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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죽음에 대한 부정
2011년에 위대한 천재 한 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컴퓨터의 공동 설립자이자 창의적이며 선견지명을 지닌 인물이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지만, 발표된 정보에 의하면 잡스는 현실 부정으로 인해 자신의 죽음을 재촉했던 듯하다. 아마도 희귀 유형의 췌장암이라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종양은 췌장에만 국한되어 있었기에 수술로 치료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성공한 사업가였으니 아마도 잡스는 최고 전문가의 조언과 정보를 통해 수술로 암을 완전히 치료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신에 그는 여러 가지 대체 치료를 받는 쪽을 선택했는데, 그 중 어떤 것도 췌장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증명되지 않았다. 마침내 그가 수술을 받기로 했을 때는 너무 늦었다. 종양이 췌장을 넘어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어떤 치료도 그의 생명을 살릴 수 없었다.
왜 잡스처럼 지적이고 고등교육을 받고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 치료 확률을 극대화시킬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알려진, 확립된 의학에 기대지 않았을까?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부정했던 것일까?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그의 선택은 냉철한 사실에 직면하고서도 현실을 부정하는 사례에 속할지 모른다. 역사책을 훑어보면 매우 지적이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현실을 부정하고 쓸데없는 위험을 자초한 예들은 숱하게 많다.
...
인간이 지닌 이런 약점(죽음에 대한 부정)은 심각하고 치명적인 상황에서부터 ‘날 죽일 셈이야!’와 같은 죽음의 가능성을 비웃는 흔한 상투적인 표현에까지 흘러넘친다. 실제로 죽어 가고 있는 사람조차 그런 암울한 상황에서 익살을 떤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임종 시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와 벽지는 죽음을 걸고서 결투를 벌이고 있다. 둘 중 하나는 떠나야 한다.” 토머스 모어 경은 사형 집행관에게 단두대에 자신을 올려 달라고 부탁하면서 내려올 때는 혼자서 잘 내려올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볼테르는 죽기 직전에 악마를 부정하라는 요청을 받자 이런 재치있는 말을 했다. “지금은 새로운 적을 만들 때가 아니다.” 따라서 아마도 우리 인간은 필멸성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그것에 대해 아무 두려움없이 마음껏 농담을 던진다. 물론 어떤 심리학자들은 그런 농담은 우리가 죽음을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감추려는 시도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현실을 부정하는 것은 분명하다.
-『부정 본능』 발췌 및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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