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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엇이 나를 나이게 하나요?


난 가끔 부모님을 쳐다보면서 생각해요.

 ‘저에게 무엇을 주셨나요?’ 또 할머니, 할아버지, 삼촌, 숙모들, 사촌들을 보면서도 ‘당신들은 나에게 무엇을 주었나요?’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다녔던 학교와 클럽 같은 곳에서 나는 무엇을 받았을까요? 내가 가 보고 머물었던 곳에서는 또 무엇을 받았을까요? 

친구들과 내가 사랑한 사람들에게서 나는 또 무엇을 받았을까요? 내가 관람한 연극, 내가 읽은 책, 내가 본 영화, 내가 배우고 되뇌어 온 시 등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요? 뉴스를 보면서, 사람들이 그 뉴스에 관해 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나는 또 무엇을 얻었을까요?


이게 다일까요? 이 정도면 다 센 걸까요?


아니지요. 누군가 빠졌어요. 뭔가가 빠진 게 분명해요.


바로 나와 내 머리입니다. 

위의 모든 것과 사람들이 나에게 계속해서 뭔가를 주고, 주고 또 주는 동안 생각하고, 말하고, 쓰면서 그것들을 받아들인 것은 바로 나니까요. 

맷돌, 강판, 밥솥 같은 것들이 재료를 처리해서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그 모든 정보를 소화해 낸 것이 바로 나라는 이야기지요. 

그 처리된 정보가 또 나를 만들어 낸 일입니다.


지만 그것도 다가 아니에요.

농담이냐고요? 아니에요. 정보를 처리한 맷돌, 강판, 밥솥 같은 것을 내가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정보를 섞고 갈고닦아 익힌 것은 내 머리입니다. 하지만 그 머리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머리를 만드는 데 나도 일부 힘을 보탰지요. 맞아요.

모든 사람과 사물들이 내게 정보를 주는 동안 그것을 받아들인 것은 나니까요.


우리는 우리가 자신을 만드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만드는 동시에 우리도 자신을 만듭니다.





마이클 로젠 (작가,시인) 답변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발췌 및 재구성





어른을 일깨우는 아이들의 위대한 질문

저자
제마 엘윈 해리스 지음
출판사
부키 | 2015-04-0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알랭 드 보통, 리처드 도킨스, 노엄 촘스키 아이들의 질문에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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