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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을 무너뜨리는 자, 누구인가!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9. 5. 17:47

중산층을 무너뜨리는 자, 누구인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정부의 크기가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곤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은 정부’일수록 좋다는 인식은 일반 국민들에게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지요.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위해 규제는 최소화하는 것이 좋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동시장은 더 유연해져야 하며, 법인세 인하 등 감세 정책 도 ‘단골 정책’이었습니다. 분배보다는 성장 우선, 형평성보다는 효율성이 우선인 주장이었지요.

지금은 상황이 조금은 달라진 듯합니다.

적어도 국민들 중에는 대기업 및 부유층의 소득 증가가 중산층 및 저소득층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수 효과(트리클 다운 이펙트, trickle down effect)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정책들이 시행된 결과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으니까요.

미국도 그런 모양입니다.

『중산층은 응답하라』의 저자 톰 하트만은 ‘기업을 이롭게 하면 그 효과는 밑으로 흘러내려 사회 전체를 이롭게 할 것’이라는 것을 믿는 것을 ‘부자 친구를 도와서 엄청난 이득을 챙겨야지’하는 부질없는 기대에 비유합니다.

그는 중산층을 창출하고 강화하는 정부 정책, 이를테면 무상 공교육, 언론 매체 소유 집중의 규제, 나아가 건강보험과 사회보장제같은 보편적인 사회안전망 확충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세력이 있으며(주로 소득 최상위층) 이들은 실질적으로는 중산층이 약화되기를 원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들만을 위한 정부를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톰 하트만이 말하는 중산층을 무너뜨리는 세력은 이렇습니다.

포식자형 보수

포식자형 보수는 한 마디로 탐욕으로 똘똘 뭉친 세력이다. 온갖 정치적, 철학적 논리를 동원하여 사회는 가난해지지만 자기들은 부유해지는 것을 합리화한다. 은밀한 방법으로 사회의 공동 자산을 훔쳐 자기들 것으로 만든다. … 일자리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고, 기업에 세금우대 혜택을 주고자 의회를 상대로 한 로비에 열을 올린다. 상속세 철폐 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미국 법인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해외 법인과의 통합을 추진하기도 한다.

포식자형 보수는 자기들의 불투명한 부 축적 과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기존 법률의 틈새를 파고든다. … 자기들의 이윤 추구에만 신경 쓰면서 경제를 걱정하는 양 사기를 친다.

확신형 보수

포식자형 보수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자유방임 자본주의를 굳게 믿는 확신형 보수는 정부가 사라진다면 만사가 순조롭게 돌아갈 거라고 믿는다. 정부만 없으면 고용주는 자애로워지고 노동자는 온몸을 바쳐 일하며 관료주의적 비효율이 사라질 거란다. …

자유 시장주의자로도 불리는 이들 확신형 보수 세력은 시장에 대한 규제가 없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기업 합병을 시도하고 경쟁 기업을 쓰러뜨려 독점을 강화할 것이다. 확신형 보수도 최상위 소규모 엘리트가 지배할 때 사회가 원활하게 굴러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쌓인 부가 아래로 서서히 흘러내릴 것이므로 경제 귀족은 결국 노동자를 이롭게 할 것이라고 적극 주장하면서 기업가 정치(corporatocracy)를 추구한다.

확신형 보수의 주장은 나날이 교묘해진다. 이들은 이윤 추구를 우선시하는 민간 기업에게 위험 관리를 위탁하고 개인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두고 이것이야말로 진정한‘보험’이라면서 적극 권장한다. 반대로 이런 역할을 정부에게 위탁해 건강보험, 퇴직연금, 사회보장 수당 등 의 사회안전망으로 보장받으려 하면 바로‘사회주의’라는 딱지를 붙인다. 무턱대고 민영화를 주장하는 이들의 의도는 단 하나밖에 없다. 국민 모두의 삶을 망가뜨리는 한이 있어도 기업의 이윤 추구를 보장하는 것.

정부를 욕조에 버릴 수 있을 만큼 축소하고 싶은 그들의 속내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기업은 그저 돈만 열심히 벌면 된다, (스크루지 같은 경영자에게 혹사당하는 밥 크래치트나 병들어도 손쓸 방도가 없는 꼬마 팀이 수없이 생겨나더라도) 정부는 쓸데없이 기업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이다. …

이들은 경제 및 사회 정책이 시장에 의해 결정되면 국내 문제에 관한 한 정부의 뜻, 달리 말하면 일반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그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런 속내를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닿을 때마다 슬쩍슬쩍 흘린다. 보수를 자처하는 인물 중 목소리가 크기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그로버 노퀴스트(Grover Norquist)는 2001년 5월 25일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과 인터뷰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저는 정부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다만 정부를 축소하고 또 축소한 다음 욕조에 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입니다.”

‘작은 정부’란 보수 사기꾼들의 말장난에 불과하다.그들이 말하는 ‘작은 정부’는 기업의, 기업에 의한, 기업을 위한 정부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 ‘작은 정부’는 우리가 경제학 책에서 배운 작은 정부가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부를 뜻한다. 그것은 부자를 위한 정부일 뿐 중산층과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정부는 아니다. 그들이 꾀하는 것은 민주주의와의 결별이요, 기업이 지배하는 왕국으로의 전환이다.

- 『중산층은 응답하라』중 발췌 재구성

 


중산층은 응답하라

저자
톰 하트만 지음
출판사
부키 | 2012-08-31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일곱 개 기업을 소유한 건실한 기업가 톰 하트만이 무너져 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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