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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혐오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장하준에게 직접 듣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3
정치 혐오는 현재 주류 경제학인 신고전파 경제학에서는 아예 DNA에 있는 거죠.
신고전파 경제학 태동 초기에는 political economy 정치경제학이라고 불렸습니다. 신고전파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제번스도 political economy라는 말을 썼습니다. 20세기 초반 경제학, 즉 ‘economics’로 바뀐 건데요, 어떻게 하면 경제에서 정치를 빼낼까 하는 것은 신고전파 경제학의 관심사 중 하나입니다.
물론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노골적으로 정치를 혐오하는 건 아니지만 정치 혐오가 되기에 굉장히 좋은 체질을 갖고 있는 경제학이지요.
그래서 소득 재분배 문제를 자원 배분 효율성 문제에서 떼어낼까 시도를 많이 하고 그런 쪽으로 이론도 많이 발달했습니다.경제학을 과학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므로 더더욱 정치를 경제에서 분리하고 싶어합니다. 정치라는 것이 들어오면 의견 차이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그게 싫은 거죠.
최근에 ‘정치는 나쁜 것’이라는 이론을 많이 개발했습니다. 1920~30년대 개발된 시장 실패론의 대척점에 있는 정부 실패론을 1970~1980년대에 개발했습니다. 지금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정부가 개입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을 때마다 경제에 정치 논리가 개입하면 더 나빠진다, 그냥 놔둬라, 시장이 완벽한 건 아니지만 정부 실패보다 시장 실패가 낫다며 정치 혐오를 더 키운거죠.
이런 정치 혐오가 어떤 결과를 만드냐면 민주주의가 무력화가 되는 거죠. 국민들이 정치를 싫어하기 시작하면 ... 정치적으로 경제에 개입해봤자 안 된다, 더 나쁘다 이런 식으로 믿게 되면 모든 걸 시장에 맡겨두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거든요. 돈이 없는 일반 국민들이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가 없어요.
물론 시장이 중요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부분이 있지만 시장에만 맡겨놓으면 균형된 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해서 도입한 게 민주주의 아닙니까.
1원 1표의 시장 논리를 1인 1표의 정치 논리로 제약하는 것, 예를 들어 수돗물, 우편서비스 등 누구나 받아야 하는 공공서비스는 시장에 맡겨두지 않고 정치 논리로 결정하자, 어느 선까지 시장이 작용하고 어느 선부터는 정치가 개입해야 하는가를 정치 논리로 결정하자, 그것이 민주주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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