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탐험가 다카노 히데유키의 통증 다스리는 법
통증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만성 통증은 그 명확한 원인을 찾기도 쉽지 않고, 원인을 찾았다 해도 단숨에 낫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통증 앞에 ‘만성’이라는 지겨운 단어도 함께 따라오지요.
분명 자신을 괴롭히며 심지어 몸은 물론이고 마음과 정신까지 괴롭히며 ‘정상적인 생활’을 힘들게 하는 심각한 문제임에도 다른 사람에겐 ‘기껏해야’ 일 뿐이니 더욱 답답합니다.
오지 (전문) 작가 다카노 히데유키도 이런 상황이었습니다. 어느 날 ‘요통’이 심해졌는데 아, 이래서는 제대로 걷질 못해 ‘오지 탐험’을 할 수 없어 작가 생활 위기이고, 일상의 자잘한 일을 할 수 없으니 가정 생활 위기라고 판단해 ‘요통 치료’ 탐험에 나섭니다.
그렇게 그의 험난한 요통 탐험이 시작되었고, 정형외과, 침술원, 접골원, 치료원도 모자라 자신의 반려견을 치료하는 수의사에게도 진료를 받습니다. 그러는 사이 그의 요통 원인은 고관절, 나쁜 자세, 디스크 등으로 변화무쌍하게 변했습니다.암도 고쳤다는 치료사에게 난치병이라는 진단을 받고는 “암을 이겼다!”며 오히려 기뻐하기도 하죠. 자신의 심각한 요통을 인정받은 것 같다면서요.
자, 그는 어떻게 ‘이 지긋지긋한 만성 통증 요통 지옥’을 빠져나왔을까요. 얼핏 평범하지만 곱씹을수록 무릎을 치게 되는 그의 통증 다스리는 법을 살펴볼까요. <편집자 주>
의식할수록 더욱 깊어진다!
정말이지 요통에 홀려 있었다. 지금까지 치료해 준 선생들을 ‘남자 친구’에 비유해 왔지만, 정말로 내가 사랑했던 것은 그들이 아니라 요통 그 자체였는지도 모른다. 앙과 위험은 의식을 하면 오히려 내 쪽으로 들이닥치는 경향이 있다. 구불구불한 고갯길에서 차를 운전할 때, 앞에서 오는 트럭에 신경을 쓰고 있으면 오히려 트럭 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와 똑같다.
야구 감독 노무라 씨도 선수 지도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볼일 때 치지 마라’고 지도하면 안 된다. 주의력이 볼에만 가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스트라이크를 쳐라’고 말해야 한다.” 부정적인 것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만큼 인간의 의식을 송두리째 빼앗아 간다.
요통이 그 대표적인 예다. 요통은 괴롭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존재감이 커진다.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을 수록 통증이 강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요통은 곤란한 동반자이자 잔손이 많이 가는 어린아이다.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괴로움이 늘어난다. 내 허리의 통증은 여전히 원인을 알 수 없다. 정형외과적인 문제(추간판 변성 등)와 심리적인 문제가 반반씩 공존하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뭐가 원인인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문제가 생겼을 때 복구할 피난처를 만들어라!
중요한 건 심신에 뭔가 불편함이 생겼을 때 자신을 원상 복구할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는 점 이다. 나는 ‘통증이 오면 수영’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수영을 한다고 낫는 건 아니지만 평소 상태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단지 그렇게 ‘믿고 있는 것’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믿음이 중요하다.
나는 가끔 수영을 하지만 그것이 체형을 교정해 주는 정체원이거나 PNF, 요가, 스트레칭, 심료 내과라도 좋다. 온천이어도 괜찮고 술이어도 상관없다. 안심하고 복구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중요하다.복구 장소를 만들었다면 그곳에서 조금씩 멀어져야 한다. 치료원이나 치료사 하나에만 의지하다 보면 그 대상이 없어졌을 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통증이 오면 수영’이라는 필승 공식은 도쿄에서는 가능하지만 오지에 취재하러 가서는 아무래도 하기 어렵다. 우선 수영장 같은 건 기대할 수도 없고 수영을 할 수 있는 강이나 바다도 의외로 많지 않다. 그래서 ‘수영’ 이외에 최소한 ‘걷기’로라도 원상 복구를 할 수 없을까 모색 중이다.
사람은 과정의 동물이다. 항상 움직인다. 어제와 똑같은 나란 없다. 내 심신이 이상적인 장소에 딱 맞춰 멈춰 서는 경우는 없다.
몸에게 결과를 바라서는 안 된다. 요통이 완치되는 것도 엄청난 ‘결과’이자 나아가서는 ‘환상’이다. 완치를 기대하면서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보낼 것이 아니라 ‘뭐, 지금은 이렇지만 곧 좋아지겠지’라고 늘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좋아지면 횡재한 셈 치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면 된다. 기대도, 포기도 하지 말고.
요통은 곧, 인생이다.
- 『요통 탐험가』 본문 중 발췌 재구성