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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철학, 한 입 맛보기
죽는 순간까지도 유쾌한 촌철살인 _ 볼테르
천하의 볼테르에게도 죽음은 찾아왔다. … 병상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다.
이 때 가톨릭 신부가 그를 찾아와 마지막 고해성사를 하라고 종용했는데, 이때 나눈 대화가 유명하다.
“사탄과의 관계를 끊겠습니까?”
“신부님, 지금은 적을 만들 때가 아니랍니다.”
“Do you renounce Satan?”
“Father, now is no time to be making enemies.”
볼테르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신께 단 하나, 아주 짧은 기도밖에 드리지 않았다네. ‘주여, 내 적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드소서.’ 그리고 신께서는 그것을 들어 주셨지.
I have never made but one prayer to God, a very short one: ‘O, Lord, make my enemies ridiculous.’And God granted it.
타인, 어쩌면 나의 지옥 _ 사르트르
남은 나에게 남이고, 나는 남에게 남이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 속에서 타인과 투쟁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사르트르는 1944년에 발표한 희곡 『출구 없음No Exit』에서 주인공의 입을 통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지옥이란 그런 것이었군. 나는 결코 믿지 않았을 거야. 당신도 기억하지. 유황, 불길, 석쇠 (…) 아, 이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람! 석쇠는 필요도 없는 거야. 지옥은 타인들이라고.
So, that is the hell. I would never have believed it. You remember; the sulfur, bonfire, grill (…) Oh! What a joke. No need to grill. Hell is other people.
죄인을 기름에 튀기거나 불로 태워야만 지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지옥은 사후에 존재하는 것조차 아니다. 내가 타인의 존재,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수록, 즉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의식할수록 삶은 지옥으로 변해 간다.
어쩌면 나 빼고 다 싫은 니체!
니체의 공격 대상은 소크라테스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가 ‘내가 참기 어려운 자들’이라는 자극적인 말로 시작하는 대목을 살펴보자.
내가 참기 어려운 자들.
세네카: 혹은 덕의 기마투우사.
루소: 혹은 자연 상태의 부도덕한 본성으로의 귀환.
실러: 혹은 재킹겐의 도덕적 나팔수.
단테: 혹은 무덤에 대해 시적으로 읊은 하이에나.
칸트: 혹은 지적인 인격체인 척하는 위선자.
빅토르 위고: 혹은 모순의 바다에 있는 등대.
미슐레: 혹은 윗도리를 벗어젖힌 열정.
칼라일: 혹은 소화불량 같은 비관주의.
존 스튜어트 밀: 혹은 공격적인 명료성.
졸라: 혹은 악취 나는 즐거움.
사이먼 정, 『철학 브런치 : 원전을 곁들인 맛있는 인문학』에서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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