과 당황스러움에 대한 가장 빠른 답을 주지만 그것이 정답은 아니다. 이런 생각은 내가 선택한 남자가 나를 제대로 사랑할 수 없는 남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다시 시간, 돈, 노력과 같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상대방이 알 수 있는 방법으로 전해야 지속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소통’이라 한다. 소통은 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연인 관계라면 어느 한쪽의 일방통행만으로 소통할 수 없다. 여자에게 사랑은 로맨스이기 이전에 자기 존재의 의미를 갈망하는 행위 그 자체다.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존재를 인정받는다는 것이며, 인정받는다는 것은 이해받는다는 것이다. 이해는 역지사지의 자세에서 시작되며 그 단초는 곧 공감이다.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 소통의 의지가 없고 감정을 읽고 공감하려는 자세가 없는 이기적인 남자다. 이런 남자는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세상에 나쁘면서 좋은 남자는 없다.
최광현, 『나는 남자를 버리고 싶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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